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잘 지내니?
아버지는 오늘부터 전철 타고 출근했단다.
전철 타고 다닐만하더구나.
문제는 흐미~ 아버지가 키가 원카이 크잖니?
글다보니 전철에서 사람 엉덩이 보고 내릴 때까지 화생방 경보 안 울리기를 기도하며 있어야 했단다.
전철을 이용하면서 한 편으론 가난하지만 남 힘들게 살 때 너무 편하게 살았다는 죄송함이 있었고
다른 한 편 이 나이에 전철 타고 다니는 아버지가 조금은 처량했다.
아들
오늘 너와 나눌 이야기는 이룸과 누림이다.
아버지가 이탈리아에 갔을 때 느낀 것이다.
그 나라는 조상 덕에 먹고 산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로마제국의 후예답게 사는 것은 볼 수가 없고.
조상들이 물려준 것 가지고 먹고사는 것 같더구나.
다른 나라 것을 뺏어다 논 것을 누리고 사는 것이지.
그런데 우리나라는 조상 덕 본 것이 없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누릴 것은 없고 이뤄야만 사는 삶이지.
아버지 세대와 윗세대는 이루려고 온몸을 불살랐다.
도전하고 또 오르려 했단다.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들아
너희들은 이루려고 하지 말고 누리려고 하기를 바란다.
단 아버지 세대가 이룬 것을 누리려 하지 말거라.
혹 그러면 너희도 이탈리아인과 같이 될지도 모른단다.
그냥 오늘을 누려라.
지금 네가 번만큼 누려라.
100만 원을 벌면서 이루려고 하면 200만 원을 벌었다고 이뤘다는 생각되지 않는단다.
이미 너의 DNA는 이룸의 DNA에 학습되어 어느 시점이 이뤘다는 것이 없이
네 인생에는 늘 목표만 있단다.
도전만 있단다.
아버지 세대에는 도전이 아름답다고 하면서 이룸만 있고 누림은 없었단다.
아버지 아들은 도전에 인생을 허비하지 말고, 누림으로 풍요롭게 살았으면 한다.
오늘을 누리면서 100만 원을 벌었으면 그 번 것에 감사하고 누림의 기쁨을 가지거라.
만약 네가 100만 원을 벌었는데 모자라다고 느끼면 둘 중 하나지
네 삶이 헤프던가 아니면 누군가에게 부담이 되고 짐이 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아버지는 바란다.
아이처럼 놀고, 즐기고, 운동도 열심히 하거라.
특히 자신을 통제하는 그 힘은 배우거라.
그러나 악착을 부리지도 말고, 최선을 다하지도 말거라.
최선을 다 하느니 조금 여유를 가지고 살고, 최선을 다하느라 주위를 돌보지 못하고 살지 말고
조금 덜 이루더라도 주위를 돌아보며 살기를 바란다.
아버지가 너희들을 키우면서 아버지만의 커리큘럼이 있었다.
운동, 악기, 춤, 성경, 어학이었다.
그거 너희들에게 다 가르쳤다고 아버지는 생각한다.
그것을 가지고 누리고 또 누리거라.
단,
네 인생을 누리기 위해 아버지의 짐이 되지 말거라.
네 인생의 풍요롭게 살기 위해 아버지가 늙어서도 너를 걱정하게는 말거라.
그건 누림이 아니라 민폐다.
아들을 위해 오늘도 무릎을 꿇는 아버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