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Girl Syndrome

성인 ADHD 극복기 (14)

by 란지

보통 사람들은 1인분을 먹는다. 나는 먹기 전에 왜 이리 양이 작아? 항상 의문을 갖고 식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다 먹기는 하는데 항상 한 숟갈을 남긴다. 처음의 의문과 달리 남기는 식사를 한다. 그래서일까, 남기면 잔소리를 듣는 게 지당한 수순인데 그 간섭이 싫다. 나의 식습관은 아무도 교정하지 못한다.


콘서타를 먹으면 부작용으로 식욕부진이 있다. 그래서 초반에 상당 수의 사람들은 약 복용 후 극단적 체중 감소를 호소한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런 일이 없다. 물론, 의식적으로 적게 먹으려고 하기는 한다만 약 때문에 식욕 저하가 생기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슬프면서도(?) 안도했지만 그래도 있었으면 했던 부작용이라고! 나는 반대로 식욕이 돋는 효과를 봤다. 항우울제를 같이 복용해서인지 나에게는 기대한 만큼의 체중감소는 있지 않았다. 흔히들 돼지가 된다 해서 '돼 빌리파이'라고 불리는 아빌리파이를 같이 복용 중이기 때문이다.


정신과 약은 뇌의 활동을 돕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같은 경우인 이유 없는 우울감, 불안함을 느낀다면 약을 먹는 것이 당연하다. 병적인 우울감을 잡고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꼬박꼬박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을 찾는다. 의사 선생님과는 한 달에 한 번만 봐서 그런가 만나면 그리 반가워서 준비해 가져갔던 고민이나 질문은 까먹고 반갑게 인사만 하다가 오기도 부지기수.


콘서타는 현재 전국적으로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내가 먹는 54mg은 그 아래 용량의 약이 품절이라 어쩔 수 없이 올렸던 용량인데 알고 보니 그게 나에게 딱이라서 정착한 용량이다. 하지만 54mg도 공급이 안정적이지는 않아서 나는 지난주 생전 처음 가는 약국에 가서 약을 받아왔다. 약국이 썰렁한 느낌에 삭막한 느낌까지 있었는데 내가 아는 약국이랑 상당히 다른 분위기였다.


어찌어찌해서 나는 콘서타 54mg을 두 달째 복용 중이다. 약값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체계가 좋아서 저렴한 편이지만 나는 실비보험이 1세대라서 정신건강의학과의 처방까지 커버하지 못한다. 쌩 돈이 나간다는 말씀! F코드의 처방전은 옛날에 빡구 당했고, 지자체 보건소에서 정신건강의학과 비용을 일부 부담해 주는 정책들도 있으니 찾아보길 권한다.


어제는 친구와 교보문고를 가서 심리학 도서 코너를 돌았다. 와, 우리나라 ADHD에 상당히 열려 있는 사회이다. 생각보다 ADHD에 관한 정신의학 도서가 많았고, 에세이도 많다. 나는 현재 브런치에서도 연재되었던 정지음 작가의 젊은 ADHD의 슬픔을 읽고 있다. 다 읽고 독후감을 써보려고 한다.


생각과 달리 우리 사회는 ADHD환자들에게 환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가볍게 여기어진다. 어, 너도? 아, 나도! 하며 서로 ADHD 아니냐며 의심해주기도 하고 공감을 사기도 한다. 좋은 현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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