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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탐구토끼 May 14. 2016

운명은 돈다, 수레바퀴처럼

#22 아주 특별한 스물두번째 취미이야기 _ 사주명리학

신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올해의 운세를 알아보기 위해 호기심에 가득찬 표정으로 찾아 가는 곳입니다. 타로, 관상, 사주 운을 보는 운세 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재미로 보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어떤 말이 나올까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부터 전 세계적으로 운명을 읽고 세상의 흐름을 읽는 일은 엄연한 직업으로 다루어져 중히 여겨졌으며, 유구한 역사 속에서 발전해오며 나름대로의 학문과 학파가 세워질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장 자주 찾는 사주명리학은 과연 어떤 학문인걸까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최대 숙제거리인 인생에 대해 감을 잡아보고자 이 신비로운 학문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사주명리학은 무엇인지, 또 사주명리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함에 직접 취재를 가 보았습니다. 




호호당 김태규선생님의 이야기 


사주명리학으로 정치, 사회, 역사의 흐름과 개인의 운명에서부터 경제의 흐름까지도 진단하는 것으로 정평이 났으며, 강의를 연다 하면 100여 명이 넘게 몰려들고, 정재계의 내노라 하는 인사들이 만나 뵙기 위해 줄을 섰다는 명리학자가 있습니다. 신문에도 칼럼을 게재하며, <당신의 때가 있다> 라는 책도 저술한 작가이며 유명한 명리학자로 활동하고 계신 김태규 씨입니다. 출판사 이사님 덕택에 우연히 연락이 닿아 강남의 오피스텔에서 어렵게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전문 명리학자 분을 만나는 건 처음이라 잔뜩 긴장한 저였지만, 편안하게 차를 내주시며 이야기를 진행하시는 김태규 씨 덕분에 점차 긴장을 풀고 사주명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김태규 씨가 명리학 법칙을 공부한지 어언 3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저 궁금해서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김태규 씨는 말했습니다. 김태규 씨는 특히 자신의 명리학 공부에 크게 도움이 된 사이트가 있다고 웃으며 말했는데, 바로 우리 모두 잘 아는 지식사이트, 위키피디아입니다. 위키피디아에서 인물의 이름을 치면, 그 인물의 출생과 생애 업적 및 이야기에 관한 사항을 자세히 알 수 있는데, 바로 이 기능을 통해 김태규 씨는 약 5만 여명에 달하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의 생애를 사례 별로 분석하며, 가설을 세우고는 검증하기를 수 차례, 마침내 어느 정도 사주란 것에 대해 감을 잡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사주명리학이 어떤 학문이냐는 제 말에, 김태규 씨는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학문” 이라고 깔끔하게 답변해 주셨습니다. 사주를 보러 가면 앞으로의 제 인생에 대해 풀이하는 것을 들었던 저는, 막연히 “인생을 예측하는 학문,” 혹은 “운명의 신비를 알 수 있는 학문” 과 같이 미스테리어스한 답변을 들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생각과 다른 답변이 나오자 매우 놀랐습니다. 어떻게 사주명리학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냐는 제 질문에, 김태규 씨는 예상한 물음인 듯 본인이 오랜 시간 연구한 명리학의 기본인, 운명에 대한 이야기부터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운명, 고유의 명이 변해가며 맞이하게 되는 것 


먼 옛날부터 사람들은 운명의 존재에 대해 어렴풋이 눈치챘다고 김태규 씨는 말합니다. 무언가 개인의 의지로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가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지만, 정확히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지는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옛 사람들은 이를 제 3자로 인식하게 되었고, 이렇게 그 유명한 “운명의 여신”이 태어나게 된 것이라고 김태규 씨는 말합니다. 운명의 여신을 뜻하는 Fortuna 라는 단어는 현대에 와서는 “운명” 을 뜻하는 영어 단어 fortune 으로 전해 내려오게 되었지요. 


하지만 김태규 씨는 운명이란 한자에 운명의 진정한 뜻이 담겨있다고말했습니다. 운명의 “운”자는 한자로 옮길 운 (運) 자를 쓰는 데, 이 운자를 보면 전차가 길 위를 움직이는 모양입니다. 즉, 변화를 뜻하는 글자입니다. 이와 반대로, 운명의 “명” 자는 목숨명 (命) 자를 쓰는 데,이는 DNA와 같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사람 고유의 성격과도 같은 것이라고 김태규 씨는 풀이합니다. 결국 운명이란,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삶을 살며 변화를 겪어가며 맞이하는 것이라고 김태규 씨는 말합니다. 태어날때 가지고 태어난 고유의 명과 운에 따라 바뀐 것이 바로 지금의 내가 되는 것입니다. 


이 변화라는 것은 크게 보면 일정한 주기에 따라 일어나고있다고 김태규 씨는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가 연구한 자연운명순환학입니다. 사람에게는 60년마다, 60개월마다, 60일마다, 120시간 마다, 점점 짧아지는 주기마다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는 마치 4계가 변하듯이 지극히 자연스럽다고 김태 규 씨는 말합니다. “운이 좋다” 는 것은 바로 이 변화가 마침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운이 나쁘다”는 것은 그 반대가 될 수 있겠지요. 


누구나 수레바퀴를 돈다 


운명의 수레바퀴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누구나의 인생에서 돌고 있다는 운명의 수레바퀴입니다. 위 그림을 보면 돌아가는 수레바퀴의 맨 위에는 한 손에는 권력을 상징하는 홀을 들고, 왕관을 쓴 채 호화로운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이 보입니다. 바로 왕입니다.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고 풍요로운 때를 뜻합니다. 계절로 치면 수확과 풍요의 계절, 가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레바퀴가 굴러가면서 우리는 곧 바퀴의 오른쪽에 있는 사람처럼 위에서 굴러 떨어지게 됩니다. 움직이는 수레바퀴 위에서 평생 한 자리에만 있을 수는 없는 법이지요. 모든 것이 지는 찬 겨울입니다. 그리고는 가장 아래의 사람처럼 바퀴의 밑에 깔려 허덕이게 됩니다. 고통스러운 시기입니다. 김태규 씨는 이 시기를 봄에 비유했는데, 바로 만물이 다시 소생하기 위해 움트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재탄생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험난한 길이지요. 하지만 다시 수레바퀴가 굴러가며, 왼쪽의 사람처럼 우리는 다시 위를 향해 올라가게 됩니다. 욕망과열정에 불타는 여름입니다. 


이 운명의 수레바퀴는 세상에 태어난 사람 누구나가 겪게되는 과정이라고 김태규 씨는 말합니다. 명리학은 한 사람이 어떤 성질을 타고나, 이 수레바퀴에 따라 어떻게 돌아갈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왕관을 쓰고, 자리에서 떨어지고, 바퀴에서 떨어졌다가, 가장 밑에 깔리고, 그리고 다시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합니다. 일정한 사이클에 따라 이 흐름은 반복되며, 계절의 변화처럼 자연스럽게 찾아 옵니다. 운명을 설명하면서 말한 운의 변화도 아주 크게 보면 이 수레바퀴처럼 돌고 있는 것이 되겠지요. “인생사 새옹지마,” 라는 말이 강하게 와닿는 설명입니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이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는지 대부분 모른다는 것입니다. 지나고 나서야 내가 그 때 사실 인생에서 가장 풍요로운 시기를 지냈다는 것을, 혹은 그 때가 가장 절망적인 시기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왕좌에서 떨어지는 시기임에도 악착같이 오르려고 하거나, 바퀴에 깔려 있다가 삶 자체를 비관하게 되어 다시 오르는 것 자체를 영영 포기해 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왕관을 쓰고 바퀴에 깔리게 되는 것이 바로 운명이라고 김태규 씨는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누구나 때가 있는 법이며, 변화는 올 수 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때를 공부하여 본인이 숙지할 수 있다면 삶을 훨씬 슬기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김태규 씨는 말합니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라는 구절처럼, 누구나 수레바퀴를 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는 그 시기를 최대한 즐길 수 있게 되고, 닥쳐올 다음 시기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인생을 풍취 있게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왕관을 쓰고 있다면 곧 서서히 다가오는 겨울의 때를 위해 우아하게 물러가는 법을 익히고, 현재 바퀴에 깔려 힘든 때를 겪고 있더라도 다시 바퀴를 오를 때가 올 것임을 예견하며 이 또한 좋을 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생을 바라 보는 관점도 달라지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원히 왕의 자리에만 매달려 있으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사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그 또한 얼마나 지루하고 불행한 인생일 것이냐고 김태규 씨는 되묻습니다. 굴곡이 있기에 인생은 재미 있으며, 그렇기에 매 순간을 소중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깊은 교훈이 담긴 말을 마지막으로 김태규 씨와의 인터뷰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사주명리학은 여전히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학문입니다. 혹자는 이를 미신이라고 하며, 혹자는 천기누설이 담긴 비서라고말합니다. 하지만 김태규 씨가 말한 사주명리학은 나 자신의 때를 알고, 그럼으로써 인생을 슬기롭고 행복하게 지내기 위한, 행복을 위한 공부였습니다. 누구나가 얻고 싶어하는 이 교훈을 직접 공부해 보고 싶어 지셨다면, 취미로 사주명리학을 공부해 보는 건 어떠신가요? 생각지도 못한 세상을 보게 될 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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