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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Jan 16. 2022

포식자는 악인가


소, 돼지, 닭, 요즘은 양까지. 그들에게 인간은 '악(惡)'인가? 


그들은 억울한가? 들에서 잡히지 않고 산에서 잡히지 않고, 나서 자란 목장에서 식품 처리 장소로 가는 것이. 매일 낳은 달걀을 내어주는 것도, 고개만 돌릴 수 있는 집이 주어진 것이.


소, 돼지, 닭, 요즘은 양까지 생명으로 존중받지 못한 것에 억울함을 느낄까? 대응할 수 없는 강대한 이들이라 판단해서 저항하지 않는 것인가? 트럭에 실려 가공처로 떠나기 전에 눈물이 맺힌 눈동자는 억울함에 대한,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인가?



귀멸의 칼날의 오니는 인간을 포식한다



오니의 수보다 인간의 수가 더 많다. 신체적 역량은 오니가 훨씬 높다. 인간은 억울하다고 표현한다. 그들의 나래에 가족이 목이 잘리고 팔이 날아가면 울부짖는다. 왜 죽는지도 모른다고 억울하다 한다. 영문 모르고 잡혀 먹힌다고 억울하다고 한다.


인간의 입장에서 오니는 침략자다. 더욱이 지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식량으로 한다. 침략에 맞서야 당연하다. 그들을 물리치기 위한 귀살대가 편성되고 그들이 오니를 죽이고, 하현을 죽이고 상현을 죽이고, 그들을 탄생시킨 무잔을 멸하려 한다. 그리고 인간답게 사는 삶을 추구한다.



귀멸의 칼날에서 오니를 제외하고 보면 인간답게 산다고 보이지 않는다. 목탄을 팔아 여러 명의 가족이 먹고 산다. 집과 가마, 바느질한 옷이 있다. 가족은 화목하고 서로 사랑하지만 부족하다. 인간다운 삶인가? 오니를 멸하고 이 생활로 돌아가길 바라는 것인가?


구울은 포식자다.



구울은 인간만을 식량으로 한다. 인간의 음식을 먹으면 몸에 이상이 생길 정도다. 악다운 구울도 있다. 인간의 맛에서 미식을 추구하는 구울이 있다. 착한 구울이 있다. 이들은 자살한 사람을 식량으로 한다. 스스로 생을 버린 사람을 식량으로 한다. 살아 있고 화목하게 사는 인간을 죽여 포식하지 않는다.


화목한 인간을 식량으로 한 구울을 잡기 위해 모든 구울을 잡고 인간 사회에서 멸하려는 경찰 조직까지 생겼다. 귀살대와 CCG의 편성 및 운영 목적은 같다. 인간을 포식하는 생물을 인간 사회에서 멸하는 것이다.



화목한 인간을 공격하지 않고 자살한 사람을 식량으로 삼으며 인간과 어울려 살려는, 소위 인간과 조화를 이루며 살려는 구울까지 멸하려 한다. 구울은 같다며, 원한이 생겼으니 모두 멸해야 한다고 한다. 인간을 공격해 죄를 지은 구울이라면 이해가 간다. 화목한 인간의 가정에 뛰어들어 일가족을 참살하고 먹어치운 오니를 멸한다면 이해가 간다. CCG와 마찬가지로, 귀살대 주 중에도 오니는 모두 멸해야 한다는 강경파가 있다. 오니가 된 지 2년 동안 인간을 먹지 않고, 오빠를 도와 인간을 지키는 오니를 멸해야 한다고 한다.


단순한 판단력으로 무조건 공격하는 이들이 악 아닐까?



먹을 만큼 잡는 것이 자연의 질서라고 한다. 필요 이상 도살하면 이를 악이라 해야 하지 않을까? 피를 즐기고 죽이는 것을 즐기는 것만 악이 아니라.


구울은 인간을 포식한다. 오니는 인간을 포식한다. 그러므로 모든 구울과 모든 오니는 멸해야 한다. 이를 장님이라 하지 않는다면 뭐라고 할까? 너무 편한 판단이다. "너 구울? 너 오니ㅏ? 그럼, 죽어!" 고민의 노고도 진실을 규명하는 수고도 들이지 않으려는 게으른 장자의 강짜 아닐까? 그들의 악행 아닐까? 인간의 피를 보고 고개를 돌리고, 선배의 사실 편지를 듣고 나서야 인정을 하는. 선배가 사실 편지를 써야 했고, 자신의 팔을 스스로 베어 오니=악이란 것을 증명하려는 수고. 만일 상대가 존경하는 어르신이 아니었다면 일단 죽여놓고 보았을 것이다. 분노 조절에 장애가 있다 아니할 수 없다. 인간을 먹지 않고 오빠를 도와 인간을 구한 오니를.



예나 지금이나 삐뚤어져 있다.



삐뚤어져 있는 사람들이, 게으른 사람들의 힘이 너무 강핟. 개인의 힘도 세고, 그들이 움직이는 사람도 많다. 누군가의 상위에 있거나 내 윗사람을 움직일 자리에 있다. 진실을 데재로 보고 판단하는 노고와 수고를 들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채식주의자, 완전 비건이 되는 사람들이 단지 건강을 이유로 육식을 피하고 채식을 하는 것은 아니다. 들어보면, 인간이 생명을 배앗는 것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생명이 있는, 아니 말을 잘못했다. 스스로 움직이는 것의 생명을 식량 마련을 위해 죽이는 포식자가 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완전 비건이 된다. 약간 강박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식물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명을 빼앗는 것인가? 그들이 봄에 싹을 틔우고 여름과 가을에 결실을 맺은 아이들을 따먹고 내년을 기다리는 것은 포식이 아닌가? 매우 단편적인 현상 정리가 아닐 수 없다.



죽은 나무라는 말이 있다. 그럼 나무는 살아있는 것이다. 잎을 취하고 줄기를 취할 때 그들은 상처를 입는다. 먹이사슬이라고 은근히 퉁치고 넘어간다. 인간은 광합성으로 생명을 유지할 수 없고 태생적으로 다른 생명을 취해야 살 수 있다며 봐달라는 듯 이야기를 한다.


구울과 오니가 화목한 인간을 건드리지 않고, 인간처럼 식량이 될 인간을 농장에서 길러 식품 처리를 하면 그들을 악이 아니라고 해야 할까? 농장의 인간을 구하려는 것은 영역 침범, 즉 악이 아닌가? 인간이 농장을 해서 먹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오니와 구울은 안 되는 건가? 왜? 지구 상에 인간의 수가 제일 많으니까? 구울과 오니를 인간보다 힘이 뛰어나다. 힘만으로 판단할 수 없지만, 일종의 상위 진화종은 아닌가?


물속에서 숨을 쉰다고 어인이 상위 종족이라 말한 아론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 육지 생물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와 현재에 이른다고 육지 생물이 바다 생물보다 상위 종족이고, 육지 생물이 바다 생물보다 진화 종족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냥 다 생물이다. 서로 화합하고 손을 잡으며 지구에서 태어난 생명끼리 어울려 사는 것이 자연의 질서 아닌가? 더구나 현재 인간의 과학력은 도살이나 채집을 하지 않아도 몸에 필요한 물질을 합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렇게 삐뚤어지는 것은 게을러서 일 것이다.


#포식자 #악 #소 #돼지 #닭 #양 #도쿄구울 #귀멸의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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