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을 지키면서 성취할 수는 없을까?

둘이 같이 갈 수는 없냔 말이야

by 미아

나는 하고 싶은 게 많다. 천천히 생각나는 걸 하나씩 나열하면 열 개는 거뜬히 넘을 거다. 호기심이 많고 해보고 싶은 게 많아서 배우고 싶은 것도 많다. 그런데 일을 하면 일 외에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다. 영화 마케팅 회사에 다니면서 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일 외에 그 어떤 것도 수행해내기 어렵겠구나 싶었다. 게다가 기본 퇴근 시간이 밤 9시, 이르면 8시 늦으면 10시반이었으니 말 다했지. 나는 압구정에서 인천으로 출퇴근했던 상황이라 시간은 더 부족했다.


일을 다니면 운동을 꼭 배우고 싶었다. 요가. 그러나 아침 8시반에 집에서 출발하여 일이 끝나고 집에 들어오면 보통 밤 10시반인 스케줄을 유지하면서는 그 어떤 운동도 할 수 없었다. 트위터에서 많이 추천 받은 책 <보통 여자 보통 운동>도 들춰봤다. 10명 중 8명이 퇴근 시간을 준수하는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더라. 나머지 2명의 여성분들은 회사가 밤 10시에 끝나도 12시까지 운동을 하고 집에 들어갔다는 둥 내가 도저히 쫒아갈 수 없는 괴물 같은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이런 상황들을 겪으며 나는 생각했다. 아. 워라밸이 최고구나. 스윽 둘러보니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내 친구는 거의 대부분 6시에 칼퇴하며 주 3일 운동을 꼬박꼬박 지키고 있었다. 퇴근 시간이 자주 정확히 지켜지는 일을 꿈꿨다.


그런데 또 이런 생각이 든다. 나처럼 젊은 나이에 몸이 힘들지 않은 워라밸을 추구하면 왠지 성공, 성취와는 거리가 멀어지는 느낌? 워라밸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어른들도 한 번쯤은 몸과 마음을 내던져서 성취를 위해 미친 듯이 달려본 경험이 있는 것 같고, 꼭 그런 사람이 보란 듯이 성공하더라. 최근에 이런 기사를 보기도 했고.

https://www.nytimes.com/2019/04/26/upshot/women-long-hours-greedy-professions.html

미국이나 한국이나 커리어를 위해 목숨 걸고 ‘많이’ 일해야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는 사회인 것 같다. 그런 사회에서 나처럼 유유자적 이것 저것 배우면서 살고 싶은 사람은 ‘성취’라는 단어와 멀어질 수 밖에 없겠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근무 시간은 최대한으로 줄이고 나머지 시간에 다양한 걸 배우며 살면서 동시에 치열하게 일하며 성취하는 것. 이게 베스트인데 이게 대체 가능하기는 한 걸까? 첫 사회 생활로 호되게 당하고 나서는 ‘그냥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며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고 싶어요’라고 말은 하지만 그게 사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나는 항상 도시에서 바쁘게 사는 삶을 좋아했고, 동경했는데. 만약 도시에서 남들과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하게 살아낸다고 해도, 그에 따른 열정의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인재이긴 한 건지도 확신이 안 선다. 영화 마케팅 회사 다니면서 자기 효능감이 곤두박질 쳐서… 우선 자기 효능감부터 끌어 올리자. 다시 한 번 도전해보자. 한 번 사는 내 인생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을 살아내기 위해 노력해보자. 스물일곱 살이 되어도 도저히 멈추질 않는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고민. 모쪼록 몸 마음 건강하게 유지하며 행복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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