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일기] 물 센 내방

방수 디테일로 알아보는 원인

by 코드아키택트

오늘은 비가 세차게 왔다. 학교에 올라간 게 후회될 정도의 비였다.


집에 들어온 나를 반긴 것은 창틀 사이로 스며들어온 비였다. 어떻게 해결해야지 잠시간 고민을 하였다. 현재 최적의 방법은 물이 떨어지는 길을 약간 트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동안 입지 않은 옷으로 물길을 만들고 대야를 받쳐 물이 창문 밖으로 나가도록 만들었다.


과거 공사감독병을 하던 시절 집에 물이 들어차지 않게 만드는 디테일을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 집에선 왜 비가 셀까 책을 참고하며 생각해보았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두 가지는 고전적인 방법이고, 한 가지는 최근에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


첫째, 물끊기홈의 부재. 물끊기홈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물이 천장과 같이 평행한 면을 타고 들어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창문 위아래에 밖으로 튀어나온 부분을 인방이라고 하는데, 이 인방을 살펴보면 물끊기홈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


둘째, 플래싱과 완충공간 부재. 플래싱은 한국말로 따로 번역된 건 찾지 못했다. 용도를 설명하면 물이 건물 안에서 바깥으로 빠져나가도록 하는 일종의 미끄럼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영어로 cavity space라고 되어있었는데 편의상 완충공간이라고 하였다. 왜냐면 용어를 미리 공부했어야 했는데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 건물은 콘크리트 벽 자체 또는 기둥이 하중을 부담하고 벽돌은 장식처럼 쓰인다. 그러면 이 둘 사이를 연결할 때 중간에 빈 공간이 생긴다. 이 공간을 이용하여 외벽인 벽돌에 맺힌 빗방울이 내부로 스며들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이미 완공된 건물에 대해서 알 수 없지만 이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셋째는 코킹이다. 건축역사를 압축해서 근대(모던) 건축을 이야기하면 장식의 부재다. 그래서 모든 면을 밋밋하게 만들어 장식이라는 비 본질적인 것을 제거한다는 대략 그런 이야기다. 그리고 그 밋밋함 안에 벽은 얇아지고, 창틀의 두께와 벽의 두께가 거의 비슷하다. 이러다 보니 위의 방식들을 쓰기보단 둘의 두께를 비슷하게 만들고 코킹으로 때워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실제로 학부시절 수업을 해주신 분이 현장 얘기를 해준 적이 있는데 가관이다. 적정 코킹 양을 쓰지 않고, 풍압 방수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하는 것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어쨌든 요즘 건물들을 볼 때 이런 디테일을 건축적 요소로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단 코킹으로 때워버리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기와를 겹쳐대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방수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과거의 지혜조차 배우지 못하고 새로운 것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Untitled_Artwork 5.jpg Building Construction Illustrated by Francis D.K. Ching 일부를 참조함



keyword
작가의 이전글[스케치 일기] 활터 권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