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염증: 생화학적 원인과 근본적 해결책

'염증(Inflammation)'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발목을 삐었을 때의 붓기나 피부의 발진 정도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기능의학이 주목하는 진짜 문제는 바로 '만성 염증(Chronic Inflammation)'입니다.


심장병, 알츠하이머, 자가면역 질환, 제2형 당뇨병, 심지어 우울증까지. 이 모든 현대 질병의 기저에는 공통적으로 만성적으로 상승한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s)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늘은 단순히 "스트레스 줄이세요", "잘 드세요" 같은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몸속 세포 단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기에 염증이 꺼지지 않는지, 그 생화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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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몸은 왜 염증 스위치를 켜는가? (면역 시스템의 오작동)

면역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외부의 적으로부터 우리를 방어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하지만 현대인의 면역계는 24시간 내내 '전시 상황'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이 염증 반응을 시작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① 외부의 적 감지: PAMPs (병원체 연관 분자 패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면역 세포 표면의 톨-유사 수용체(Toll-like Receptors)가 이를 감지합니다. 이 과정에서 NF-κB라는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가 활성화되는데, 이것이 바로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L-6 등)을 폭발적으로 쏟아내게 만드는 '마스터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감염이 사라지면 이 스위치는 꺼져야 하지만, 장내 미생물 불균형(Dysbiosis)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으면 만성 염증으로 이어집니다.


② 내부의 손상 감지: DAMPs (손상 연관 분자 패턴)

꼭 세균이 아니어도 염증은 발생합니다. 물리적 충격, 화상, 혹은 독소로 인해 세포막이 터지면 세포 안에 있어야 할 ATP나 DNA 조각들이 밖으로 흘러나옵니다. 우리 몸은 이를 '비상사태(Danger Signal)'로 인식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과도한 운동이나 만성적인 고혈당 상태에서도 세포 손상이 일어나 이 경로가 활성화된다는 점입니다.


*** 세균도 없는데 왜 면역계가 난리일까? (PAMPs vs DAMPs)

우리가 흔히 아는 염증은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병원체(PAMPs) 때문이지만, 현대인의 만성 염증 대부분은 내부의 손상(DAMPs) 때문입니다.


1. 방사선 & 독성 화합물 → DAMPs의 직접적인 원인

면역 세포는 눈이 없습니다. 그래서 세포 밖으로 흘러나온 '세포 내부 물질'을 보고 비상사태를 판단합니다.

방사선 (Radiation): 방사선이 DNA를 끊어놓거나 세포막을 손상시키면, 세포 내부에 얌전히 있어야 할 ATP, DNA 조각, 요산(Uric acid) 등이 세포 밖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면역 세포는 이 '잔해물'들을 DAMPs로 인식하여 공격을 시작합니다.

고혈당 & 산화된 지방 (Toxic Compounds): 혈당이 높거나 산화된 기름을 먹으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과부하 걸려 활성산소(ROS)를 뿜어냅니다. 이 활성산소가 세포막을 공격해 터트리면, 마찬가지로 세포 내부 물질이 유출되어 DAMPs 신호를 보냅니다. 이를 무균성 염증(Sterile Inflammation)이라고 합니다.


2. 스트레스 → DAMPs와 PAMPs의 콜라보

스트레스는 조금 더 교묘하게 작용합니다.

DAMPs 유발: 극심한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세포들에게 '위기 상황'이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때 세포들은 HSP(열충격단백질) 같은 스트레스 단백질을 방출하는데, 이것이 DAMPs로 작용해 면역계를 자극합니다.

PAMPs 유입 (장 누수): 스트레스는 장 장벽을 느슨하게 만듭니다. 이때 장 속에 있던 세균의 독소(LPS = 대표적인 PAMPs)가 혈관으로 타고 들어오게 만듭니다. 즉, 스트레스는 DAMPs를 만들면서 동시에 PAMPs가 침투할 문을 열어주는 셈입니다.


3. 장내 세균 과증식 → PAMPs와 DAMPs의 콜라보

장내 세균 과증식(SIBO)은 직접적으로는 PAMPs(병원체 연관 분자 패턴)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DAMPs(손상 연관 분자 패턴)까지 불러오며 염증의 악순환을 만듭니다.

정확한 기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직접적인 원인: PAMPs (외부의 적)

장내 세균 과증식은 말 그대로 소장에 세균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진 상태입니다. 세균(특히 그람 음성균)의 세포벽 성분인 LPS(지질다당류)는 면역계가 인식하는 가장 강력한 PAMPs입니다. 세균 숫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곧 PAMPs의 총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뜻이며, 이것이 1차적으로 면역계를 자극합니다.


결과적인 확산: DAMPs (내부의 손상)

문제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과도한 PAMPs(세균 독소)는 장 점막 세포를 공격합니다. 공격받은 장 상피세포가 손상되거나 죽으면서, 세포 안에 있던 물질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이때 나오는 '손상된 내 세포의 파편'들이 바로 DAMPs가 되어 2차 염증을 유발합니다.


2. 염증의 4단계: 세포는 어떻게 비상사태를 선포하는가?

염증은 무작위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닙니다. 우리 몸의 정교한 방어 시스템이 '인지-경보-대응-처리'라는 4단계의 엄격한 프로토콜을 따르며 작동하는 생화학적 도미노 현상입니다.

1. 염증 유도 인자 (Inducers): 방아쇠를 당기다

모든 염증의 시작점입니다. 면역계가 "평소와 다르다"고 느끼는 모든 자극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외부 침입자: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PAMPs)

내부의 사고: 고혈당으로 인한 세포 파괴, 산화된 지방, 요산 결정 등 (DAMPs)

핵심 기전: 이 유도 인자들은 조용히 있던 면역 세포들을 깨우는 '화학적 신호탄' 역할을 합니다.


2. 센서 (Sensors): 적을 감지하는 레이더

우리 몸 곳곳에는 대식세포(Macrophages)나 비만세포(Mast cells) 같은 보초병들이 숨어 있습니다. 이들은 세포 표면에 톨-유사 수용체(Toll-like Receptors)라는 고성능 안테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감지 과정: 유도 인자가 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순간, 세포 내부에서는 복잡한 신호 전달 경로가 켜지며 "비상사태"가 선포됩니다. 마치 화재 감지기가 연기를 감지하고 회로를 연결하는 것과 같습니다.


3. 염증 매개체 (Mediators): 사이렌을 울려라

센서가 작동하면 면역 세포는 즉시 강력한 화학 메신저들을 쏟아냅니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듣는 '염증 물질'들입니다.

사이토카인 (TNF-α, IL-6): "지원군이 필요하다!"고 외치며 전신의 면역 세포를 불러 모으고, 뇌에 신호를 보내 열을 나게 합니다.

히스타민 & 프로스타글란딘: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량을 늘립니다. (이때 부어오르고 통증이 생깁니다.)

이 단계가 지나치게 길어지거나 강하면 '사이토카인 폭풍'이 되거나 만성 염증으로 고착화됩니다.


4. 표적 조직 (Target Tissues): 전쟁터가 된 현장

매개체들의 명령을 받은 조직들은 이제 물리적인 변화를 일으킵니다.

혈관: 투과성이 높아져 백혈구들이 혈관 밖으로 쉽게 빠져나가게 길을 열어줍니다. (부종의 원인)

상피 세포: 방어벽을 더 두껍게 치거나, 혹은 손상된 세포를 스스로 죽이는(Apoptosis) 결정을 내립니다.

목표: 병원체를 제거하거나 손상된 조직을 청소하고, 최종적으로는 원상복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염증의 해소(resoulution)가 깔끔히 이루어지는게 매우 중요합니다.


[요약하자면]

염증은 ①자극(Inducers)이 들어오면 ②레이더(Sensors)가 감지하고, ③화학적 사이렌(Mediators)을 울려, ④조직(Target)을 변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문제는 현대인의 생활 습관(스트레스, 독소, 나쁜 음식)이 1단계(Inducers)를 끊임없이 공급하고 있어, 사이렌이 꺼질 틈이 없다는 것입니다.


*** 막간 상식) hs-CRP vs CRP 검사 ***

병원에서 염증 수치를 잴 때 가장 많이 듣는 단어들이라 궁금하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CRP(C-반응성 단백질)는 앞서 설명한 4단계 과정 중 '3단계(매개체)'와 '4단계(표적 조직)' 사이에서 활약하는 핵심 실행 요원입니다.

CRP가 단순히 '염증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Marker)로만 알고 계신 경우가 많은데, 사실 CRP는 우리 몸 안에서 실제로 적을 제압하는 생화학적 기능을 수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CRP의 역할을 앞서 설명한 염증 기전에 대입하여 간결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1. CRP는 언제, 어디서 등장하는가? (생화학적 위치)

염증의 4단계 중 '3단계 염증 매개체(Mediators)'가 사이렌을 울릴 때 등장합니다.

신호 발송 (3단계): 조직에서 전쟁이 나면, 면역 세포들이 IL-6(인터루킨-6)라는 강력한 신호 물질(사이토카인)을 혈액으로 쏘아 보냅니다.

간(Liver)의 반응: 이 IL-6 신호가 간에 도착하면, 간은 즉시 CRP라는 특수 단백질을 대량 생산해 혈액으로 방출합니다.

전장 투입: 혈액을 타고 흐르던 CRP는 염증 부위(4단계 표적 조직)로 이동합니다.

즉, CRP는 "현장의 지원 요청(IL-6)을 받고 간에서 출동시킨 특수 부대"입니다.


2. CRP의 실제 역할: "찍어서 파괴한다"

CRP가 현장에 도착해서 하는 일은 PAMPs(세균)와 DAMPs(손상된 세포)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크게 두 가지 기전이 있습니다.

① 표식 찍기 (Opsonization)

CRP는 눈이 없는 백혈구(대식세포)를 위해 '먹어도 되는 것'에 깃발을 꽂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기전: 세균의 표면이나, 손상된 세포막에서 흘러나온 인지질(Phosphocholine)에 CRP가 달라붙습니다.

결과: 대식세포는 CRP가 붙어 있는 세포만 골라서 효율적으로 잡아먹습니다(Phagocytosis). 이것이 손상된 조직을 청소하는 핵심 과정입니다.


② 보체 시스템 활성화 (Complement Activation)

CRP는 보체(Complement system)라는 면역 단백질 연쇄 반응을 작동시킵니다.

기전: CRP가 타겟에 붙으면 C1q라는 단백질을 불러와 보체 시스템을 켭니다.

결과: 보체 단백질들이 세균의 세포막에 구멍을 뚫어 터트려 죽이거나, 염증 반응을 더 증폭시킵니다.


연결 고리: 앞서 말한 **DAMPs(손상된 세포)**가 발생했을 때, 이를 빠르게 청소하지 않으면 만성 염증이 된다고 했죠? CRP는 바로 이 DAMPs를 인식하고 청소를 돕는 중요한 청소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3. CRP vs hs-CRP: 무엇이 다른가?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시는데, CRP와 hs-CRP는 '완전히 똑같은 단백질'입니다. 차이는 '얼마나 미세한 양까지 잡아내느냐(검사법의 민감도)'에 있습니다.


① 일반 CRP (C-Reactive Protein)

목적: 급성 염증 감지 (폐렴, 패혈증, 류마티스 관절염 등)

측정 범위: 수치가 매우 높을 때 씁니다. (보통 10mg/L 이상)

비유: "산불이 났는가?"를 봅니다. 감기만 심하게 걸려도 확 오릅니다.


② hs-CRP (high-sensitivity CRP, 고감도 CRP)

목적: 만성 미세 염증 감지 (심혈관 질환 위험도, 대사 증후군)

측정 범위: 아주 미세한 수치를 봅니다. (0.3 ~ 10mg/L 사이의 미량)

비유: "집 안에 타는 냄새가 나는가?"를 봅니다.

중요성: 당장은 아프지 않아도, 혈관 내벽에 아주 약한 만성 염증(Low-grade inflammation)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이 미세 염증이 쌓여 나중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일으키기 때문에, 만성 염증 관리에서는 hs-CRP가 훨씬 중요합니다.

hs-CRP 검사는 이 과정이 우리 몸속에서 아주 미세하게, 하지만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지(만성 염증 상태)를 확인하는 정밀 레이더입니다.


3. 당신을 공격하는 4가지 현대적 요인

왜 현대인의 염증 수치는 떨어지지 않을까요? 우리가 매일 접하는 환경이 세포 수준에서 끊임없이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를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1) 혈당 스파이크와 당독소

단순히 "단 것을 먹어서 살이 찐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활성산소(ROS)가 과잉 생성됩니다. 또한 잉여 포도당은 단백질과 결합해 최종당화산물(AGEs)을 만드는데, 이것이 수용체(RAGE)와 결합하면 강력한 염증 신호가 뇌와 혈관 전체로 퍼져나갑니다. 전당뇨 단계에서부터 이미 우리 몸은 염증으로 끓고 있는 것입니다.
이건 초가공식품, 액상과당 등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쌀, 밀가루, 설탕 등의 문제가 아닙니다.


2) 산화된 오메가-6 지방산 (식물성 기름)

콩기름, 옥수수유 등 오메가-6가 풍부한 식물성 기름은 매우 불안정한 구조를 가집니다. 이들이 체내에 들어와 산화되면, 대식세포(Macrophages)를 자극하여 거품세포를 형성하고 혈관 벽에 플라크를 만듭니다. 이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와 상관없이 동맥경화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식물성 오일을 피하고, 라드, 탤로, 기버터 등의 포화지방 위주의 지방 섭취가 선호 됩니다.


3) 장 장벽 붕괴 (Leaky Gut)

가공식품 속의 글루텐, 유화제, 그리고 과당은 장세포를 단단하게 결합해 주는 밀착 연접(Tight Junctions) 단백질인 조눌린(Zonulin)과 오클루딘(Occludin)의 결속력을 약화시킵니다. 벌어진 틈으로 장내 세균의 독소(LPS)가 혈류로 유입되면(Endotoxemia), 면역계는 전신에 걸쳐 염증 폭탄을 투하하게 됩니다.


4) 수면 부족과 장내 산화 스트레스

수면 부족이 사망률을 높이는 이유는 뇌 때문만이 아닙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장내 활성산소(ROS)를 급증시켜 장 세포를 파괴합니다. 이는 곧바로 전신 염증 수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4. 핵심은 '염증 끄기'의 실패 (Resolution Failure)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습니다. 염증은 억제하는 것보다 '잘 끝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를 염증의 해소(Resolution)라고 합니다.


염증 반응 초기에는 오메가-6 지방산이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s) 같은 물질을 만들어 백혈구를 불러 모으고 전쟁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면, 오메가-3 지방산(EPA/DHA)을 원료로 하는 SPMs(특화된 프로-해소 매개체, Resolvins/Protectins)가 생성되어야 합니다.


이 물질들이 나와야만:

잔해를 청소하고 (Macrophage clearance)

조직을 재생시키며

염증 스위치를 끕니다.


현대인의 식단에는 오메가-6는 넘쳐나지만, 염증을 종결시키는 원료인 오메가-3(EPA/DHA)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것이 바로 염증이 끝나지 않고 만성적으로 이어지는 생화학적 이유입니다.


5. 실전 솔루션: 장내 세균(PAMPs)을 굶기고 세포(DAMPs)를 회복하라

만성 염증의 핵심이 '장내 세균 독소(PAMPs)'의 유입과 '세포 손상(DAMPs)'의 축적이라면, 해결책은 명확합니다. 장내 세균의 먹이를 차단하여 독소 공장을 멈추고, 충분한 휴식과 움직임으로 세포를 재생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가장 직관적이고 강력한 라이프스타일 전략, '카니라이스(Carnirice)'와 '회복 루틴'을 제안합니다.

① 카니라이스 (Carnirice): 장내 세균의 먹이를 끊어라

만성 염증 환자의 대다수는 소장 내 박테리아가 과도하게 증식한 SIBO 상태일 확률이 높습니다. 채소의 섬유질이나 포드맵(FODMAPs)조차 이들에게는 먹이가 되어 가스를 만들고, 장 점막을 뚫는 독소(LPS)를 뿜어내게 합니다.

전략:육류 위주의 식단 + 백미(White Rice) 육류(Red Meat): 소장에서 거의 완전히 흡수되어 대장이나 소장 하부의 세균에게 먹이를 남기지 않는 최고의 영양원입니다. 필수 아미노산과 지방은 세포막을 재생하는 직접적인 원료가 됩니다. 백미(Rice): 현미나 잡곡과 달리 껍질(독소 및 난소화성 섬유질)이 제거된 순수 포도당원입니다. 이는 극단적 저탄수화물 식단이 줄 수 있는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분비를 막아주며, 세균 발효를 일으키지 않고 깨끗하게 에너지로 쓰입니다.

기전: 장내 세균이 발효할 찌꺼기를 남기지 않는 '저잔사 식단(Low Residue Diet)'을 통해,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혈액으로 유입되는 독소(PAMPs)의 총량을 물리적으로 차단합니다.


② 수면 (Sleep): 뇌와 장의 노폐물 세척

잠을 줄이는 것은 세포에 쓰레기를 쌓아두는 것과 같습니다. 수면은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낮 동안 발생한 활성산소와 세포 찌꺼기(DAMPs)를 청소하는 가장 활발한 대사 시간입니다.

전략: 7시간 이상의 수면과 빛 차단

기전: 깊은 수면 중에만 작동하는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은 뇌 속의 염증 물질을 씻어냅니다. 또한, 수면 중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미토콘드리아를 보호하는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하여, 다음 날 아침 세포가 불필요한 염증 신호를 보내지 않도록 진정시킵니다.


③ 운동 (Exercise):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항염 물질

운동은 몸을 혹사하는 것이 아니라, 근육을 통해 전신의 염증을 조절하는 과정입니다.

전략: 근력 운동과 유산소의 조화

기전: 수축하는 근육은 마이오카인(Myokines)이라는 항염증 신호 물질을 혈류로 방출합니다. 이는 지방 조직에 쌓인 염증을 억제하고 대사를 개선합니다. 또한 적절한 운동은 세포의 자가포식(Autophagy)을 유도하여 늙고 병든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함으로써 내인성 염증 유발 인자(DAMPs)를 근본적으로 줄여줍니다.


[마치며] 비우고, 채우고, 움직이세요

우리는 그동안 염증을 없애기 위해 무언가 '더 먹는 것(보충제, 항염 식품)'에만 집중해 왔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치유는 빼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장내 유해균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 철저한 식단(카니라이스)으로 외부의 적(PAMPs)을 차단하고, 질 좋은 수면과 운동으로 내부의 손상(DAMPs)을 스스로 치유할 시간을 주세요.


복잡한 이론보다 단순한 실천이 우리 몸의 생화학적 스위치를 '염증'에서 '회복'으로 바꿔줄 것입니다. 만성 염증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기에,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이 염증을 인식하고 처리하는 생화학적 기전을 이해한다면, 무작정 약을 먹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내 몸을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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