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이미지: Photo by Antônia Felipe on Unsplash
나침반이 북쪽을 가리키지 않는다면, 이곳의 나침반을 구한다.
언제나 정북을 가리키는 나침반은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도구다. 처음 방문한 장소에서 지도가 없더라도 나침반이 있다면, 남쪽이나 동쪽으로 방향을 잡고 나아갈 수 있다. 단지,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가면 사람이 사는 곳에 닿을 것이기 때문이다. 남향의 집, 해가 뜨는 곳을 향한 경배. 이 두 가지 기억이 남쪽 혹은 동쪽으로 마음을 정한 근거다. 북쪽은 죽음을 연상시키고, 서쪽은 해가 지는 곳이므로 사람들은 모여있지 않을 것이다. 기쁨, 즐거움이 추구하는 바이고 슬픔, 분노는 해결할 과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제 오후는 한가했다. 좋았다. 여유롭게 일한다는 것을 체험한 날이다. 가볍게 놀리는 손가락, 한 문장씩 검토하고, 초안을 작성하고 검토할 수 있었다. 다시 읽어 보니 오탈자를 제외하고도 문장이 어색하거나 뜻이 통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아무리 바빠도 제출 전에 한 번 읽어 보리라!'
업무 공간에서 한가하다는 말의 의미는 '찾는 사람이 없다'일 수 있다. 팀장의 과업 할당, 관련 업무자의 협력 요청, 이미 일을 하고 있는데 다시 불러 일을 주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다. 이런 시간이면, '내 리듬, 내 속도'로 일을 할 수 있다. 이런 자유의 시간은 희박하니까 만나면 더 즐겁다. 좋아하니까 만남이 즐거운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줄 수 없는 즐거움을 주니까 즐거운 것이다. 이것이 여유의 맛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여유로울 수 없을까?
여유롭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일을 줄이는 것이겠지?
일을 줄이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일을 줄인다는 것은, 하루 처리량을 줄인다는 의미이다. 내 일의 처리량을 줄이려면, 누군가와 일을 나누면 되지 않을까? 신입 후배이든, 동료든. 모든 일을 나눌 필요는 없다. 혼자 처리할 수 있는 일은 혼자 처리한다. 혼자 처리할 일이 몰리면 나눈다. 혼자 처리하기 벅찬 업무는 역할을 나누어 처리한다. 이렇게 나누면 어떨까?
사실, 내가 받는 연봉에 맞는 일의 양이란 규정되어 있지 않다. 공식화된 항목으로 기술해 보면, 하루 8시간 근무, 초과 근무 시 수당 지급 정도일 것이다. 이 제도의 맹점은 하루 8시간 동안 처리할 양의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동일 시간 내 처리량이 많은 사람과, 처리한 일이 가져온 성과가 회사에 크게 기여한 경우이다. 같은 연봉을 받는데, A는 하루 처리량이 10건이고 B는 6건이다. 여기서는 A의 승리. 그런데, A의 10건이 가져온 회사 기여도는 7이고, B의 6건이 가져온 회사 기여도는 9다. 기여도는 매출이 늘거나, 비용이 줄거나, 순이익이 늘어난 경우이다. 덧붙여 가성비 높은(투자 대비 수익 비율)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우이다.
그러니 동일한 연봉을 받는 두 사람이 함께 업무를 나누어 처리해도 가져온 회사 기여도가 높으면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인력의 증원이 여유를 만들어 낼까, 과연?
기업은 매년 혹은 반기에 한 번 인력을 충원한다. 스스로 자리를 내려놓은 사람이 있고, 기간이 되어 물러난 사람이 있으며, 기업이 내놓은 사람이 있다. 혹은 새로운 역량으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만일, 기존 진출한 시장을 신제품으로 대응하기 위해 혹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고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력을 확보한 경우가 아니라면, 수학적으로 신규 인력이 충원되는 부서는 여유로워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기존 인력의 일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을 신규 인력에 배정한다. 인력을 보충하는 이유는 기존 과업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면, 기존 5명의 구성원이 10개의 고객사를 상대했다고 하자. 5명이 균형 있게 고객사 2개씩을 맡은 것은 아니다. 2명은 가장 많은 매출을 주는 고객사 한 곳에, 나머지 3명이 9개 고객사를 담당했다. 5명 모두 죽을 맛을 보며 일하고 있다. 여기에 2명의 신규 인력이 들어왔다. 한 명은 빅 고객사에 배정됐고, 나머지 한 명은 새로이 계약된 고객사를 담당했다. 빅 고객사 담당 2명의 일이 줄어들었을까? 아니다. 새로운 인력이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 일이 늘었다. 빠르게 적응해 주면 빙고! 나머지 3명의 기존 구성원은 어떨까? 고객사는 다르지만, 신규 인력의 적응을 돕느라 일이 늘었다.
이런 이야기라면, 클론에 가까운 존재가 생겨 내 곁에 앉는다고 나를 돕지 못한다. 나와 같은 사고방식과 가치관, 비슷한 작업 처리 속도. 문서 하나를 작성해도 둘이서 나누어 작성하면 혼자 작성한 것과 같다. 이것은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다. 따로 상의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Pros)과, 동일한 오류를 저지를 단점(Cons). 그래도 서로 마음을 이해하는 협업자는 없기 때문에 갖고 싶다.
그런 클론이라도 입사 처리가 되면, 신규 고객사를 담당하거나 빅 고객사의 일을 할 것이다. 빅 고객사는 끊임없이 매출을 쏟아내는 대신, 끊임없이 새로운 일과 주문을 던진다. 국지성 폭우로 가득한 장마같이. 나의 클론은 나와 비슷한 시점에 지쳐 주저앉을 것이다. 클론이란 신기한 존재도 일하는 사람이 되면 동일한 환경에 처한다. 이러한 결과가 반복되는 이유는, 첫째 팀장은 내 연봉에 맞는 일의 양을 알려 하지 않는다. 둘째, 업무 처리량과 속도, 생산성은 중간관리자의 인사평가 항목이다. 새로운 일을 계속해서 처리해내지 않으면 매출은 금방 바닥을 친다.
두 번째 방법, 회사의 일은 내 삶의 목표인가?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지원했고, 시험을 통과했으며, 지금 이 자리에 이르렀다. 생각한 모양새와 다르다. 세계 최대의 SNS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고 싶었다. 그 멋진 광고 제작의 일원이 되고 싶었다. 원하는 대로 일원이 됐다. 하지만, 신입 때 제작팀의 잡일을 했고, 경험이 쌓이며 보직을 맡았지만, 일은 어렵고 내 아이디어는 거의 채택되지 못했다. 자기 계발을 하고 성공한 사람들을 참고하며, 마케팅의 원론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만족스럽게 개선되지 못한다. 내가 나를 잘못 판단한 것일까?
더욱이, 회사원은 회사의 오너나 설립자의 꿈을 이루는데 애를 쓰는 사람이 아닌가? 내 꿈이 아니라 남의 꿈을 실현하고 급여를 받는 사람이 회사원 아닌가? 그러니 이 일은 나의 꿈도 목표도 아니다. 자신을 잘 모르고 회사를 잘 모르고 선택한 에러다. 자, 바로 잡자.
원하는 일을 하면 신이 난다. 어려움도 어렵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고난을 넘는다는 감각도 없다. 원하는 일을 하니 무엇을 해도 즐겁고, 난제는 경험과 쾌감의 중심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즐겁게 대할 수 있다. 이렇게 즐거운데 여유롭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회의가 즐겁고 책상 일도 재미있다. 바쁘다고 느끼지 못하고 발이 손이 머리 회전이 더 빨라진다. 이런 상태라면 삶의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
정리하면, 성과를 내는 일을 하면 즐겁다. 삶이 힘들다 느낄 여유도 없다. 등을 짓누르는 책임감도 즐거움이 되고 나날이 늘어만 가는 일도 더 늘리고 싶어진다. 좋아하는 일이고 나를 충족시키니까. 물론, 이런 일은 세상에 없다. 단언할 수 있다. 이는 운동과 노동 모두 근육을 소모하며, 일이든 운동이든 하면 반드시 휴식해야 하는 것과 같다. 칭찬도 3일, 욕도 3일.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그 기쁨의 끝은 반드시 찾아온다.
두 가지 방법 모두 만족스러운가?
하나는 인력 지원이고 다른 하나는 성과를 내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럼 여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매일 나침반을 점검하고 선택한 방향이 옳음을 확인한다. 쓸데없는 힘쓰기는 지양하고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최적화된 방식으로 일을 한다. 집중과 휴식의 균형을 이룬다.
현재의 어려움은 나의 선택의 결과. 어른은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결과를 감내한다. 나의 일이 타인의 배를 불린다고 생각하면, 삶의 여유를 찾을 방법,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잡을 방법을 찾고,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는 노고를 들이게 된다. 생각 하나로 삶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원효 대사가 만일 해골의 물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갈증을 해소하지 못하고 맑은 물을 찾기 위해 빛이 없는 산속을 헤맸을 것이다. 해골의 물이라는 것을 알았어도 물이라고 마신다면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해골의 물 부분이 아니라 갈증 해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