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작열감증후군의 가능성
갑작스럽게 생긴 혀 통증으로 밤낮 잠을 못이루고 계시진 않을까 걱정됩니다.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고자 하는 미올한의원 대구점 대표원장이훈희입니다. 우선 많은 사람을 공포에 떨게 하는 설암의 경우 잘 생기는 부위가 혀 뿌리부위 옆 부분으로 정해져있고 대부분은 눌렀을 때 통증(압통), 육안으로 보이는 궤양병변, 그리고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출혈 등으로 설암을 의심해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육안으로 잘 관찰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질환이지요.
그러나 갑자기 생기는 혀끝, 혀가장자리의 통증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혀 중앙부위로 퍼지고 잇몸, 입술안쪽, 입천장, 뺨 점막 부위로 퍼지는 양상의 통증이 있습니다. 입안을 아무리 잘 살펴보아도 눈에 띌만한 병변은 없고, 구강건조가 동반되기도 하고 심하면 미각이상까지 오는 이 질환을 바로 구강작열감증후군이라 부릅니다. 설암은 아니니 안심하세요.
다만 이 질환은 육안에 보이는 병변이 없기 때문에 혈액검사, 침샘검사 등을 해도 속시원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구강내과 이비인후과 내과 신경과 각종 한의원 등등 다양한 병의원을 다녀보신 이후에도 여러소리를 들으시는게 지금의 이 질환인데요. 제가 진료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것은 폐경, 역류성식도염, 스트레스, 노화, 예민한기질, 심열 등등 다양하였는데요. 여러 요인들이 유발악화에 관여할 수는 있겠으나 사람마다 다 다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볼 수는 없기는 합니다.
우선 구강작열감증후군은 기본적으로 신경손상입니다. 혀에는 일반감각 외에 미각이라고 하는 특수감각이 더 있습니다. 시청촉미후!의 그 미각입니다. 또한 혀를 지배하는 신경은 크게 2부류로 나뉘는데 혀 앞의 2/3를 지배하는 신경과 혀 뒤의 뿌리부분 1/3을 지배하는 신경이 다릅니다. 우선 혀 앞 2/3 구강부분을 담당하는 감각신경은 삼차신경의 하악신경분지인 설신경입니다. 이 부위의 미각은 안면신경의 분지인 고삭신경이 담당을 하고 있고요. 혀 뒤 인두부분의 1/3은 미각 감각 모두 설인신경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구강작열감증후군은 미각을 담당하는 고삭신경, 설인신경의 미각손상결손으로 인하여 중추신경 억제가 실패로 돌아가고 반사적으로 삼차신경의 감각, 운동지 신경들이 과활성화되는 말초감각질환이라고 정리할 수가 있습니다.
말이 어렵죠? 쉽게 말해 말초 감각신경 결손과 중추신경 억제실패로 나타나는 통증양상으로 혀에 혹은 구강에 생기는 신경통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추에 작용하는 신경안정제 계통이나 말초에 작용하는 항경련제 타입의 신경제제 약물등이 듣게 되는 요인인데요 문제는 신경손상은 몸의 내부요인이 회복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결국 범위가 넓어지고 미각이상과 같은 다른 증상들도 동반이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통증 개선에 반응을 보이는 약물들도 점점 더 용량이 증량되고 종국에는 여기에 대한 이상반응도 치료과정에서 고려를 하게 됩니다.
지금도 아직 이견이 있지만 예전에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신경병증 즉 neuropathy로 정의할 때만 하더라도 클래식한 신경통 정의와는 사뭇 다르기 때문에 반발이 많았습니다. 클래식한 신경병증은 손상병력이 명확한 인과관계로 규정이 되어야 하는데 구강작열감은 혀에 뭉티기로 뭘 맞은것도 아닌데 갑자기 통증이 생겨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이 잘 설명되지 않았던 측면 탓인데요. 그래서 내부의 요인들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제가 임상에서 제일 많이 보는 타입은 크게 세가지 부류입니다. rationale가 없는 순도 100% 제 의견이지만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우선 약물복용력을 체크해야 합니다. 뭐든 많이 약물을 오래 복용하신 분이라면 간 부하가 생기면서 영양소 수치가 떨어지는 것들이 생기고 이것이 신경손상의 회복을 더디게 만듭니다. 또 하나는 역류성 식도염 만성위염 등 오랜 위장질환으로 PPI 계통의 약물 처방을 정기적으로 받아 복용하신 경우입니다. 위산 산도가 낮아지면서 내인자 단백의 활성이 떨어지므로 코발라민 흡수 등에 장애를 받아 신경손상으로 진행되는 가능성이 있을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극단적으로 채식을 하거나 위암으로 위장을 절제하신 분들입니다.
그리고 악화요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스트레스 많이 받아 이것저것 생각이 많을 때, 만성 피로로 체력이 저하될 때 이때에는 통각 역치가 낮아지면서 통증을 느끼는 빈도가 더 많아지는 듯 합니다. 통증 문턱값이 낮아졌다고 표현을 하는데요. 이런 저런 이유들로 증상이 호전 악화를 반복하는 경우에도 대부분 저 두 요소이고 치료에 있어서는 앞의 세가지를 더 많이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합니다.
통상 폐경기에 여성호르몬 저하로 신경보호작용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경우, 턱관절의 문제로 삼차신경 감각운동지가 활성화되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특수한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여성호르몬 보충, 턱관절장애 해결을 통해서 증상 개선이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2~4주 정도 치료 후에도 별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빠르게 치료전략을 바꾸어야 합니다.
신경은 여러 조직 가운데 조직회복이 정말 느린 조직 중의 하나입니다. 그 이야기는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비가역적인 손상의 누적으로 증상이 계속 있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달리 말해 치료시기가 많이 놓치더라도 조직은 그래도 회복을 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포기하지말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떤 시기에 오시느냐에 따라서 치료 예후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통상 3개월 이내를 치료하기 제일 쉬운 시기로 생각합니다. 이 시기가 넘어가면 예후가 거의 정해져있는데 처음에 증상이 생긴 혀 끝, 혀가장자리 부위가 일부 남거나 증상 유발 시간이 다소 줄어드는 정도는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치료를 시작하면 15~20일 전에는 치료반응이 나타나므로 이러한 개선 반응이 나타나면 적어도 3~6개월 이상동안은 신경회복에 만전을 기하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구강작열감증후군 치료를 시작으로 구강건조증, 구내염, 미각이상, 후각이상 등 다양한 통증, 감각이상 증상들을 봐오고 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환자분들의 혀와 입안을 관찰하고 그분들의 히스토리를 경청하고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멀리에서 찾아주시는 분들께 소중한 인연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매사 정과 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행복이 깃들길 바라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