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소주택 짓기] 집을 짓는 목적과 기준

by 김묘진

집 짓기는 여전히 준비 중이고.. 많은 우여곡절과 고비를 수차례 넘기며 설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지인들은 이미 집을 올리고 있는 줄 알고 있던데, 착공은 땅이 풀리는 봄/3월에 들어갈 예정. 겨울 공사는 피하는 게 좋지. )
처음에는 확실한 기준이 없는 상태로 시작하다 보니,
어디서 예쁜 주택을 보면 엇 이렇게... 그러다가 다른 더 예쁜 주택을 보면 엇 저렇게..
미친년 널 뛰듯 하루에도 마음이 십 수 번 바뀌고.. 나중에는 도대체 내가 정말 원하는 집이 어떤 거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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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지어놓은 협소주택은 다 예쁘고 맘에 들더라는...

그러고 있는 중에, 집을 짓는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가 연락을 했고 전화통화를 하자마자 바로 하는 이야기.


" 집 디자인 못 정했지? 예쁜 집 발견할 때마다 마음이 계속 바뀌지?

내 마음에 들어앉았나. 어찌 그리 정확히 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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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현실에 옮기는 순간, 돈지랄+용도제한이라는 벽에 부딪히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친구는 딱 한마디로 정리해줬다.
너 같은 스타일은(이라고 쓰고 너처럼 돈 없는 사람은..이라고 읽는다..), 일단 팩트를 적고, 기준을 딱 두 개만 정해.

1) 집을 짓는 목적이 정확히 무엇인지
2) 집을 지을 때,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너의 바람이 무엇인지

그걸 정하고 나면, 너의 예산을 적어.
그러면 그 예산 안에서 네가 정해놓은 기준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기 시작할 거야.
그 말은 사실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먼저 팩트는,

- 우리 집의 "대지"면적은 23평이다.(75m².. 진정 협소주택임..-_-)
- 건축 예산은 X원이다. 은행이 지어줄 거고, 난 빚쟁이 반열에 올라선다.(이건 지금 공개할 단계가 아니니 일단 X처리)

다음, 집을 짓는 목적이 정확히 무엇인가?

- 현재 살고 있는 단독주택이 너무 노후되어서, 수리를 하거나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그러느니 돈을 더 보태 신축을 하겠다.
- 사람의 앞 일은 알 수 없으니, 알 수 없는 노후를 대비해 최소한의 노후 대비책을 집에 반영하고 싶다.(임대)

내가 집을 짓기로 한 목적은 위에 적은 딱 두 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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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된 단독주택이 지금의 집. 태풍 오면 창문이 아닌 집이 흔들리는 것 같음.. -_-

내가 디자인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집에 살고 싶다..라는 생각은 사실 너무 추상적인 로망의 느낌이었고...
로망/꿈을 현실로 옮기겠다는 멘트는 내게 허세에 가까웠다.
내게 집짓기는 로망의 실현보다는, 현실적인 이유에 더 가까웠다. 이왕 짓는 거 내가 바라던 것을 '좀' 반영하면 땡큐고.

마지막으로, 집을 지을 때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나의 바람은 무엇인가

- 심플한 외관 (예쁘고 뭐고를 떠나서 심플해야 함. 쪼들리는 예산으로 꾸며봤자 한계가 있으니, 심플하고 깔끔하기라도 해야 함)
- 옥탑이 있는 옥상 (옥상이라는 공간 활용에 대해 욕심이 많음)
- 1개 층은 내 사무실 (현재 사무실을 쓰며 내고 있는 월세 비용을 없애고 싶다.)
- 건물 내 주차장 (바이크 및 자전거 등의 레저용품 보관 그리고 정비/지저분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 확보)
- (지금보다) 넓은 거실 (소파에서 TV 보고, 책 읽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열망!! 지금 집은 구조가 거지 같아서 1인용 소파 놓기도 벅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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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자전거 등의 레저용품을 보관할 수 있는 차고. 물론 사진속의 공간보다 현격히! 작은 차고가 만들어질것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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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거실 소파에 앉아서 책 읽고 바느질 하고 싶다. '제발!'/ 달달이 나가는 현재의 사무실 임대료를 아끼고 싶으며 / 옥상을 가지고 싶다. 물론.. 나의 공간은 사진처럼 멋질 수


위의 5가지가 내가 양보할 수 없는 목록이었다.
단열/배관/방수/수도 등 기초공사에 대한 중요성은 기본으로 깔고 가는 거니까 목록에 넣지도 않았다.
그건 당연한 거니까.
여기까지 정하고 나니 그다음부터는 설계 진행과 결정이 빨라졌다.

설계 단계에 들어설 때 또는 설계사를 만나기 전에,
내가 집을 짓는 목적과, 설계 시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것들을 스스로 많이 생각해보고 확정을 한다면, 고민하며 보내는 시간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거기에 정확한 팩트까지 정리를 한다면 진행이 훨씬 더 수월해지는 거고.

현재는 어느 정도 마친 설계에서 미세한 부분을 조정하며 지적측량을 신청한 상태이다.



지적측량이란,
'내 땅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를 나라에서 정확히 측량하여 표시해 주는 일.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 신청을 하면 되고, 당연히 나라에서 돈 받고 측량을 해 줌. -_-;;; (내가 아는 LX는 사이클 남자팀이 전부였는데. ㅎㅎ 같은 LX가 맞기는 해서 괜히 혼자 반갑...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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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토정보공사 ▶ https://baro.lx.or.kr/fee/selectFee.do


돈 든 다고 측량을 안 하고 설계/공사를 시작했다가는, 다 짓고 나서 건물을 다시 부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으니 반드시...
내가 알고 있는 땅과, 실제로 나라에서 지정한 땅의 구역은 다를 때가 있다.
이웃집이 우리 땅을 침범해 있을 수도 있고.(차라리 이 경우면 다행?인데)
우리 집이 남의 땅이나 도로를 침범하고 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그냥 집을 지으면, 나중에 다 지은 건물을 부수는... 아...
생각만 해도 진짜 토 쏠린다..

정확히 측량된 땅을 기준으로 설계를 시작하는 게 맞는 건지,
설계를 마치고 측량을 한 후, 그 측량에 맞추어 설계를 수정하게 맞는 건지.. 어느 순서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일단 토지대장에 나와있는 땅의 면적으로 설계를 "대략적"으로 끝냈고, 조금의 수정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지적측량을 신청했다. 설계사가 수정할 도면을 고민하는 동안 지적측량을 끝내고, 수정할 부분에 측량 값까지 반영하자라는 생각이랄까.

어쨌든 핵심은 목적양보할 수 없는 기준을 세우는 게 먼저라는 거. :D
다음은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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