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책방 폴딩도어를 활짝 열어놓는다.
출입문이 아닌 폴딩도어를 넘어 손님도 들어오고 벌도 들어오고 모기나 먼지 같은 것도 들어온다.
아 참 봄바람과 아이들이 하교하는 소리도 들어온다.
한 모녀가 들어와서 북클럽에 대해서 문의를 하셨다.
어머니가 이른이 넘으셨는데 독서모임에 참여할 수 있냐고 딸이 물어본다.
책을 읽으신다면 가능하죠.
어머니는 자꾸 아니라고 됐다고 하시는데 딸이 적극적으로 나선다.
어머니는 별로 내키지 않아 하시는데 왜 그럴까 좀 의아해하면서 북클럽에 대해 안내를 계속 드렸다.
딸은 소장도서 서가에 꽂혀있는 <욕쟁이예수>를 들고 이 책 새것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아쉽게도 품절이라 입고를 못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어머니가 먼저 나가셔서 친구분과 길에서 대화를 나누는 사이, 딸은 다급하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신다.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본인은 미국에 살고 있어서 엄마 혼자 계신데 너무 집에만 계셔서 뭐라도 밖에서 할 거리를 찾아드리는 중이라고. 집에서 주로 성경이나 책만 보시는데 독서모임이나 책방에 나와서라도 밖에 나오면 좋겠다고. 아, 그런 사연이 있으셨구나. 차라리 지금 기획 중인 '시모임'에 함께 해보시는 건 어떠냐고 말씀 드렸다. 어머니 성함과 전화번호를 남겨주셨다. 우리 책방은 대여는 안 되지만 <욕쟁이 예수>를 빌려드렸다.
딸은 2만원을 주시면서, 어머니가 다음에 나와서 책을 사든, 음료를 마시든 하면 그때 계산해달라고 부탁하셨다. 맡겨놓은 돈이 있으니 나오실 거라면서. 혼자 집에만 계실 어머니를 두고 미국에 돌아가야 하는 딸의 마음이었다.
시모임 시작하면 참석하시라고 연락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