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림을 보고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최근, 그림을 바라보는 새로운 힌트를 하나 얻은 것 같다.
처음에는 책을 통해 그림 감상법을 배우려 했다. 하지만 읽을수록 “정말 그런 걸 느낄 수 있다고?”라는 의문만 커졌다.
예술을 감상할 때 사전에 정보를 접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 다른 이의 해석에 휘둘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림을 감상하는 또 다른 방법을 알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거부감과 무감각 사이를 오가던 나날이었다.
지인의 권유로 전시회와 갤러리를 몇 번 찾아가 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그림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사진 한 장을 보며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다. “우선 빛에 주목해 보자. 이 장면에서 어떻게 빛을 담아냈을까?” 이런 관점은 풍경화나 정물화처럼 사실적인 그림을 볼 때 유용할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히 느낄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빛을 어떻게 담아냈는지를 보면, 그림을 그린 이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작은 시도가 그림을 바라보는 첫걸음이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림 감상은 정답이 있는 과정이 아니다. 하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한 발짝 다가가 보는 것, 그것이 시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