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Essay
삼각지를 수십 번이나 지나 다니면서도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식당이 한 군데 있다. 엄밀히 말하면 어느 주말 오후 느지막히 방문하려는 시도를 해보았으나 재료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실패한 적이 한 번 있는 곳이다. 이곳은 볼 때마다 줄이 꽤 길었던 데다가, 테이블 회전도 그다지 빠르지 않아보였다. 실제로 누리집을 검색해보면 30~40분에서 1시간까지도 기다린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곳이 바로, 탕수육 맛집으로 유명한 명화원이라는 중식당이다.
삼각지를 비롯해 인근 동네에는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맛이 좋은 중국집들이 꽤 있다. 하지만 유명세만큼은 이곳이 최고였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방문해봐야겠다는 마음의 짐이 있었던 것 같다. 날씨가 좋았던 어느 날, 큰 맘 먹고 탕수육을 먹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웨이팅을 피하기 위해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을 하게 되었다. 삼각지역에서 전쟁기념관 방향의 대로에 위치한 이 가게는 흰색 간판에 명화원이라는 글자가 한자로 써져있다. 과거엔 명성이 자자했던 노포인데도 간판은 깔끔한 것 같은 느낌이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시간을 잘 맞춰서 왔는지, 마지막 남은 테이블을 차지했다. 가게 안은 아담한데 7~8 테이블 정도가 전부였다. 옛날에는 볶음밥이나 양장피 등의 요리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현재의 메뉴 구성은 단출하다. 짜장면, 짬뽕과 만두류, 그리고 시그니처 메뉴인 탕수육이 전부다. 탕수육과 짬뽕을 주문해본다. 군만두도 욕심이 났으나, 과욕일 것 같아 참아본다. 짜장면이나 짬뽕의 경우, 2명이 한 그릇은 주문하면 두 그릇으로 나눠서 제공해주기도 한다. 요리 때문에 각자 음식을 시키지 못하는 손님 입장에서는 좋은 서비스 방식이라는 생각도 든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탕수육이 먼저 나왔다. 부먹으로, 배추와 당근, 오이 등의 다양한 야채들이 소스로 얹어져 있다. 한입 베어 먹는데, 굉장히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다. 찹쌀탕수육답게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고기는 다소 적게 들어있다는 생각도 들긴 했으나, 전체적인 맛이 이 부분에 대한 큰 흠이 되지 않아 보인다. 자극적이지 않고 많이 달지 않아서 맛이 괜찮다는 느낌을 준다. 두 그릇으로 나눠서 나온 짬뽕이 나왔다. 과하게 맵지 않은 게 내 취향에 맞는다는 느낌이고 해물이 들어있어 국물도 시원하다. 나눠져 나온 그릇이기 때문에 양이 적을 수밖에 없으나, 탕수육이 꽤 많은 편이라 먹다보니 적당히 포만감이 올라온다.
사람들 대부분이 군만두를 주문하는 것을 보니, 군만두도 꽤 맛있는 요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거의 마치려는 시점에 밖을 내다보니, 상당히 긴 웨이팅이 보였다. 언제 다시 이 웨이팅을 뚫고 탕수육을 먹으러 올 수 있을지 벌써부터 고민이 되면서도, 군만두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면서 다음 방문을 기약하게 되었다.
Written by 애플주스
#용산에서밥한끼
명화원
평일 11:00-20:00
일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