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일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램프 조명

빛, 루버, 벽

by 코드아키택트
IMG_5097.JPG <다다익선>을 관람하는 램프 천장

일전에 친구가 일러주길, 백화점 가서 물건을 사지 않을지라도 안목을 키우기 위해 백화점을 다니는 습관을 들이라고 했다. 그런 맥락에서 좋은 건축을 보기 위해선 좋은 건축을 많이 소비해야 하지 않을까.


현대미술관이 재밌게 느껴지는 건 나름의 스토리를 예전에 공부해 본 적이 있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건축 언어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이중 오늘의 스케치는 램프 부분의 조명과 그 아래 루버 등으로 정하였다. 그 이유는 내가 브런치를 통해 더 좋은 공간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하며, 그것을 위한 요소와 단순히 디자인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지에 단서도 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냥 이런 개똥철학은 내가 정했다.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빛이 중첩하면서 만드는 모습이었다. 일정한 간격과 패턴으로 이루어진 루버와 조명이 그 중간지점에서는 빛이 중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조명과 루버가 가까운 곳에선 강렬한 그림자가 그리고 그 구역을 벗어나자마자 그림자가 부드러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빛과 바로 만나는 벽은 질감이 더욱 도드라지게 보였다. 노출 콘크리트가 매끈한 맛으로 승부한다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벽은 오돌토돌한 맛으로 승부를 보는 듯하였다. 이런 빛과 그림자 그리고 벽의 질감을 잘 활용한다면 어떠한 감동을 전해주지 않을까 싶다. 미술관의 특성상 인공조명을 통해 이루어냈지만 자연광과 만나는 방법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제작 관점에선 어떻게 이걸 만들었을까가 핵심이다. 자료를 좀 더 공부한다면 디테일이 나올 것 같지만 그럴 여력이 안되어 관찰을 토대로 그림을 그렸다. 누군 채널이라고 그러고 누군 찬넬이라고 부르는 C모양의 레일을 따라 나무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 디테일은 C형 채널과 연결해주는 또 다른 철물과 나사 두 개 정도로 마무리하지 않았을까 싶다. 저 정도로 작은 크기 안에서 뭔가 더 세밀한 작업을 했으리라곤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그래서 이 모듈을 하나 만들면 나머지는 그 반복이니 그리 어렵진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좋을 것이고


오늘 스케치를 하며 느낀 것은 물리에서 배우던 빛의 간섭이 그림자를 생각보다 더 빠르게 옅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건 아마 천장에 반사된 반사광의 역할도 있지 않았을까. 그런 측면에서 보면 눈에 띄지 않는 조명 쪽 천장에 대한 디테일도 무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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