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배동 육칼

Food Essay

by 미암미암

삼각지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은 어느 식당일까? 방송에도 출연한 평양집이나 탕수육의 성지 명화원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보는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유명 포털 사이트의 등록된 리뷰 순으로 정리한다면 문배동 육칼이 아닐까 한다. 식사 시간에는 사람들이 항상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이 집은 몇 군데 지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삼각지 고가다리 밑에 위치한 이 문배동 육칼집이 본점이라 할 수 있겠다.


육개장 자체는 현재 대중화되어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원래는 대구의 향토 요리로 시작되었다. 그래서인지, 몇 년 전 본고장의 한 골목길에서 먹었던 육개장이 이따금씩 생각나곤 했다. 시간이 꽤 지난 후, 육칼을 처음 맛보고 들었던 생각은 대구에서 먹었던 육개장을 대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고, 그 후 재방문을 고대하게 되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가게 외관




삼각지 역에서 고가도로를 건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나오자 마자 빨간 벽돌 건물 1층에 가게가 보인다. 흰색 간판은 비교적 최근에 새로 디자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간판을 제외하고는 시간의 흔적이 푸근하게 느껴진다. 1980년에 시작했다고 되어 있으니, 올해로 40년 가까이 된 셈이다. 가게 안엔 9개 남짓한 테이블과 작은 방이 있는데, 홀은 만석에 가까운 상태다. 메뉴는 단 3개인데, 육칼과 육개장 그리고 칼국수이다. 웹을 검색해보았으나, 칼국수를 시켜서 먹는 리뷰를 발견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육칼은 육개장에 면만 나오는 조합이고 육개장은 칼국수와 공기밥 적당량이 함께 나온다.


진한 국물의 육개장




육개장을 주문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국과 밥 그리고 면이 따로 삶아져 나오고 김치와 몇 가지 나물 반찬이 함께 나온다. 진한 색깔의 국물은 칼칼하며 깊은 맛을 내고 있다. 육개장엔 잘게 찢은 고기와 대파만 들어가 있는데 그 양이 꽤나 풍부하다. 따로 나온 면을 -양파와 대파를 넣고 삶은 것으로 보이는데- 한 젓가락 국물에 넣어서 풀어본다. 꽤 두꺼운 면인데 탄력 있고 탱글거리며, 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는다. 쫄깃한 면을 먹으니 한 젓가락 더 국물에 면을 넣게 되어 흡입하게 된다. 이런 국물 맛을 내려면 어느 정도 끓여야 될지 궁금증이 생긴다. 진한 국물과 면이 조화를 이뤄, 어느 새 칼국수 면이 동나버린다. 밥도 국물에 풀어 넣는다. 걸쭉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알싸하다. 먹다보니 조금 매워지기도 했는데, 즐거운 맛이고 속이 따스해지게 된다.


육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칼국수 면



밥과 면을 동시에 즐기면서 양도 충분하니 푸짐한 한 끼를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내문을 보니, 포장 메뉴도 따로 판매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밥이나 반찬 등이 들어가지 않는 대신 홀에서 나온 육개장의 2배 정도 양이라고 한다. 포장해서 이 따끈함과 훈훈함을 가족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집이다. 전날 과음한 숙취로 해장을 할 때, 한겨울 몸을 녹여줄 한 그릇이 필요할 때 또 다시 생각날 것 같다.



Written by 애플주스




#용산에서밥한끼

문배동 육칼

매일 09:30 - 20:30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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