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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Jun 05. 2021

헬스케어 개인화, 그때가 왔다

*커버 이미지: Photo by Owen Beard on Unsplash     


*출처: https://www.economist.com/business/2021/06/05/the-big-pharma-firm-that-saw-the-future     


Roche는 스위스 제약회사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기업이다. 1896년 설립된 이 회사는 현재 설립자 Fritz Hoffmann-La Roche의 후손, André Hoffmann이 사내 최대 주주 그룹을 이끌고 있다. André Hoffmann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옹호자이며, 사업의 목표가 돈을 버는 데 있지 않다. 임원들조차 신속하게 매출을 늘리는 것을 단념하고 있다. 2008년부터 이 회사를 선도하는 오스트리아인 Severin Schwan은 급여 대부분을 10년 동안 회사 주식에 묶어 두었고, "문자 그대로 자신의 기득권"을 장기적 미래에 집중하고 있다.     


Roche를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이 회사가 20년 동안 개인화된 헬스케어를 창출할 노력으로, 약품 생산이라는 주력 업무와 함께 시선을 끌지 않도록 진단 부서를 육성해 오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부서는 매출의 1/4을 차지하고 있고 제약 부서보다 낮은 마진을 내고 있어, 오직 블록버스터 약품만을 갈망하는 투자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Hoffmann 가문의 인내심이 아니었다면, 일부 사업 의심자와 활동가들이 이미 오래전에 Roche를 압박해 이 부문을 매각하거나 기업 분할하게 했을 것이다.     


https://nordicbiosite.com/blog/discovery-of-the-dna-double-helix-65-years-on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 동안 이 부서는 질병을 초기 단계에 진단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다. 이번 COVID-19 사태에 이 부서는 회사에 기여를 했다. Roche는 스타 백신 생산자는 아니었지만, 가장 큰 사업인 암 치료 사업 둔화에도 불구하고, 특별할 것 없는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중합효소연쇄반응)과 항원 테스트로 크게 이익을 얻었다. 게다가 분자 생물학의 유전자 시퀀싱 및 기타 기술의 진보로, COVID-19 바이러스인 SARS-COV-2를 식별하고 이에 대항하는 방법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는 생명공학과 진단 간 결합의 가치를 돋보이게 했다. 두 분야 모두 Roche가 탁월한 역량을 보유한 분야다.      


Roche는 이제 이 부서를 없애라는 목소리에서 벗어나, 오히려 이 부문을 배로 늘리고, 디지털화 및 진보된 데이터 분석으로 확장해 개인화된 암 치료법을 창출하고 있다. 생명공학 벤처 캐피털 회사 Abingworth의 사장 Tim Haines는 이것은 "진단 사업의 황금기"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1년 전의 투자가, 바보 같은 소리를 하고, Basel에 기반을 둔 회사를 선견지명이 있어 보이게 만들고 있다.     


진단 경력이 있는 Schwan씨는 이제 겨우 자신의 흥분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암은 개별적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진단은 환자 개인의 유전적 차이와 기타 차이를 식별하여 보다 개인화된 치료를 하게 한다. 개인화 치료 시장은 블록버스터 약품 시장보다 작지만, 환자의 치료가 호전될 경우 약물의 가치는 비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게놈의 바다를 샅샅이 살펴보면 훨씬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Photo by pina messina on Unsplash


환자 정보의 축적은 사생활 침해 우려로 인해 거북한 이슈였다. Schwan 씨는 이젠 전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지난 2년간의 판데믹이 분위기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첫째, 데이터 고속 처리(data-crunching)의 활용이 COVID-19 대응 속도를 높이면서, 의료 당국, 병원, 그리고 의사들이 의료 기록 공유라는 아이디어를 흔쾌히 받아들이게 했다. 물론 정보가 익명으로 제공될 경우이다. 이는 어떤 거대한 기술이 아니라 생명공학일 뿐이다. 그는 "우리는 개개인의 의료정보를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We are not in the advertising business)"라고 말한다. 둘째, 규제 당국은 그의 설명을, 실시간으로 임상시험 데이터에 액세스하여 약품 승인 속도를 높이는 "놀라운" 의지로 생각했다. "왜 우리는 생명을 구하는 암 치료제에 대해 동일한 일을 하지 말아야 하나?"     


면역제 치료법 분야에서, 종양학 분야 경쟁자인 Merck는 최근 Roche를 앞질렀으며, Roche는 이러한 디지털 흐름이 바뀌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2018년 두 건의 미국 내 인수는 특히 생산적이라 할 수 있다. 하나는 종양 생검 대신 혈액 샘플 DNA로 암을 식별할 수 있는 유전자 시퀀싱 기업 Foundation Medicine이다. 다른 하나는 임상시험을 보완하면서 실 세계에서 환자 데이터를 생성하는, 암 관련 보건 기록 전문 기업 Flatiron Health이다. 이 두 기업은 Roche가 암에 대한 통찰력이라 부르는 것을 생산하고 있다. 진단 사업에서와같이, 이 두 회사는 자체 약품 개발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혼자 힘으로 라이벌에게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 이 두 회사는 아직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통찰력 있는" 사업은, 더 크진 않지만, 진단 및 제약만큼 큰 규모로서 Roche의 세 번째 기둥이 될 수 있다고 Schwan 씨는 말한다.     


드러나지 않은 위협요소는 존재한다. 생물학은 자연 그 자체만큼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하다. 데이터 분석이 다른 산업에서처럼 유용하지 않을 수 있다. Roche는 이 분야를 독식하지 않을 것이다. 실리콘 밸리의 테크 거인들이 이미 억지로 끼어들고 있다. 그리고 Roche가 기반을 둔 유럽은 오래전부터 데이터 수집 및 개인정보보호에 결벽성이 있었다. 그 같은 성향이 의료 분야에 미칠 경우, 유럽 헬스케어 산업을 방해하게 될 것이다.     

Photo by Julia Zyablova on Unsplash


다시 말해서, Roche는 예상치 못한 일을 해결한 경험이 있다. 스위스 투자 기업 Vontobel의 Stefan Schneider는, 연 매출 21억 달러의, 3대 항암제의 특허가 만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유지된 드문 업적을 달성한 점을 지적한다. Roche의 면역 치료제 Tecentriq은 최근 폐암 초기 단계에 유망한 결과를 보여주었고, 이는 큰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Roche는 자사의 혁신적 열정을 해치지 않고 시장 동향의 첨단에 선 생명공학 기업을 매입하는 기술을 습득했다.     


블랙 스완

실제로, Roche의 성공은, 장기적 관점의 힘을 증명하고, 지속가능성 같은 개념에 집중한 주주들이 상업적 성공과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Schwan 씨는 Hoffmann 가의 영향력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 그는 미국 내 약품 가격이 높은 것을 옹호한다. 그는 강력한 지적 재산권 보호를 지지한다. 미국 정부가 COVID-19 백신 특허 포기를 지지했을 때, 그는 이를 공산권 동독의 제약회사 국유화와 비교했다. Roche는 흔히 볼 수 있는 기업이 아닐 수 있다. Roche는 유럽 내 전 세계급 거대 기업 중 하나로서 배짱 있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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