열정도 쭈꾸미

Food Essay

by 미암미암

차분하면서도 특유의 분위기가 감도는 남영역 뒤편 열정도 거리. 많은 카페와 음식점들이 운영 중인데, 한때 화제를 모았던 청년장사꾼 직영의 가게들도 여럿 있다. 17년에는 열정페이 논란도 있었으나, 이 거리의 상권을 살리는 데에 기수 역할을 톡톡히 한 것 같다. 그 와중에 오며가며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이 쭈꾸미 가게는 열정도 중심에 위치해서 인지 이 거리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느낌의 가게라고 할 수 있다.


0425_열정도 쭈꾸미_외관.jpg 재미있는 가게 외관



밤부터 활기가 생기기 시작한 열정도 거리를 찾아가본다. 노출 콘크리트 마감에 목재로 프레임을 대강 붙여놓은 것 같은 외관의 한 가게가 눈에 띈다. 간판이 놓이는 자리에는 스프레이로 휘갈겨 놓은 듯이 상호명을 써놓았다. 간판 옆에는 ‘쭈꾸미 팔아 장가가자’ 등의 위트 있는 글씨들이 보인다. 마치, 실내 포장마차 같은 인상을 풍기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여러 아르바이트생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티셔츠의 등 부분에는 각종 위트 있는 문구들이 프린팅 되어 있다. 가게 안은 빈티지 감성과 젊은 층의 감각으로 표현된 포스터, 재밌는 문구 등이 눈에 띈다. 옛날 신문 느낌의 쭈꾸미 일보와 직원들이 직접 광고 모델로 나선 주류 광고들도 보인다. 내부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반주를 겸해서 식사를 하고 있다.


0425_열정도 쭈꾸미.jpg 깻잎 쌈 싸먹는 쭈꾸미




철판 쭈꾸미에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우동사리와 계란찜이 포함된 식사 세트를 주문해본다. 우동사리는 볶음밥으로 변경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콩나물과 깻잎, 천사채, 마늘, 김 등의 간단한 반찬들과 쭈꾸미 한판이 나온다. 아르바이트생이 먹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불에 올리고 난 뒤 매운맛을 줄이기 위한 콩나물을 투하한다. 잘 저어주다가 모래시계가 시간을 다할 무렵 깻잎에 쭈꾸미와 마늘 그리고 천사채를 넣어 한 쌈 입에 넣어본다.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쭈꾸미와 야채들이 어우러져 맛있다는 이야기가 절로 나온다. 다소 단출하다고 느낄 수 있는 구성이지만, 셀프로 반찬 리필이 가능하기 때문에 쌈싸먹는 재미가 있다. 자꾸 먹다 보니 살짝 맵다는 생각도 느꼈는데, 화산 폭발 계란찜이 이 매운 느낌을 확 잡아준다. 부드러운 계란찜에도 자꾸 손이 간다. 마지막에 나오는 볶음밥도 입가심에 있어 딱 맞는 궁합이다.



쭈꾸미 맛이 거기서 거기라고 입구에 써져 있는데, 실제로도 맛있는 쭈꾸미 집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타 가게와 다르게 쌈과 함께한 쭈꾸미는 인상적이고,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맛이다. 열정도라는 이름에 맞게, 활기찬 아르바이트생들은 시종일관 유쾌하고 친절하다. 이들 덕에 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지게 된다. 다음 방문 때는 석쇠 구이로 술을 한잔 기울이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Written by 애플주스





#용산에서밥한끼

열정도 쭈꾸미

서울 용산구 백범로87길 40

월요일 17:30 - 24:00

화요일 17:30 - 24:00

수요일 17:30 - 24:00

목요일 17:00 - 01:00

금요일 17:00 - 01:00

토요일 17:00 - 01:00

일요일 16:30 -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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