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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Aug 03. 2020

잠재력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상한 존재다. 


인간에게 병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을 변화시킨다. 물론 코로나가 우리에게 ‘앞으로 생활양식은 이렇게’라고 지시를 내린 것은 아니다. 아무리 생명체가 관여된 것일 지라도 그럴 리가 있겠나? 전염병이다 보니 전파될 수 있는 장소에 가지 않았고, 나로 인해 전염되지 않도록 사람들과 떨어져 지냈으며, 모든 이에게 안전하다는 집에 있었고, 그럼에도 삶은 유지하려니 원격으로 온라인으로 일상 유지 방식을 변경했다. 전염병이란 한 점에서 영향력이 퍼져나가는 것이 마치 ‘나비 효과’ 같다.


이왕 사는 방식이 변화된 마당에 아직 찾지 못한 잠재력을 개발해 보는 것을 어떨까? 연령대에 따라 처한 상황에 따라, ‘그게 지금 할 소리야?’부터 ‘뭐라고?’까지 다양한 부정적 반응이 있을 것이다. 혹은 ‘잠재력 개발’이란 거창해 보이는 명칭에 설명을 듣기도 전에 질려 버릴 수도 있다. 일상은 바쁘고 바쁘고 바쁘다. 뭐가 됐든, 새로운 일에 투자를 하려면 눈에 투자가치가 보여야 한다. 더구나, 정색을 하고 ‘시간을 투자해서 자신의 잠재력을 식별하고 이를 실현하여 삶을 개선하자’라고 말하면, 너무도 거창한 말의 무게에 마음이 짓눌린다. 애써 외면할 이유가 생긴다.


어제 유튜브에서 ‘영어(외국어)’를 쉽게 배우는 방법‘이라는 영상을 우연히 발견하고 들어봤다. 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사람도 소화 과정은 동일하다. 입과 목구멍을 통해 음식물이 섭취되어 위에 도달하고, 그 과정에서 소화가 시작된다. 언어를 배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사람들이 언어를 배우게 되는 방식은 동일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 여러 연구를 보면, 우리는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들으며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언어부터 받아들인다. 4세 일본인 아이를 관찰했다. 단어, 문법, 문장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몇 개월 동안 그 아이의 입에서 영어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아이가 말한 영어는 주위에서 들은 이야기 중 수용 가능한 단어 혹은 문장이었다. ’Leave me alone’, ‘get out of here’. 연말 이 아이가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때 주위 아이들만큼 영어로 이야기를 했다.‘


잠재력을 식별하고 이를 실현하는 방식은 전 세계 사람에게 동일하고 이미 모두 알고 있다. 새로운 일에 시간을 투자하는, 그런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왜 지금 잠재력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는가?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의견 표현은 무엇일까?


필자의 이야기로 시작해 본다.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왔다. 누가 보든 ‘제대로 하고 있군’이라고 말할 인생의 행로를 밟기도 했고, 마음을 뒤흔드는 이유로 그 길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조금만 더 늦게 내려왔다면 좋은 대학에서 좋은 시작을 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인생은 어떤 경로를 밟아왔던 끊임없이 노력해야 생각한 만큼 살아갈 수 있다. 그 생각의 규모는 클 수도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최근 들은 이야기가 있다. ‘나도 그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이야기였다. 


첫 월급을 받으면서 급여의 80%를 저축하는 것이 20대의 동향이라는 이야기. 그것이 20대를 대표할 동향인지, 눈에 닿는 범위 내의 이야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급여의 80%를 저축하는 이유는 40대 은퇴를 위해서라고 한다. 세상의 동향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진실은 아니다. 누구나 그렇게 해서 성공에 닿는 것은 아니다. 100인 100색의 삶. 각자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장애물도 다르고 그 강도도 다르다. 그러나 40대에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20~30대의 수입 중 80%를 저축한다는 그들의 생각은 부럽다. 


또 한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4명의 남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지방에 논을 샀다. 모든 농사일을 거의 100%에 가깝게 기계화 자동화 했다. 요즘은 100%에 가까운 기계화 자동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씨를 뿌리고 수확 하는 과정을 모두 기계로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수확한 작물을 정부와 거래를 했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유통망이 아니라 선발되면 반드시 구입하는 정부를 고객으로 삼았다. 그리고 주변의 나이 많은 농부들의 논부터 대신 경작하고 이익 배분을 하며 사업을 키워간다는 이야기였다. 


40~50대가 되면 전원생활의 꿈을 꾸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대부분 텃밭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는 색다르게 들었다. 텃밭은 알겠는데, 100세 시대 이들은 텃밭에서 수입을 얻을 것인가? 상추를 팔고 허브를 팔면 될까? 그 정도의 텃밭 규모는 될까? 연금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며 한가로운 생활을 한다는 생각일까? 40대에 은퇴하면 60년 동안, 살아온 기간보다 긴 시간을.


두 가지 이야기 중 전자는 잠재력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후자는 약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전자는 시작의 이야기고, 후자 역시 시작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전환의 이야기일 수 있다. 후자의 주인공들의 사회생활은 회사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니 그들은 변화를 한 것이긴 하다.


우선 사업의 이야기는 되도록 삼가겠다. 잠재력에 집중해 보겠다.


잠재력은 사전을 찾을 것도 없이 ‘아직 실현되지 않고 숨어 있는 힘’이다. 독자의 나이가 얼마이건 간에, 지금까지 살아온 길이 잠재력의 실현과정일 수 있다. 그러나 주위의 말에 동의한 삶일 수 있다. 주위의 말에 동의했더라도 능력이 없다면 헤쳐 나오기 힘들지만.


잠재력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식별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다중 지능 검사라는 것이 있다. TV 다큐멘터리에서도 다루었던 주제다. 그것을 지금 한 번 해보자. 꼭 아이들만 받으라는 법은 없다. 절대적 측정 수단은 아닐지언정. 정식으로 MBTI 검사도 받아보자. 두 가지 검사에서 여러분이 할 일은 정직하게 답하는 것이다. 모르면 모른다고, 그렇다면 그렇다고. 모두 기입한 답지를 남에게 제출한다고 하여 진심을 숨기지 말자.


태어나서 지금까지, 지금은 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는 것 중,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몇 시간이고 앉아서 하며 하는 동안 재미있어 죽겠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돈이 되는 일인지, 그렇지 않은지 상관없다. 게임일 수도, 요리일 수도, 드립 커피 내리기일 수도, 도박일 수도, 운동일 수도, 누군가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일 수도 있다. 혼자 하는 일일 수도, 여러 명이 함께 모여 하는 일일 수도 있다. 개인주의적일 수도, 이타적일 수도 있다. 그것이 무엇인가? 이것이 잠재력의 식별 방법이다.


그 다음은 훈련의 문제다. 물론 ‘훈련에 시간을 투자할 것인가‘라는 자문에 망설일 수도 있다. 그런데 아까 이야기하지 않았나? 아무도 시킨 사람이 없는데 재미있어 죽을 것 같은 일이라고. 망설이는 이유는 ’일상과 병행할 수 있는가‘이겠지만, 지금은 그냥 글을 읽는다 하고 망설이지 말아보자.


확인된, 아니 확신이 생긴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방법은 그 분야의 스승과 상의를 해보자.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훌륭한 선생님을 찾아보라는 말이다. 어떤 길을 찾을 때 우리는 그 분야 최고를 찾는 버릇이 있다. 최고를 찾아 그들의 성공사례에 심취하고 그들의 방법을 탐구한다. 필자는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잠재력을 공감하고 이를 일깨우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그 분야 최고인 슈퍼맨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가진 선생님이다. 훈련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그런데 신기한 일은 그 선생님이 자기 자신일 수 있다. 재미있게 심취하고 집중하는 과정에서 방에만 있지 않는다. 다양한 자료를 찾고 여러 사람을 만난다. 이미 유행은 지나 회자조차 되지 않지만 동호회, 커뮤니티를 찾거나 꾸리는 것도 방법이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참여자는 가치를 획득한다. 그러다 보면 위에서 말한 ‘선생님’도 만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재미있어 죽겠는 일을 하며 평생을 보내는 방법은 수용 가능한 방식, 즉 자신의 재미를 좇고 동일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는 방법, 즉 자신이 수용 가능한 단어부터 받아들이는 일이다.


다시 투자 가치로 화두를 돌려보자. 


진정한 삶의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도 그 그룹에 속해 있다. 자칭 현실주의자들은 비현실적이고 논리적이지도 않으며 신빙성이 없다고 한다. 물론 그들은 그렇게 살지 않으니 자신의 잠재력을 좇아 사는 방식이 진실로 비현실적이고 비논리적으며 신빙성이 없는지 알지 못한다. 즉, 우리가 귀담아들을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그렇게 살라고 강요라도 받은 듯 도시락을 싸다니며 말리려 한다. 마치 착한 일을 하는 사람들인 양. 이런 말에 귀 기울이지 말라. 이들에게 자신의 삶의 주도권을 주지 말라. 비록 그들이 나의 부모, 형제, 자매이더라도. 내가 재미있고 내가 집중하는 일이다. 그들이 재미있어 하고 그들이 집중하는 일이 아니다.


잠재력 식별 및 실현은 투자할 가치가 있다.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지만 자신 만의 그림체가 있다. 매일 그리고 매일 즐겁다. 그린 것은 소셜 네트워크에 올린다. 자신의 작품을 자신의 공간에 게재한다. 누가 이끌지 않아도 스스로 더 잘 하려고 노력한다. 정보를 수집하고 연습을 한다. 고통스럽지 않다. 하루에 단 5분을 하더라도 그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다. 그런 사람의 작품에서는 사람을 끄는 향기가 난다. 


블루보틀 창업자는 ‘The Blur Bottle Craft of Coffee’라는 책에서 ‘나는 오히려 커피 산업에 대한 선입견이 없었기 때문에 더 자유롭게 달려들었고, 나 자신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라고 회상한다.


완전 집중의 세계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힘이 있다. 세상은 변하고 어제 유희이던 것이 오늘 사업거리가 된다. 그러니 자신의 잠재력을 찾고 이를 실현하고, 재미있어 죽겠고, 집중하며 신나게 살아보자. 투자 가치를 따지지 말라. 이는 투자하고 이득이 돌아오는지 가만히 지켜보는 세계가 아니라, 재미있어서 한 없이 집중에 집중을 거듭하는 몰입의 세계이니까.


그리고 잠재력이 사업이 되는 순간은, 자신에게 집중한 사람의 향기에 이끌려 그 잠재력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모인다. 상호 인정할 수 있는 적정한 대가가 결정되면 그것이 사업이다.


잠재력을 좇고 집중한다고 하여, 일상을 집어 던지라는 말은 아니다. 개화(開花)는 기다림이다. 이번엔 즐거운 기다림이다. 마음 졸이는 기다림이 아니다. 즐거움에 취해 있다 보면 꽃이 피는 그런 기다림이다.


http://blog.naver.com/michael901/50030538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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