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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Unique

피에르 데셤프스/노마: 뉴 노르딕 퀴진의 비밀

by 가브리엘의오보에

인간은 자연 속에서 태어나, '편의'와 '지속 가능성' 그리고 기타 '목적'을 위해, 자연이 나은 산물을 소비해 왔다. 인간 세계가 풍요로워지는 만큼, 인간 개체 수와 가용 토지가 늘어났다. 덕분에, 자연력을 그대로 유지한 영역은 희소하다.


식당(cuisine) '노마(Noma)'는 엘 불리(elBulli)와는 다르다. 엘 불리가 제한 없는 재료를 사용한 창의하면, 노마는 북유럽 재료로 한정한 창의이다. 북 유럽의 특산물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나는, 먹을 수 있는 북 유럽산 식자재를 두고 연구를 거듭한다. ‘노마: 뉴 노르딕 퀴진의 비밀‘을 보면, 노마의 구성원들은 끊임없이 시도하고, 그 시도를 통해 각자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커뮤니티의 진정한 의미, 지식 공유의 진정한 의미, 즉 '공유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낸다'를 실제로 하고 있는 조직이다. 이러한 조직은, 북유럽의 여러 수집가들을 독려하고 자극하고 괴롭힌다. 그들은, 노마와 계약을 하고, 식재료를 공급한다. 자연에서 수집된 재료들을 노마로 보낸다. 어쩌면 이들이 자연력을 유지한 영역을 지키는 파수꾼이 될 수도 있겠다. 이들은 이탈리아산 올리브오일을 사용하지 않는다. 아마도 다른 식당과의 공통점은, 블랜더 등 조리 기구를 사용한다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재료를 보관하는 컨테이너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는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노마의 음식에도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무기질이 들어 있고, 다른 식당들의 음식에도 5대 영양소가 들어 있다. 그런데, 이들이 세계 최고의 식당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러한 식당의 존재가 지역 경제와, 앞으로 그 가치가 하늘에 닿을 천연, 즉 자연력 유지라는 화두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우리가 소모한 덕분에, 보다 폭넓게 살펴볼 과학력이 부족한 덕분에, 우리가 사는 지구는 오염되어 왔다. 사람들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고, 때로는 식재료들이 집단 폐사되는 일들도 많이 겪었다. 제대로 먹을 수가 없다 보니, 일반인들조차 '신선한' 재료를 찾는다. 그러나 환경 오염은 이 '신선한' 재료, 즉 인간의 과학으로는 제대로 만들어 낼 수 없는 재료를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사라지게 했다. 또한, 대량생산을 위한 공장 가공이 주는 장단점으로 우리의 피해는 더해졌다. 따라서, 이러한 추세가 줄어들지 않고 지속된다면, 아마도 금보다 '신선한' 재료의 가치가 더 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식량의 무기화'가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식량 자급화가 당장이라도 팔을 걷어붙일 과제인 것은, 사고가 터졌을 때 즉시 원상 복귀하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신선한 식자재를 공급할 자연 그대로의 영역은 줄어들어 있을 것이고, 유통 구조가 복잡해 신선도를 떨어뜨릴 것이며, 농업 천대로 인해 인력은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종자를 회사에서 사다 써서 그들의 영향력을 걷어내려면, 싹을 틔울 수 있는 종자를 종류별로 '충분히' 확보해 두어야 한다. 이러한 것에 관여된 여러 기관들이 국내에 존재하나, 그들은 유명무실하다. 더구나 이러한 문제를 지휘할 정부는 정치 싸움에, 국내외 사건 사고에 대응하느라 여력이 없다. 더구나 이러한 문제는, 당장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려 있을 것이다.


노마라는 식당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렇게 거대한 화제를 꺼내게 된 것이, 비단 필자의 상상력 탓은 아니다. 이미 우리는 깨달았어야 한다. 우리가 의식주 중 '식'에 목이 서서히 졸려지고 있다는 것을. 노마와 같은 노력은 자연 보존 혹은 확대로 이어지는 좋은 시도이다. 비단 이 주제를 단지 한 레스토랑의 Unique한 상품으로 인식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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