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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Oct 30. 2017

엉덩이로 글쓰기

몬티슐츠,바니비 콘라드/스누피의 글 쓰기 완전 정복

우리는 글을 쓰고 있다. 당연히 책과 블로그와, SNS는 누군가가 쓴 글이다. 더구나 음악의 가사도 글이다. 이렇게 확장해서 생각하면, 그림도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글이고, 춤도, 연극도, 뮤지컬도, 영화도 글이다. 아니 표현이다.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이 다루는 글쓰기 이슈들은, 표현의 범주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주목해야 할 주제를 기술하고 있다. 

베스트셀러를 쓰는 공식은 없다. 각 항에 수치를 대입하면 답을 내는 공식은 표현의 세계에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일상에서의 표현을 제외하고도 표현의 세계를 열고 있다. 보고서, SNS, 하다못해 카톡도. 내 의사를 상대가 이해하도록 표현하지 못하면, 대화는 돌고 돌게 되고, 아무도 읽으려 하지 않는다. 

이 책은, '거짓말도 공들여 만들라'든가, '배경 묘사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라든가, '일상 속에서 유머를 찾으라', '도입부로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아라'는 등의 방법론을 기술을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비즈니스의 측면에서는 '작가는 편집자의 노력에 감사하는가', '거절 편지는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증거', '독자가 건너뛰고 읽을 부분은 아예 쓰지 마라'는 말도 들려준다. 

이 모든 내용을 다 읽고 나면, 지금 구상한 글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속도로, 쭉쭉 풀어나갈 수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이는 이 책뿐만 아니라, 모든 글쓰기 가이드들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아!' 하는, 내 고민을 살짝 건드려 힌트를 얻게 되는 경우까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어떤 책에서는,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다가, 사과가 떨어지는 순간, '아!' 하는 힌트를 얻었다 기술하고 있다. 모든 위대한 발견과 발명들도 지속적 고민 속에서 꽃을 피운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줄줄 쓰고, 초안을 여러 번 읽고, 탈고를 하고, 그리고 발표를 하는 과정에서 장애를 만나지 않는 순간은 없다. 그래서 모든 창작에는, 분야와 무관하게,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한다. 만난 장애를 극복할 아이디어 말이다. 

사방이 꽉 막혀, 눈앞이 깜깜한 경험들이 심하면 글을 쓰려는 의기까지 무너뜨리기도 했다. 그래도 이 책은 말한다. 글쓰기는 독학으로 익히는 것이라고. 자꾸 쓰라고. 하루 중 글만 쓰는 시간을 마련하라고. 

누군가 그랬다. 글은 엉덩이로 쓰는 거라고. 계속 쓰고, 또 쓰고, 살펴보고 고치고. 얼마나 끈기 있게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글과 씨름하는지가 좋은 글쓰기의 공식이라면 공식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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