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
한 회사에 평생 다닐 수 있을까? 다닌다면 무엇이 좋을까? 이미 평생직장의 삶과 멀어진 나로선 알 턱이 없다. 최근 여러 가지 이유로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그 외의 주변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이 업계에서 일하며 이제 추구하는 가치는 돈밖에 남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이런 건축환경, 노동 집약적인 설계 구조를 물려주지 않겠다던 나의 철학은 사라진 지 오래다. 아무도 변화를 원하지 않는 곳. 그곳이 건설과 건축이었다.
아무튼 이직 준비는 다사다난하다. 작년에는 이 회사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몇몇 오퍼를 거절했다. 정작 떠나려 할 때는 기가 막히게 오퍼가 오지 않는다. 이것이 인생실전인가.
올해는 기회가 두 번 있었으나 기계가 나를 필터 해버렸다. 고얀 기계 녀석. 솔직히 답장하래서 솔직히 했는데 그게 마음에 안 들었나 보다. 참 혼란한 세상이다. 아무튼 기계에게 입구컷을 두 번 당하니 상당히 기분은 좋지 못했다.
한편 별생각 없이 넣어본 곳은 생각보다 진척이 있었다. 무려 4차례나 면접을 보는 어마어마한 프로세스를 지닌 곳이다. 된다면 나의 직무도 바뀌게 되겠지만 그래도 핵심 업무 중 겹치는 부분에 위안을 삼는다. 현재는 2차 면접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쓰고 보면 앞으로 건축, 건설계에 오려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나는 왜라고 물어보고 싶다. 기술자의 마인드로 집을 지으려면 내가 설계를 하고 직접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살마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돈을 벌어서 집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기 집을 짓고 싶으면 사실 기업가를 하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한다면 또 다를 수 있다. 건설업계는 내가 낸 만큼 제대로 뭔가를 만들어주는지 누구도 확실히 말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런 걸 좋은 말로 불완전시장이라고 하나 보더라. 그런 곳에서 수많은 플레이어가 있지만 정말 집을 잘 지어준다라고 말할만한 사람은 몇 없다. 그런 꿈을 이뤄보고 싶다면, 온 가족이 뜯어말려도 할 자신이 있다면, 내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이라는 단어가 맴돌지 않을 거 같다면 해도 된다.
어디나 쉽지 않겠지만 이곳도 상당히 녹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