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에 눈을 뜬 요즘입니다. 지금까지는 가사를 의식적으로 읽어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죠. 그냥 곡을 들을 때 자연스럽게 귀에 들어오는 대로 들었어요. 여러 번 듣게 되면, 가사를 따라 하게 되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외우려 하지 않았는데도 들리는 대로 따라 하게 되죠.
보통 저는 추천 리스트(신곡, 인기곡, 테마별 플레이리스트 등)로 음악을 듣곤 해서, 가수 이름이나 곡명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취향에 맞는 곡이 있으면, 좋아요를 누르거나 폴더를 만들어 플레이리스트에 저장해 둡니다. 그 후에 다시 들을 때는 제가 만든 폴더에서 곡을 듣곤 합니다. 그렇게 자주 듣다 보면 가사를 흥얼거리게 되고, 자연스럽게 가수 이름도, 노래 제목도 알게 됩니다. 이런 식이죠.
얼마 전에는 영화 Perfect Days를 극장에서 봤습니다. 영화 중간중간 Original Sound Track이 마치 카세트테이프 음질처럼 나왔습니다. 그 장면을 보며 ‘저 사람은 자신의 취향이 확고하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가사를 보거나, 곡명을 보거나, 가수 이름을 알아보겠지, 작곡가나 작사가, 프로듀서까지 알겠네, 음악에 얽힌 이야기도 찾아보겠지’라는 생각까지 확장되었습니다.
일본 만화 바텐더라는 작품에서도 제니스 조플린의 이름을 보았습니다. 그 작품에서 그녀의 음악이 흐르자, 두 명의 손님이 향수에 젖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 음악은 어떤 음악일까? 그들은 이 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알고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 외에도 여러 차례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방송, 책, 영화 등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인물들을 만났습니다. 저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러한 행동이 지적으로 보인다거나, 제 이미지를 개선할 거라는 등의 이기적인 사고는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 이렇게 즐기면 더 깊이 있게 느낄 수 있겠구나!’라는 깨달음이 생겼습니다.
아래에 한 곡 더 소개합니다. 가사만 소개합니다. 언제나처럼 이유는 없답니다.
우리의 슬픔이 마주칠 때
전진희 with 강아솔
알고 있지 내 마음 보이지 않아도
서로 닮은 그림자를 마주하고 있어
알 것 같아 고요한 호흡을 느낄 때면
깊은 강을 헤엄쳐 왔을
지친 너를 생각해
우리의 슬픔이 마주칠 때
그냥 웃어줄래
알고 있잖아 우리 우리
짙은 마음의 무게를
우리의 슬픔이 마주칠 때
그냥 웃어줄래
알고 있잖아 우리 우리
짙은 마음의 무게를
우리의 슬픔이 마주칠 때
그냥 웃어줄래
알고 있잖아 우리 우리
짙은 마음의 무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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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가사도 있을 것이고, 행복한 가사도 분명히 있습니다. 무겁고 진지한 가사만이 취향에 맞는다고 할 수는 없겠죠. 그렇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