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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Apr 21. 2020

결합 지식

안정의 의미는 ‘바뀌지 않고 일정한 상태를 유지’, ‘육체적 정신적으로 편안하고 고요함’이라고 한다. 불안정은 안정되려 한다. 이를 위해 불안정한 개체는 동종, 이종, 외부 요인과의 결합을 통해 안정을 획득한다. 


개인은 불안정 존재이다. 개인이 변하지 않고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협력이 필수요인이다. 타인과의 협력 영역은 개인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요소이나 안정이 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이다. 타인과의 협력은 ‘내가 필요한 것을 타인에게 얻는’ 단방향 형태와, ‘내가 필요한 것을 얻고 타인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양방향 형태가 있다.


‘집단 지성’은 인간이 지구상에 나타난 이래 지속되어 온 안정화 노력이다. 힘을 합쳐 사냥을 하고 필요한 물자를 채집하고, 농업 혁명 이후 함께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며 필요한 물품을 만들었다. ‘집단 지성’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와 동일하지만 이 단어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것은 인터넷이 활성화된 이후이다. 


‘집단 지성’을 추구하는 무리와 이견을 가진 무리로 나뉘어 있다. ‘집단 지성’을 통해 가치를 획득한 집단은 이를 추구할 것이고 가치를 획득하지 못한 집단은 이견을 가질 것이다.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에도 사람들은 회의실에 모여 함께 머리를 맞대었다. 함께 협의해도 가치를 획득한 팀이 있는가 하면 혼란만 얻은 팀이 있다. 


이 글은 ‘결합 지식’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결합 지식’을 필자는 ‘동종, 이종, 외부 요소와 결합해 가치를 낳는 지식’이라고 정의하려 한다. ‘결합 지식’의 탄생은 ‘2인 이상의 사람들이 제공한 각 지식의 결합’이다. 그렇다면 ‘집단 지성’의 결과를 ‘결합 지식’이라고 이해해도 될까?


‘집단 지성’과 ‘결합 지식’은 과정과 결과라는 관계를 갖는다. ‘집단 지성’은 2인 이상의 사람들이 모인 집단을 하나의 지성체로 인식하는 개념이다. 필자가 ‘집단 지성’을 지성체로 보지 않고 과정이라 말한 것은 지식을 낳은 집단은 결코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각자의 지식을 가진 논의 구성원일 뿐이다. 다른 주제가 등장하면 그들은 이합집산을 반복할 것이다.


‘집단 지성’이라는 과정과 ‘결합 지식’이라는 결과에는 필요 항목이 있다. 

1) 하나의 ‘목표’를 중심으로 뭉친다.

2) ‘틀’을 형성해 논의의 범위를 정한다.

3) 각자의 지식을 공유하는 ‘논의’를 거친다.

4) 논의를 통해 발표된 다양한 지식을 ‘정리’한다.


목표, 틀, 논의, 정리라는 4가지 요소가 ‘집단 지성’과 ‘결합 지식’의 필요 항목이다. 결국 과정을 통해 결과가 산출되므로, 집단 지성은 방법이고 결합 지식은 결론이 된다.


1) 목표


목표는 문제 해결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는 개인으로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 범위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집단 지성 및 결합 지식은 문제 해결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2) 틀


결합 지식을 산출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지식이 발표된다. 산발적 지식의 향연을 막기 위해 발표 지식의 범위를 정한다. 집단 지성을 통해 결합 지식을 성공적으로 산출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발표된 지식을 틀로 한정하지 않고, 발표된 모든 지식들에 대해 ‘범위에 넣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브레인스토밍 회의 기법에 대해 알고 있다. 제시된 발표에 대해 이견이나 반대를 하지 않는 회의 방식이다. 구성원이 관련된 보유 지식을 제시하는 이유는 문제 해결이다. 따라서 청자의 판단에 따라 화자의 제시 내용을 함부로 배제하지 않는 것이 옳다. 즉, ‘틀’은 구멍이 가득한 종이와 같다.


3) 논의


구성원은 대주제를 세분화한 하위 주제를 중심으로 나눈다. 하위 주제가 충족될 때 대주제가 성취된다는 전제로 하위 주제를 나눈다. 이러한 논의 방식은 네 번째 요소 ‘정리’를 위한 환경 구성이다. 각 하위 주제 그룹은 브레인스토밍과 유사한 방식으로 논의를 하고, 제시된 모든 지식을 기록한다. 반대나 이견은 제시하지 않고 화자의 지식을 듣는다. 화자는 자신이 이 지식을 제시하는 이유를 청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발표할 의무를 가진다. 제시 지식은 목표 달성에 직접적 연관도를 갖는 것부터 간접적 연관도를 갖는 것까지, 핵심에 가까운 것부터 주변적 속성을 가진 것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를 논의 과정에 정리하지 않는다. 화자는 이해를 목표로 최대한 노력하고 청자는 이해를 목표로 최대한 노력한다.


4) 정리


각 하위 그룹 내에서 제시된 지식 기록을 정리한다. 정리 시 보완 및 이해도 향상을 위해 추가 자료 수집도 병행한다. 이것이 1차 정리다. 2차 정리는 각 하위 그룹의 논의 주제를 대주제를 기준으로 연관도, 핵심 여부를 가려 순서를 정한다. 3차 정리에서는 각 지식에서 문제 해결 방안을 구축한다. 구축 과정에서 발생된 의문은 발표자 혹은 그룹을 대상으로 인터뷰 한다. 3번의 정리를 거쳐 문제 해결 방법을 도출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하여 가능성을 타진한다. 추가 보완을 거쳐 최종 해결책을 적용한다. 틀에서 벗어난다고 판단되는 지식은 어떻게 범위에 포함시켜야 할지를 검토한다.


집단 지성 혹은 결합 지식의 창출 과정은 다양하게 발표되고 있다. 필자가 과정까지 언급하며 전하려는 핵심은 집단 지성 및 결합 지식의 창출에 명확한 목표가 설정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브레인스토밍 방식의 산발적 지식 제시를 문제 해결을 위해 정리하는 과정이 필수라는 점이다. 


우리는 같은 취미를 가진 동호회가 모여 카페를 개설한 커뮤니티를 알고 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시간을 영위하고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던 기억이 있다. 잘 된 커뮤니티가 있는가 하면 얼마 가지 않아 해체된 커뮤니티도 많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건 취미 영위를 위해서건 언제나 사람이 모여 함께 행동할 때는 크든 작든 목표라는 중심점이 필요하다. 인간의 협력과 단결을 형성하는데 필수적인 요소가 중심점, 즉 목표다. 과제가 주어지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열정이 발휘된다. 그 과제의 해결이 구성원 각자의 삶에서 갖는 가치가 높을수록 열정은 커진다.


기업 내 회의도 마찬가지다. 모든 인간에게 동일하게 24 시간이 주어진다. 그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 회의를 결정할 때는 명확한 목표가 수립될 필요가 있다.


참고 자료

https://brunch.co.kr/@seoulpol/7


"성공적인 발명가나 예술가는 방대한 지식들을 저장해놓고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것들을 끄집어 내서 결합한다. 그리고 재창조한다.


http://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2307222&language=ko_KR


기술지식의 범위가 확대되고 시장수요의 변화가 다양해지면서, 단일 사업(single business)의 지식만으로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거나 부가가치를 창출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종 분야(heterogeneous field)간의 지식을 결합하는 개방형 사업 혁신(open business innovation)이나 기술융합(technological convergence)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https://www.krm.or.kr/krmts/search/detailView.html?metaDataId=4b76f6dc19c6b4c90119ebd34fb016ab&category=Report


가상기업 구성원들이 가진 형식지와 암묵지를 결합할 수 있는 세부적인 지식결합 방법론을 제시하고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02/2016090285033.html


정상수 청주대학교 교수는 "집단지성이 언제나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집단지성이 나오기 위해선 개인의 뛰어난 아이디어가 우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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