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조직이 자궁내막 이외의 부위에 발견되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원래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제일 많이 발견되는 부위는 아무래도 난소이며 이때 난소에 생긴 병변을 자궁내막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자궁근육층 안으로 자궁내막조직이 들어가 이식된 것을 자궁선근증이라 그러는데 자궁선근증은 점차로 조직이 커지면서 자궁부위를 압박하면서 통증과 같은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추후에는 자궁적출과 같은 수술적 방법이 권유됩니다.
그림출처: Laux-Biehlmann, Alexis, Thomas d’Hooghe, and Thomas M. Zollner. "Menstruation pulls the trigger for inflammation and pain in endometriosis." Trends in pharmacological sciences 36.5 (2015): 270-276.
자궁내막증의 병태생리를 한마디로 콕 짚어 뭐다!라고 얘기할 정도로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그야말로 많은 요인이 관여하기 때문인데요. 우선 호르몬 요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호르몬 요인이란 자궁내막 조직 자체가 에스트로겐 의존성 조직이기 때문에 그 병변이 어디에 있든 이러한 영향을 받게 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자궁내막증 관리에서 호르몬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한 제제를 활용하는 것도 이때문입니다.
자궁외로 생리혈이 역류하는 것도 요인입니다. 통상적으로 자궁의 생리혈이 역류하는 것은 그럴 수 있지만 이러한 부분들이 염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난소와 복막 같은 조직에 이식되어 생존이 가능케 된 것에는 면역감시가 잘 안되었던 이유도 있는데요.
최근에는 신경루트와 연관하여 통증이 많이 해석되고 있습니다. 자궁내막병변에서는 통각신경을 자극하는 매개인자들이 분비되고 이것이 감각신경을 활성화시켜서 통각으로 인지되는데, 이때 신경 자체에서도 염증을 매개하는 인자들이 분비되어 자궁내막 병변 주위의 면역세포들을 자극하여 염증을 유발함으로써 보다 악순환이 되는 경로로 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신경인성염증입니다.
특히 자궁내막증에서 통증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병리에는 자궁내막병변조직, 선천면역계, 말초신경계들이 모두 관여하는 복합적인 이유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역류된 생리혈에 있던 자궁내막조직이 특정 조직에 들러붙고 성호르몬에 의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한편 이들이 분비하는 여러 면역 매개인자들이 통각 신경을 자극하게 됩니다. 또한 이들 조직은 지속적으로 성장, 사멸을 반복함으로써 이들이 죽으면서 안의 물질들이 몸의 내재면역을 자극하게 되는데 이러한 물질들을 DAMP라고 부릅니다. 내재면역이 활성화되면 주위 비만세포나 대식세포를 자극하여 염증을 유발하고 이들이 분비하는 매개인자들은 역시 통각신호를 자극하여 통증으로 인지되게 됩니다.
즉 달리 말해 자궁내막 병변이 통증을 유발하는 경로는 면역세포를 통한 염증매개 경로와 직접적인 자극경로 두가지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서도 이 둘의 경로를 고려하여 자궁내막조직 자체가 치료될 수 있도록, 그리고 과잉된 면역염증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염증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자궁내막증을 포함한 다양한 여성질환에서 염증의 병리는 매우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인데요. 자궁내막증 환자분의 통증관리에 있어서 중요한 병리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