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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사라진 시대”를 묻다

Sabrina Carpenter의 〈Manchild〉에서 전인교육까지

by 가브리엘의오보에

1. ‘맨차일드’라는 거울

팝 싱어 사브리나 카펜터는 후렴에 대고 이렇게 외친다.

“다 큰 척 말고 네 인생은 네가 챙겨!”

우린 그 가사를 들으며 씁쓸하게 웃는다. 왜냐면 주변에도 ‘내 몫의 청구서·감정노동’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어른이 제법 많기 때문이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20·30대뿐 아니라 40·50대에서도 ― 이른바 “어른 흉내만 내는 아이”가 보인다.


2. 어른이 줄어든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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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본보기 의자”가 비어 버렸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미디어에서도 “이렇게 품격 있게 살아라”를 몸으로 보여 주는 어른이 줄었다면, 어린 세대가 어디서 배울까?


3. 전인교육이 왜 귀해졌나

교실은 점점 더 ‘스펙 생산 공장’ 모드로 굴러간다.


집은 맞벌이·스마트폰 피로 때문에 긴 대화가 사라졌다.


마을은 학원가·아파트 숲으로 바뀌어, 동네 어른이 누구인지 모른다.


그 사이 “사람답게 사는 법”은 비싼 사립·IB·대안학교교양 캠프의 상품이 됐다. 즉, 공통 교과가 아니라 유료 옵션으로 전락했다.


4. 그렇다고 완전히 멸종된 것은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SEL(사회·정서 학습), 시민교육을 공교육에 다시 심으려는 움직임이 굴러간다.


지역 도서관·청소년 농장·공방 같은 로컬 프로젝트에 헌신하는 50·60대도 분명 있다.


밀레니얼·Z세대 부모는 “우리는 감정 코칭만큼은 업그레이드했다”는 자부심이 크다.


즉, 전인교육이 귀해진 것은 맞지만, 귀족 전용 ‘밀전(密傳)’이 될지, 동네 공유재가 될지는 아직 미정이다.


5. 세 가지 미래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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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

작은 어른 공동체 세우기



독서 모임, 동네 밴드, 주말 농장… 규칙·배려·협업을 함께 체험할 무대를 만든다.



세대 간 역(逆) 멘토링


20대는 디지털 기술을, 50대는 인간관계·경계 설정법을 교환한다.



공교육에 ‘살아 있는 어른’ 초대


지역 장인·간호사·소방관이 정규 수업에 들어와 실전 윤리를 들려준다.



중년의 ‘본보기 워크숍’ 확산


직장 리더십 교육을 넘어, *“나는 어떤 어른인가?”*를 묻는 시민 강좌를 도입한다.




7. 마무리 — 빈 의자에 불을 켤 사람

〈Manchild〉가 날카롭게 꼬집은 건 “네가 할 일을 왜 남에게 맡기느냐”는 질문이다.
그 질문은 기성세대에게도 똑같이 돌아온다.

“본보기 의자를 비워 둔 채 퇴근한 건 아닌가?”

전인교육은 느린 농사다. 땅 갈고, 씨 뿌리고, 잡초 뽑고… 바로 수확할 수 없다. 그래도 불을 켜고 의자에 다시 앉을 어른이 늘어날 때, ‘사람답게 사는 법’은 특권이 아니라 공통어가 된다.


결국, 품격은 유행이 아니라 전염이다.
누군가 시작하면, 옆자리도 따라 하는 식.
오늘 당신이 보여 준 작은 모범 한 장면이, 내일 누군가의 “첫 어른 기억”이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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