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음악을 듣다가 ‘좋아요’나 ‘즐겨찾기’를 누를 때, 나름의 기준이 있다.
일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거리를 걸어갈 때 음악은 늘 내 곁에 있지만, 집중해서 듣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음악은 나의 일상과 함께 흘러가는 배경에 더 가깝다. 그런데도, 그 산만한 상태를 뚫고 내 귀에 박히는 음악이 있다. 그럴 때 ‘좋아요’를 누른다. 나를 멈추게 만든 그 순간의 음악은 이후 내가 특별하게 관리하게 된다. (지금은 Apple Music만 사용하니 그 과정을 기준으로 설명해 보겠다.)
1. 즐겨찾기 클릭 – 옵션 설정으로 보관함에 자동으로 기록된다.
2. 플레이리스트 선택 – 해당되는 리스트가 있으면 선택하고, 없으면 새로 만든다.
그리고 연도별로 저장한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 해마다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이 리스트에는 대중가요, R&B, Rock, Alternative, Classical Music, 1970년대 이전의 Pop, Soul, Jazz 등 다양한 장르가 들어가 있다. 무작위 재생으로 즐겨 듣는 이유가 바로 이 다양한 구성 때문이다.
특별한 테마의 플레이리스트도 따로 모은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 오프닝 혹은 클로징에서 좋았던 음악, OST,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선정한 음악, SNS에서 우연히 듣고 좋았던 곡들. 이 모든 선택은 철저히 내 취향에 따른다. 내 스타가 선택했다고 해서 전곡을 다 내 플레이리스트에 욱여넣지 않는다. 일상 속에서 음악과 함께하지만,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방식이다. 물론, 수정은 언제나 가능하다. 다시 들어봤을 때 ‘아니네’라고 느끼면 과감히 제외한다.
지금은 그 기조를 유지하며, ‘가요’와 ‘나의 1위 곡’ 리스트를 채우고 있다.
‘가요’ 리스트는 연도별 인기곡에서 내가 좋아하는 곡들을 골라 구성한 것이다. 때로는 오랜만에 듣는 곡이 반갑지만, 과거와는 다른 선택을 할 때도 있다. 내 취향이나 마음이 변했음을 느낄 때다.
‘나의 1위 곡’은 연도별로 선정된 곡 중에서 남의 취향이 아닌, 나만의 기준으로 뽑은 1위다. 이 1위라는 명칭은 순위 경쟁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그 시대의 음악 중, 지금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서태지와 아이들의 앨범에서 ‘난 알아요’ 클럽 버전을, 서태지와 아이들 II에서는 ‘하여가’를 나만의 1위 곡으로 꼽는다. 이런 식으로, 지금의 내가 그 순간 가장 좋아하는 곡을 고른다.
Playlist 가요 https://music.apple.com/kr/playlist/%EA%B0%80%EC%9A%94/pl.u-WabZda3Sdkr965
Playlist 나의 1위 곡 https://music.apple.com/kr/playlist/%EB%82%98%EC%9D%98-1%EC%9C%84%EA%B3%A1/pl.u-gxblbZ1T5RDJm4
물론, 여러분의 제목은 나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여러분도 ‘쟁여 놓은’ 음악들이 있지 않나? 어떤 곡들은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곳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다운로드해두지 않았던가? 나는 이 플레이리스트를 에세이로 쓰고, 공개도 하겠지만, 여러분에게 꼭 자신의 리스트를 공유하라는 뜻은 아니다.
내 플레이리스트는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갈 수 있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보물이다. 그 보물은 남의 평가가 아니라 내가 직접 매긴 가치로 빛난다. 여러분도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며, 이 보물찾기 같은 경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내 취향에 맞는 음악들을 하나씩 쌓아가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특별한 음악 창고가 가득 차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