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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탐구토끼 Jan 06. 2016

읽고 말하고 씹고 웃고, 화끈하게 즐기는 독서

#19 아주 특별한 열아홉번째 취미이야기_독서토론

새해가 왔습니다. 

올 한해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또 다시 우리들의 가슴에 새롭게 날아든 숫자, 2016. 

새로운 한 해를 맞으며, 새로운 내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고는, 새로운 계획과 목표를 쭉 써내려 갔습니다. 

비록 새해 6일째인 지금, 새해가 되었어도 계획을 실천하기란 꽤 어렵다는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이지만, 이제 겨우 일주일, 아직 시간은 많고, 새해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열망은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적은 새해 목표 리스트 중, 아마 가장 자주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목록은 바로 "책 읽기" 가 아닌가 싶은데요,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정신을 성숙하게 하는 데에는 책만한 것이 없다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하실 거에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없어, 책의 내용이 어려워, 혹은 혼자 읽다 보니 벌써부터 다독의 꿈을 슬슬 접어볼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실듯 한데요, 이번 글에는 그런 분들을 위해 색다르고 화끈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취미, 독서 토론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일요일 아침. 한주 동안의 피로로 한참 단잠을 자고 있을 이 시간, 비까지 부슬부슬 와서 더욱 빠져 나오기 싫었던 따뜻한 침대를 뒤로 하고, 가산디지털단지로 향하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번에 취재를 부탁 드린 곳은 젊은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매주 일요일 만나 독서토론을 하는 동호회, “마일드북살롱” 입니다. 일요일이라 가게가 모두 문을 닫아 조용한 로비를 지나, 희미하게 빛이 새어 나오는 방의 문을 여니, 둥그렇게 둘러 앉아 발표자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곳 저곳에 빼곡히 앉아 다리를 꼬거나 쿠션을 안고 편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이번 주에 토론할 책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발표자를 보는 눈들은 모두 진지했습니다. 


저도 경청하고 있는 회원분들 옆에 앉아 쭈뼛쭈뼛 경청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주에 토론할 책들은 융의 정신분석학에 대해 다룬 책에서 드론의 미래에 대해 다룬 과학서적, 연애서적과 성공학 서적까지, 주제와 장르가 굉장히 다양했습니다. 마일드북살롱에서는 독서 선언, 발제 그리고 마지막 토론 순으로 매주의 모임이 진행된다고 하는데요, 모임이 시작되기 일주일 전, 토론하고 싶은 책이 있는 분들이 커뮤니티에 무슨 책을 읽을 건지 독서 선언을 하시고, 모임 당일날 발표 준비와 질문을 준비해 와 회원분들 앞에서 발표를 합니다. 이후, 본인이 관심 있었던 주제에 대해 발제한 발제자와 함께 책의 내용에 대해 두 차례 토론하는 시간을가진다고 합니다. 


책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묘한 흥분이 느껴졌습니다. 발표자 분들은 일주일 간 열심히 읽고 분석해온 책의 내용을 소개하며, 내가 읽고 감명 받은 책을 다른 분들과 공유한다는 사실에 열정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눈을 반짝거리며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토론이 시작되고, 조용히 경청하던 사람들도 저마다 책을 읽고 생각났던 본인의 경험과 생각을 이야기하며 열띤 목소리가 홀 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조용히 다가가 참관하니, 처음에는 민망하신지 살짝 웃으며 제 쪽을 보시던 회원 분들도, 곧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가 금새 열중한 채 토론을 계속하셨는데요, 토론이라고 해서 무언가 굉장히 무겁고 어려운 주제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았지만, 분위기는 시종일관 경쾌하고 밝았습니다. 한켠에서는 융의 정신분석학을 놓고,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타인의 영향력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고, 한 쪽에서는 자신이 만난 한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가 들려오고, 또 다른 쪽에서는 드론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에 대해 서로의 상상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있었습니다.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러 사람들이 각각 의견을 말하며 논의하다” 라는 토론의 뜻처럼, 책을 매개로 서로의 경험과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사뭇 친근해 보였습니다.  


대체 독서토론의 무엇이 한창 바쁜 청년들로 하여금 일요일 아침 아늑한 집을 박차고 나와 한껏 독서에 빠지도록 했는지, 이유를 여쭤보았더니, 다양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관심이 없었던 다양한 분야의 책도 고루 읽을 수 있어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식견을 넓힐 수 있어요 


진지한 물음을 던지고, 함께 사색해 볼 수 있어요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다양한 사람들이 있던 만큼, 다양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지만, 책으로 읽은 내용을 함께 나누며 즐거워한다는 공통점은 모두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사람과, 책, 오고가는 진지하고 정다운 이야기를 사랑하시는 분이시라면, 2016년을 특별하게 꾸미는 첫 걸음으로 독서토론을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떤가요? 새로운 사람들의 톡톡 튀는 다양한 생각을 듣고, 책을 더욱 깊이 사랑하게 되고, 즐거운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깨달음과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거에요. 오늘부터 눈에 보이는 책을 한 권 집어, 마음 맞는 친구들을 모아 함께 시작해 보세요. 당신의 독서를 응원합니다! 


Special Thanks to. 

취재에 응해주신 "마일드북살롱" 회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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