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 에이치로/원피스
루피는 해적 샹크스를 존경한다. 샹크스는 포용력이 크고, 정의롭다. 산적들로부터 마을을 구하기도 하고, 자신의 팔을 기꺼이 희생하여 바다 괴물로부터 루피를 구한다. 리더의 향기는 나이에 상관없이 느낄 수 있는 모양이다. 처음엔 해적이라는 이유로 졸졸 따라다녔다. 그러나 자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팔을 내놓은 샹크스에게 루피는 존경심이 돋고 그와 같이 되고 싶다 생각했다. 그전까지 루피는, 해적처럼 얼굴에 상처를 내면 해적이 될 수 있다 생각했다. 싸움을 잘 하면 해적이 될 수 있다 생각했다. 하지만, 바다 괴물을 눈빛 하나로 쫓아내는 샹크스의 모습에서 해적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것이 필요하다 느낀다. 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단지 힘만이 아니라, ‘강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 루피는 바다 괴물 사건으로부터 해적이라는 자신의 인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오를 새롭게 한다.
‘꿈을 꾼다’라는 행위에 특별한 절차가 있을까? 지금의 자신과는 다른 내가 꿈이다. 이루고 싶은 것이 꿈이다. 우리는 매일을 살면서 꿈을 꾼다. 더 나아진 자신을 꿈꾼다. 이렇듯 꿈을 꾼다는 것은 목표를 머릿속에 그리는 것(imagination)이다. 그러나 나의 꿈은 타인의 시선에 공상이 되기도 한다.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한 꿈을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이들에게 털어놓았을 때, ‘황당하다’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그 만큼 소중한 것이 꿈이다. 그래서 왠지 꿈을 꾸는 데는 특별한 절차가 있을 것 같다.
우선 꿈에 적용되는 동사는 ‘된다(수동태)’가 아니라 ‘한다(능동태)’이다. ‘의사가 된다’가 아니고 ‘의사를 한다. 그래서 무엇을 한다’이다. 절차가 조금 특별해졌는가?
#1. 나의 출발지는 ‘낙오자’인가 ‘초심자’인가?
#2. 그 꿈이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근거를 말할 수 있는가?
#3. 혼자 이룰 수 있는 부분은 얼마만큼 인가? 동료가 필요한가?
#4. 내 꿈은 나만의 즐거움인가, 타인의 행복에 기여하는가?
#5. 꿈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결과는 무엇인가?(3 가지)
#6. 3 가지 필수 결과를 달성하는 각각 2 가지 필수 활동은 무엇인가?
#7. 꿈을 책상 앞에 붙여 놓고 매일 쳐다보는가? 주위 사람들에게 선언하는가?
#8. 매일 꿈을 이루는 과정을 반성하고 개선할 부분을 찾는가?(피드백)
#9. 조언을 받을 네트워크가 있는가?
#10. 공개적인 매체를 구성(예: 블로그)해서 과정이나 자료를 게재하고 타인의 댓글로 의견을 받는가?
사람에 따라 과정의 첨삭 혹은 다른 형태는 있겠지만, 이러한 과정이지 않을까? 그러나 현실은 이렇게 녹녹하지 않다. 타인들의 판단과 비평으로 흔들리는 나를 자주 발견할 수도 있다. 제대로 된 인생을 구축해 나가는 것도 큰일인데, 타인의 삶에 관여하려는 생각이 황당하다 못해 불필요하다는 비평을 들을 수 있다.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해 답답할 수 있다. 그래서 일기가 필요한 지도 모른다. 자신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기록하고, 끊임없이 피드백을 생성하고, 꿈을 달성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바로 일기를 쓰는 시간일 것이다. 물론, 일기는 이런 용도로만 활용할 자기 개발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이 서사를 논하는 지금, 일기는 개선의 시간이라 정의하겠다. 타인의 비평은 멀리할 필요는 없다. 나의 꿈을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들의 한 마디 중에는 분명 내가 참고할 사항이 있을 것이다. 만일, 내가 생각하는 삶을 사는 사람을 찾아 가까이 하며 대화한다면 어떨까? 홀로 밀고 나가는 과정에서 겪을 수많은 돌부리와 웅덩이를 피해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찾을 수 없다면, 유사한 삶을 살고 있거나 유사한 꿈을 이룬 사람들의 시간을 참고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런 자세가 꿈을 대하는 진지한 자세가 아닐까? 진지한 자세에는 향기가 있다. 처음엔 황당하다 생각한 사람들도 이 향기에 이끌려 응원자 혹은 지지자로 변하게 되진 않을까? 그래서 내가 꿈을 이루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 않을까?
Photo by Thought Catalog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