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극복기 (16)
자제력을 배운다는 건 정말이지 힘든 일이다. 사실 누가 가르치지는 않는다. 말 그래도 '자'제력이기 때문이다. 나 혼자 열심히 나를 채찍질한다. 하지만 매 번 당근을 쥐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채찍질은 그때뿐이고, 그 마저도 잘 듣지 않는다. 어제 충동구매로 피스타치오 사탕을 두 팩 주문했다. 그건 언제 다 먹냐고 나를 지금 와서 다그쳐본다. 또 우울해진다. 내가 나를 탓할 일이 다시 발생했다는 건 나의 자제력이 충분히 통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땅굴을 파고 들어갈 정도의 우울함은 아니다. 단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게 뻔하니까!
나의 자제력은 이 정도인데 무언가 중독이 된다면 나는 미쳐버리지 않을까? 그래서 술과 담배도 멀리한다. 술은 먹더라도 적게 먹으려고 하고, 담배는 아직까지 입에 대어본 적이 없다. 다행이다. 나는 중독에 취약한 사람일 것 같다는 의심이 끝이 없다. ADHD는 중독에 취약하다.
하지만 왜 좋아하는 것들은 중독 수준이 아닐까 싶다. 나는 취미로 발레를 한 지 2년이 되었다. 그런데 중독 수준은 아니다. 취미 발레러라면 발치광이 모드가 작동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발치광이 수준이 되어 본 적이 없다! 어떠한 일에 미친다는 건 무엇일까? 어떤 감정이 들까? 집착일까? 아니면 순수한 사랑일까? 알고 싶다.
그 외에 좋아하는 것들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중독의 수준에는 그치지 못한다. 디저트 맛집 탐방? 음악 감상? 독서? 모두 중독이 되지 못한다. 그러한 면에서는 나의 자제력이 아주 잘 작동하고 있다.
좋아하는 걸 중독 수준으로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왜 이렇게 궁금하지. 그리고 그러한 수준의 사람들을 보면 부러움을 넘어 존경의 느낌이 든다.
한편으로는 나도 그러한 중독이 되어 보고 싶다. 그렇다면 단조로운 나의 삶에도 생기가 돌지 않을까? 아무런 이유 없이 찾아오는 우울감도 잠재울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인 현상을 기대해 본다. 아, 쇼핑과 운동중독은 부럽지도 않아요.
쇼핑에 있어 나는 항상 불안하다. 탕진해버릴까 봐.
ADHD는 안정적인 금전 감각을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가계부를 쓰는 것도 며칠에 그치고 만다. 무언가를 꾸준히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에이, 작심삼일도 열 번이면 한 달이라는데 좀 더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