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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필요할까?

마스다 무네아키/라이프스타일을 팔다

by 가브리엘의오보에

사업 기획 혹은 영업 관련 업무를 수행하거나 판매촉진 (Marketing)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분들은 아마도 항상 듣는 말이 고객 가치 제공일 것이다. 고객 가치란 무엇인가?


대부분의 고객들은 3가지 부류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월평균 구매액이 가장 높고, 지속적으로 구매(이는 상품 속성에 따라 다를 수 있는 패턴)하는 A 그룹. 월 구매액이 가변적이나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B 그룹, 마지막으로 이벤트 등 혜택이 예상될 때 집중적이고 몰리고 평소엔 접촉하지 않거나 호기심에 간혹 접촉하는 C 그룹. 그룹마다 속성의 차이가 나는 것은 각 그룹의 구성원이 느끼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A 그룹은 충성도가 강하므로, 지속적인 서비스와 성과 기반 혜택을 끊임없이 제공하고, 그들의 선호 혹은 기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신제품이 그들의 매출 기여도를 지속 가능하게 한다. B 그룹과 C 그룹은 지금 당장의 혜택을 실감하게 하는 것이 집객의 방법이 되겠지만, 이들은 노마드적 성향(유목민 성향)을 가지고 있고 변덕이 심한 자유 방랑 주의자들일 확률이 많으므로 고정 고객으로 만들기보다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것이다. B와 C 그룹이 고정 충성도를 갖기에는 우리 상품이 그들의 삶 형태에서 필수적이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다.


필자는 최근 표현을 바꾸었다. “난 그것의 타깃이 아니야.” 세상에 등장하는 모든 상품은 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땀 위에서 탄생한다. 따라서 과거의 필자처럼, ‘이 상품은 좋고 저 상품은 좋지 않아’라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 방식을 바꾸었다. 즉, 내 성향과 그 상품이 맞지 않아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의 삶 형태에서는 그 상품이 필수적이지 않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결코 피와 땀의 결정체가 모자르기 때문에 구매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다시 고객 가치로 돌아가자. 고객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고객 가치는, 우리 상품이 고객에게 필수품일 때, 임의적 사용품일 때, 그리고 추가적인 혜택이 있을 때 구매 욕구가 돋는 임의 제품일 때로 나누어 생각해 보자. 우리 상품이 필수품인 그룹을 대상으로 왜 반드시 소유/대여해야 할까를 파악한다. 그들이 대체재를 모를 리 없다. 그런데 우리 상품에 투자를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논은 지속적으로 양질의 쌀을 산출할 수 있다. B 논은 중질 정도의 쌀을 생산하지만 생산량은 많다. A 논의 쌀은 고 품질을 원하는 고액 시장에 판매하고, B 논의 쌀은 품질 욕심은 낮추더라도 구입 가능한 쌀을 원하는 시장에 판매한다. 그러나 미래는 A 논의 환경에서, 고품질 쌀뿐 아니라, 영양 강화 쌀, 맛이 강점인 쌀 등 다양한 상품을 고품질로 수확해야 한다. B 논은 저가임에도 불구하고 A 논 고객들의 삶 형태와 유사한 분위기를 내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은 A 그룹의 지속 가능한 매출 기여를 위해 S 논을 개발해야 한다. 지금까지 그 어떤 고객도 필요를 말하지 않은 쌀을 생산하여, 고액 고객들의 구매 선택 상품을 S 논으로 유도할 수 있는 쌀을 생산해야 한다. 그리고 S 논에서 개발된 상품의 양산 체제를 구축해, B 논 고객도 구매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바로 S 논을 이야기 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삶 형태를 제안하여 그들이 더 나은 삶을 사는데 필요한 소재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이 책에서 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현실의 파도에 휩쓸리며 간과하거나 누락할 수 있는 사업의 원칙을 상기시켜 준다.


비열 처리 맥주, CD-ROM WRITER 혹은 DVD-ROM WRITER는 시장의 니즈로 개발된 상품이 아니다. 기업이 아이디어를 내어 개발한 이 상품들은 플로피 디스크 저장 시장을 대체하고, 맥주 시장에 새로운 기호를 만들어 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저자는 향후 시장에 필요한 것을 창출하여 출시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비결이라 의견을 낸다. 사업이란 무엇인가? 시장에 꼭 있어야 하지만 부족한 것을 공급하면서 매출과 이윤을 낳거나, 혹은 시장에 내놓았을 때 고객의 생활이 더 편리해 지는 상품으로 매출과 이윤을 낳는 활동이다. 특히 시장의 니즈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창출되어 시장의 니즈를 만든 상품이 이 책에서 논하는 상품이다.


어려운 이야기이다. 시장의 니즈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니즈를 유도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상품 개발은 대부분의 기업들에게는 이상적인 사업의 형태다. 누구도 쉽게 하지 못한다. 때문에 위험도가 높고 더불어 성공했을 때 수익성도 높다. 이 책은 일본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나라의 경기가 침체되면서 떠오른 화두, 즉 기업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환경 조건은 가성비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 굳이 비싼 상품을 사지 않아도 되는 경우이다. 그 대표적인 상품을 필자는 No Brand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현재도 이 브랜드의 상품은 그 폭을 넓히고 있다. 그리고 이 브랜드의 상품 모두가 가성비 체감 지수를 높게 받진 못한다. 더불어 피코크도 함께 이야기를 해보자. 국내 1인 가구의 비율은 전체 가구 중 50%에 육박한다. 잠시 다른 이야기지만, 출생 수치가 낮아지고 있고 더불어 폐교하는 학교가 늘고 있는데 왜 주택의 수요는 줄어들지 않나? 이것은 1인 가구의 증가, 핵가족화로 인해 기존 4~5명이 한 집을 사용하던 것이 2~3채의 집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1인 가구의 생활은 출근, 퇴근, 취침이다. 가족이 둘러앉아 전업 주부인 어머니가 한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집밥을 해서 먹어야 한다. 집밥의 프로세스는 어떠한가? 재료 구입 및 관리, 조리, 섭취, 폐기물 처리이다. 이 시장에 가성비와 편의성을 앞세운 것이 피코크 완전 조리 식품이다. 유통 브랜드임에도 프로젝트로 홍보가 되어 재료 및 조리의 수준이 높다고 홍보한다. 실제 사용해 보니 만족도가 있는 상품이 많다. 이 브랜드 외에도 대형 마트 유통 기업들이 모두 자가 브랜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99원’ 상품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이러한 고객 가치를 도대체 어떻게 감지한 것일까? 인구 통계학적 조사와 분석, 기존 고객 혹은 잠재 고객의 생활 방식 변화 조사 및 분석,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아이디어의 창출이 그 기반이 됐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여’라는 키워드로 성공을 거둔 기업가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비디오 대여점’의 등장은 현재의 치킨집 창업만큼이나 활발했다. 대여는 전세, 월세에 이어 가전, 가구, 의류 등 그 폭을 넓히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성공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단지 이제 시작인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 필자 개인의 의견이다. 온라인에서 서적을 판매하던 서점들이 월정액에 따라 대여 가능한 서적 수를 정해 서비스한다. 기업이 아니더라도, 공공 도서관들은 희망 대출이라는 이름으로 신간 서적을 신청하면 도서관 내 보유되지 않는 한 서점을 통해 대여할 수 있게 했다. 어떤 방송에서 전국 도서관이 출판 도서를 모두 구입한다면 기본적인 매출은 보장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들은 적이 있다. 자기가 볼 비디오를 대여해 나오고 기간에 맞게 돌려주던 형태가, 희망 대출 제도를 통해 고객이 서점에 들어가게 하고 있다. 어쩌면 시너지 효과를 조심스럽게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1인 가구의 비좁은 거주 공간을 감안하면, 앞으로 대여의 품목은 넓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정리하면, 고객 가치 충족이란, 고객의 생활 주기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나, 편의성을 높이는 상품을 수용 가능한 가격과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 가치란 고객이 만족을 느끼는 수치이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의 제목과 같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판매하는 것이 비즈니스인 것이다. 대인 관계에서도 상대의 가치를 충족하면 반드시 보답으로 연결된다. 상대가 귀중하게 여기는 것을 도와주면 그것은 가치가 되고 다시 나에게 가치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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