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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Jan 14. 2021

재택근무, 일과 일상의 분리

변화를 겁내지 않는다

Photo by Matteo Vistocco on Unsplash


McKinsey가 9개국 800개 일자리를 분석해 보니 해당 근무자의 20% 이상이 사무실에서와 같이 재택근무를 효과적으로 전개할 수 있었다고 한다. 

https://www.mckinsey.com/featured-insights/future-of-work/whats-next-for-remote-work-an-analysis-of-2000-tasks-800-jobs-and-nine-countries?cid=other-eml-dni-mip-mck&hlkid=73a5b08e3f064cf3a8181ea20aee648f&hctky=2341858&hdpid=c2610fbe-86d0-4b53-9af0-ed5871de8e68#


재택근무를 해 보니 어떠한가? 집 전체가 탕비실 같은가? 회사 다니느라 준비되어 있지 않은 일상이 시도 때도 없이 치고 올라오나?


모르긴 몰라도, 절대 늦잠은 자지 못할 것이다. 이는 상사와 화상회의를 통해 혹은 앱을 통해 출근 스탬프를 찍지 않아도 그렇다. 그리고 출퇴근 시대에 어떻게 일상과 일을 병행 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것이다.


필자 사견은 이렇다. 


현대사회는 농업혁명의 기반 위에 세워졌다. 농업혁명은 인간이 쉬지 않고 일하는 경제 구조를 발생시켰다. 산업혁명으로 인간의 일이 기계로 대체 됐다. 근대를 지나 현대에 도달한 인간은 지적혁명이 오네 왔네 하고 있다. 이젠 기계 관리를 인공지능이 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디지털 노마드가 아니더라도 계속 노마드 생활을 해야 할 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이 사실이라면, 그 원인은 식량 생산처가 농업으로 대변되는 1차 산업으로 국한됐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원인은 산업이란 테두리로 인간 생명 유지에 필요한 모든 것이 전문 인력으로 생산자가 국한 됐기 때문이다. 나머지 하나는 필요한 것을 구하기 위해 화폐가 있어야 했고, 화폐는 일을 해야 생겼다. 1차 산업에 뛰어들던 공장에 들어가던, 회계 장부를 작성하던.


농업 Photo by Gabriel Jimenez on Unsplash


필자의 사견이 모든 것을 보여줘다 말할 수 없지만, '돈'이 없으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필수품을 구할 수 없고, '돈'을 가지려면 '일'을 해야 한다. 도시로 집중될수록 이런 현상은 농도가 진해졌다.


그렇다고 산에 들어가도 무엇이 식량인지, 어디에 거주할 동굴이 있는지, 어디에서 동물을 잡거나 튼튼한 식물을 구해 옷을 만들지 알지 못한다. 수렵채집에서 농업으로 변화되면서 대부분의 인간이 위대한 '손'의 기능을 펜 잡는 일로 전환했다. 원래의 '손' 기능은 전문가만 유지 계승하고 있다.


그러니 사무실 근무든 재택근무든 열심히 해야 한다. 또한 의식주를 유지할 일상도 뺌 없이 수행해야 한다. 


1인 가구의 경우를 보자. 입이 하나라 살림 규모도 작으니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상대적으로 잘 유지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안타깝지만 4인 가구든 1인 가구든 일상의 항목과 일의 항목은 다르지 않다. 가장 큰 차이는 '자녀' 등 부양가족의 유무뿐이다. 하지만 자녀가 혼자 행동하게 되면 항목은 유사해진다.


여기쯤에서 각설하자.


재택근무 시 일과 일상을 잘 분리해 효과적으로 수행할 방법을 찾아보자. 출퇴근 지옥이 싫었는데, 이젠 버스 창밖을 보며 듣던 음악이 그립다면 귀에 에어팟이라도 꽂자.


1. 사무 공간을 어디로 정할 것인가?


작업 공간 Photo by Kari Shea on Unsplash


사무 공간 구성 요소를 보자. 인터넷, 노트북&마우스 듀오와 소프트웨어 가족들, 스마트 폰, 급하게 메모할 종이와 펜, 그리고 소소한 지원 도구들(포스트잇에 적어 붙이던, 플래너에 쓰던). 이정도의 장비가 놓일 곳을 찾아보자.


식탁이거나, 그래도 책상이 있었다면 책상이다. 가급적 식탁과 책상은 분리하는 것이 좋다. 책상을 추가할 곳이 없으면 밥상이라도 하나 사서 바닥에 놓자. 침대에 앉아 노트북 받침대를 튼튼한 다리위에 놓고 일할 생각은 말자. 곧 누울 테니.


집중력과 의지력이 남다른 분들은 어디든 괜찮지만, 그분들도 식탁에서 일하는 일은 피하라 권하고 싶다. 집의 넓이에 상관없이 일과 일상을 대표하는 가구는 책상과 식탁이다.


2. 일-일상 전환점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터닝포인트 Photo by Will Francis on Unsplash


예전엔 출퇴근 시간이 터닝포인트였다. 출퇴근 시간을 통해 뇌는 전환 준비를 한다. 긴장감도 높인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구성할 지 생각한다. 저녁 약속이 있고 냉장고가 비었고 아이 준비물을 사야 한다. 이런 일상을 일 중간에 끼워 넣기도 한다.


이젠 나가지 않는다. 필자는 기상 시간을 정하고 매일 샤워를 하거나 귀찮으면 세수라도 하라고 권하겠다. 


재택근무의 대명사, 작가 중에 (물론 작업실이 있는 분도 많다) 무라카미 하루키나 정세랑 작가는 아침형 인간으로 알고 있다. 오전 오주에 작업에 집중하고 저녁에 음악 감상, 독서 등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즉 시간을 구분하고 이를 준수한다.


이렇게 크게 달성한 분이 아닌, 우리 일반인이 전환점을 삼을 만한 것은 세수 혹은 샤워일 것이다. 씻고 잘 때 입은 옷을 일상복으로 갈아입는다. 일어나자마자 음악을 틀고 정신을 차리는 것도 좋은 시작이다.


즉, 뇌가 '이제 일할 시간임'을 알아듣고 준비할 신호를 제공하자. 방법은 개인차가 있을 것이다.


3. 점심시간을 정하자.


점심시간 Photo by Anne Nygård on Unsplash


사무실에서는 '점심시간 전에 끝내자' 이렇게 생각했다면 재택근무에서도 점심시간을 정해 두자. 


사무실에서의 점심시간은 오전 근무에서 오후 근무로의 전환점이다. 탕비실에서 도시락을 먹던, 외식을 하던 뇌는 일에서 점심식사로 전환된다. 그리고 식후에 커피를 마시든 천천히 걸어서 사무실로 돌아오든 오후 근무 준비를 뇌가 하도록 한다.


재택근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4. 제일 일이 안 되던 시간을 떠올린다.


집중 Photo by Charles Jackson on Unsplash


일상을 몰아서 처리할 시간이다. 이는 사무실 생활에서도 활용했던 방법일지 모른다. 세탁, 대청소, 장보기는 주말에 몰아서 하기로 했으니 당장 필요한 부족분을 채우거나 대체할 것을 찾는다. 아이들 일일 수도 있다. '좀 더 자립심을 길러주었다면...'하고 후회해도 당장 바뀌는 것은 없다. 


매일 손이 가는 일이 일상에 있다면 이 때 몰아서 처리한다. 택배나 배달도 급한 것이 아니면 특정일로 몰아둔다.


5. 가족도 변해야 할 때다.


교육 Photo by Adam Winger on Unsplash


전술한 바와 같이, 아이들의 모든 일을 내 손으로 대신했다면, 이젠 조금씩 바꾸어야 한다.


1) "일할 때는 놓아둬"라는 메시지를 아이들이 인식하는 것이 가장 좋다. 혹은 아이들도 재택학습이라면 일정을 맞춘다. 


공부도 스스로 하지 않고 게임만 한다면? 아이의 장래를 인문계에서 게임 산업으로 변경할 것도 생각해 본다.


장난스러운 표현이 아니니 너무 충격 받지 말기 바란다. 필자는 아이에게 무엇이든 열심히 할 것을 정하라고 강조해서 이렇게 말한다. 반드시 공부일 필요는 없다. 5살, 9살부터 예술, 스포츠 등 집중할 수 있는 분야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둔 사례도 있다. 시키지 않아도 집중하는 분야에서 아이는 천재가 된다. 부모의 마음에 들고 들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 세상은 변했다. 그것이 예전엔 일부러 숨겨두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아이들 눈에도 보인다. 이번을 기회로 지금까지 아이에게 무엇이 노출되었는지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반성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2) 행동으로 보여준다. 

무엇인가 이루기 위해서는 냉혈하게 끊어내야 한다. 12:00 pm에 일과 일상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없다. 멀티테스커도 시퀀스가 있다.


3) 매일 조금씩 개선한다. 

첫 술에 배부르지 않다. 자신도 가족도 모두 처음 겪는 일이다. 이미 1년이 지나고 있으니 익숙해진 가정도 있겠지만, 재택근무 시작 시기는 기업마다 다르고, 1년이 지나도 엉망진창일 수 있다. 괜찮다. 처음 아닌가? 처음일 때는 두손을 마주잡고 가슴에 모은 후 눈동자를 사방으로 성실하게 돌리는 것이다.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실수를 바로잡고 ‘어서 어른이 되자~~’이렇게 기도하는 것이다.


6. 이제 TO-DO List를 정리하자는 말을 한다.


할 일 목록 Photo by Emma Matthews Digital Content Production on Unsplash


목록은 '일상'과 '일'로 구분한다. 그리고 두 분류 하위 항목을 합쳐 우선순위를 정한다. 그리고 목표 소요 시간과 일의 완료를 확인할 산출물을 명확히 정한다. 마지막으로 순서를 타임라인에 정리한다. 


첫 날부터 어그러질 수 있다. 작심3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피드백 feedback'이란 고급 문화를 내 것으로 해보자. 


피드백은 결과를 보고 과정을 수정해 더 나은 결과로 전환하는 문화다. '오늘 계획은 이러했는데, 이런 이유로 엉망진창이 됐어'로 마무리되는 것은 바보의 일기다. 언제나 ‘그래서 뭐 So What?’이 있어야 한다. 결과가 안 좋으면 방법을 찾아라. 우리는 빙하기를 넘긴 선조의 후손이다. 엉망진창 재택근무와 빙하기, 무엇이 더 절망적인가? 내 발등의 불이 가장 뜨겁나? 하하하.


7. 퇴근 시간을 정해라.


퇴근 Photo by Daiga Ellaby on Unsplash


출근 시간을 정하라고는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다만, 샤워라든가 세수라고 말한 기억이 분명하다. 아이들에게도 기억시킨다. 퇴근 시간. 그 시간 이후엔 내 곁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반복해서 인식시킨다. 아이들이 아빠가, 엄마가 '일을 한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게 할 기회가 된다. 그 전엔 '출근하고 없어'였다면.


여기까지 정리해 봤다.


우선은 이렇게 시작해 보자. 쭉 읽고 '나는 불가능해'라며 던지지 말아라. '나는 불가능해' 이후에 '나는 이렇게 하겠어'를 정한다. 내 방법이 없을 때는 모방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개선 방법이다.


P.S.

아이가 너무 어리다면? 지금까지 어떻게 했나? 어른이 집에 오셨나? 외부 기관에 맡겼나? 집이 일터가 됐다고 변경할 필요는 없다. 주위에 손이 닿는 사람들이 있다. 오히려 어른에게 더 잘하고 외부 기관에 수고한다고 선물이라도 보내보자.


P.S. II

퇴근 시간이 되면 무조건 밖으로 나가라. 집 주변을 한 바퀴 돌던, 저녁에 필요한 물건을 사러 가던. 환기를 잘 해야 하지만, 오늘 일을 끝내고 뇌를 전환하고 의자에 얹혀 있던 다리에 피가 돌게 한다. 이 때 편한 운동화다. 잊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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