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Essay
삼각지역 주변에는 괜찮은 술집들이 꽤 많다. 여기서 괜찮다는 의미는 술과 함께 즐기기 위한 안주들이 맛있는 곳을 의미한다. 주변을 배회하거나 누리집 검색으로 찾게된 장소들도 있지만, 작은 규모의 가게여서 자칫하면 발견하기 어려웠던 곳이 있다. 삼각지역은 2개의 지하철 노선이 지나가는 곳이라 출구가 14곳이나 되는데, 이용하는 출구가 한정되어 있기에 유심히 보지 않았으면 지나쳤을 것 같다. 상호명부터 여행의 욕구를 물씬 불러일으키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제주항이라는 곳이다.
가게는 다소 작은 느낌을 주는 외관으로, 목재 프레임과 유리로 벽을 이루고 있고 간판부와 캐노피는 흑갈색 톤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주 겸해서 찾아오는 곳이라 몰랐는데, 점심시간에도 덮밥류 등으로 영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리는 다찌와 2인용 작은 테이블 3자리 정도의 소규모로 되어 있다. 먼저 온 손님들이 테이블은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안쪽의 다찌자리로 앉았다. 모둠회를 주문해본다. 벽면에 친절하게 참치, 광어, 생연어, 대방어 등의 메뉴 구성 안내와 간단한 설명과 함께 프린트되어 붙어 있다.
작은 접시에 담긴 샐러드와 미니 우동이 먼저 나오는데 도톰한 면발이 나름대로 쫄깃하다. 모듬회가 한 접시 담겨져 나온다. 中자리 모듬회지만 양이 적지 않아 보인다. 회도 신선해보이는 느낌이다. 회 한점과 소주 한점에 기분이 행복해진다. 연어는 부드럽고 입에서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지고, 참치도 부위별로 몇 종이 나와 먹는 재미가 더해진다. 생와사비를 조금 올린 참치 한 점에 소주 한잔을 넘기고, 광어에 소주 한잔 또 넘겨본다. 금요일 퇴근 길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기분 좋은 취기가 살짝 올라온다. 횟감들과 소주를 입에 털어놓고 있다 보니, 구운 연어가 나오는데 이 역시 맛이 괜찮다. 다른 방문 때는 다른 생선 구이가 나왔던 것으로 보아 구이는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
먹다보니 김치전도 한 접시가 나와서, 술안주에 좋은 친구가 되어 준다. 마지막에는 마끼도 나와서 조촐한 하나의 코스 구성을 이룬다. 좀 더 풍족하고 배부르게 먹고 싶을 때는 회를 시킬 때만 추가 가능한 오뎅탕을 주문할 수 있다. 양은냄비에 꼬치 어묵들과 몇 가지 종류의 오뎅들이 나오는데, 오뎅탕 만으로도 소주를 너끈히 한 두병은 비울 수 있을 것 같다. 따뜻한 국물이 속을 데워주고, 오뎅이 포만감을 더해준다.
배를 가득 채우고 가게를 나선다. 기본 모듬회에 몇 가지 메뉴들이 함께 제공되는 점이 가격을 생각하면 훌륭한 구성이라 생각되는 곳이다. 차분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횟집이라는 느낌이다. 횟집에서 중요한 횟감 자체도 나무랄데가 없고, 삼각지에서 조용하게 술잔을 기울이고 싶을 때 떠오르는 가게이다. 벌써 재방문을 고대하고 있으며, 점심 메뉴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Written by 애플주스
#용산에서 밥 한끼
제주항
일요일 휴무
평일 17:00~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