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일기] 에어컨 실외기와 풍경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by 코드아키택트

항상 좋은 공간과 좋은 디자인만 볼 순 없는 게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고라는 것 자체가 주관적인 개념이지만.


학부 4학년 때 "건축을 아카이브 하다"라는 주제로 팀플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친구들과 토론의 핵심은 과연 무엇이 남길만한 가치가 있는 건축이냐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흔히 랜드마크를 남길만한 가치가 있다고 얘기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집은 후세에 남길 가치가 없는 것인가? 등등 그 주제 속에 허우적대다가 우리의 열렬한 논의 과정을 발표하는 것으로 교수님에게 큰 인상을 남긴 수업이었다.


그런 점에서 나의 스케치도 대표성 있고 소위 말하는 "유명한, 좋은" 건축에 대한 시선을 담을 수도 있겠지만 "평범한,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건축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네를 돌아다니다 문득 눈을 사로잡은 것은 실외기라는 존재였다. 가스의 응축 팽창과 같은 에어컨의 원리를 말하기엔 내가 많은 부분을 까먹어서 그 부분은 넘어가도록 하자. 우리가 사는 도시의 풍경을 어지럽게 만드는 것 중 하나는 실외기가 아닐까 싶다. 건축은 용적률 게임이라는 커다란 자본주의의 논리가 작용한다. 그래서 주어진 필지 안에서 최대한 고밀도 건물을 올려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실외기들을 위해 자리를 할애한다는 게 사치로 여겨질 만도 하다.


하지만 가치 있는 건축이라는 게 용적률 200% 꽉 채운 건물에서 나올까는 우리가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본다. 이미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만 앞으로의 건물들도 도시의 풍경을 만드는데 일조함으로써 그 개개 건물의 가치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실외기 실을 고려한 디자인이라는 것도 하나의 멋진 건축 요소가 될 것 같다. 그 실행을 멋지게 그리진 못했지만 오늘도 이렇게 주제를 던져본다

IMG_5067.JPG
IMG_5068.JPG
Untitled_Artwork.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스케치 일기] 요구르트 메이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