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극복기 (1)
나의 하루는 왜 매일 어지러울까?
나의 방은 왜 이리도 지저분하지?
내 머릿속은 왜 이리도 시끄러울까?
잠에 들기 왜 이리 어려울까?
그리고 왜 이리 일찍 일어나 지는 거지?
내가 살면서 자주한 질문들이다.
그리고 나는 의심했다.
나에게는 어떠한 문제가 있을 거라고.
그리고 너무나도 쉽게 문턱을 넘었다.
정신건강의학과라는 문턱을.
첫 진단의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2020년도 11월이었을 것 같다.
그 해를 돌아보면 나는 코로나로 인해 잘 이어가던 해외 인턴쉽을 중도포기하고 한국으로 귀국한 찰나였고, 우울함을 너무나도 쉽게 느꼈으며 내 모든 일은 정말이지 쉽지 않게 느껴졌다.
인터넷에 검색해서 제일 가까운, 그리고 여자 의사 선생님이 있는 병원을 찾았고, 그 주에 바로 방문을 했다. 병명을 찾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내가 그동안 힘든 건 병 때문이었구나 하며 있지도 않은 누군가를 향한 분노와 원망감이 내 속을 지배했다.
살면서 그동안 느껴온 수많은 실패, 낭패감, 우울과 함께 내 안 어딘가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던 분노와 열등감, 자격지심이 한 가지 병명에 의해 정의되었다.
ADHD
슬프고도 화려한 병명이다.
나는 앞으로 나와 30여 년을 함께한 이 병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주로 내가 어떠한 증상을 겪었고, 지금 현재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에 대해서. 공감을 얻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즐겁고 가벼운 내용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
미리 알려드린다.
나의 인생은 매우 험난한 산행과도 엇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어느 누구의 삶이 안 힘들겠냐만은 나에게 적어도 내 인생은, 삶이란 게 너무나도 버겁고 힘들기만 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성인 ADHD는 그 자체의 병과 다른 병이 친구처럼 따라다닌다. 나의 경우는 조울증, 불안장애이다.
병원 첫 방문 때는 양극성 정동장애, 즉, 조울증을 진단받았다. 우선적으로 나의 조증과 우울증을 치료해 보자는 시도였다. 그리고 ADHD를 치료하는 수순이었다.
성인 환자들 대부분은 내가 왜 이러지? 이러한 자기 의심을 하기보다는 힘들게 지나온 학창 시절과 직장생활에서 ‘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나 보다.’ 하고 느꼈을 테다. 그만큼 힘들거든요.
나의 경우는 학창 시절부터 공부는 곧잘 해 상위권을 유지했으나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지각을 자주 했고, 교우관계는 기복이 심하게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편이었다. 짜증을 잘 냈고, 반항심이 가득했으며 솔직함을 내세워 가시 돋친 말을 내뱉기 일쑤였다.
말이 매우 많았다. 여성 ADHD환자들은 대부분 조용한 ADHD를 겪는다고 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그것과 조금 거리가 멀었다. 엄청나게 시끄러운 사람이었다. 나도 이유를 알 수 없는 행동들과 말을 하고 있었으며(충동조절불가), 내 몸에는 어디에 부딪혀서 생긴 지 모를 멍과 상처들이 정말 많았다(낮은 주의력). 삶의 어느 부분에서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모순되게 어떤 것들에는 눈곱만큼의 주의집중력이 없었다.
2025년인 현재, 나는 5년 동안 약을 복용 중이며 인지행동치료를 위한 상담센터도 다니는 중이다. 앞으로 내가 왜 나의 인생을 산행에 비유했는지, 나의 이 떼려야 뗄 수 없는 병을 어떻게 고쳐나가는지 써보려고 한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시작은 했으니!
그 끝은 창대하리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