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단순한 하루의 구성
손이 닿는 거리 안으로 줄어든 세상에서, 나는 다시 하루를 조율해야 했다. 한때는 서울 시내 곳곳을 오가며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카메라를 둘러메고 사진을 찍으러 다니기도 했으며, 때로는 운전을 하고 약속이 있으면 지하철을 타고 나가기도 하던 내가, 이제는 침대와 부엌 사이의 몇 걸음을 조심스레 계산하며 살아간다.
외출은 하루의 전부를 걸어야 하는 일이 되었고, 외출 후엔 며칠의 회복이 필요하다. 예전의 일상은 여전히 기억 속에 선명하지만, 그리움만으로는 현재를 버틸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나는 과거를 붙잡는 대신, 지금의 몸으로 하루를 조율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그건 포기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기술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