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을 넘보거라

by 아나키스트

아들 잘 지내니?


배우자를 위해, 미래 직업을 위해, 너의 달란트와 그에 걸맞은 사명을 위해 항상 기도하니?

얼마 전 미국 농구에 이슈가 생겼다며? 타이완계 제러미 린(191cm)이라나 뭐라나?

그 친구로 인해 인새너티(insanity:광기)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며?

게다가 이 친구 때문에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편견도 많이 사라졌다며?

그 친구는 항상 뭔가를 넘보는 사람이더구나.


사실 미국인에게 농구는 자존심이거든.

아시아계가 도저히 넘볼 수 없는 스포츠 중 하나가 농구잖니.

평균 2m가 넘는 NBA 앞에 절대적 열세 일 수밖에 없는 체구와 힘을 넘어선 선수더구나.

게다가 학생 신분(하버드)으로 학점 관리까지 하며, 그 흔한 연봉 서열을 뛰어넘은 선수더구나.

이 정도 스타플레이어면 연봉 1800달러 정도인 줄 아는데, 이 친구는 학생이기에 50만 달러에 불과하다며?

그렇다고 하버드가 스포츠 장학금을 주는 것도 아닐 테고.


그렇다 아들아

항상 뭔가를 넘보거라.

나 자신의 한계를 넘보고, 이 세상 잣대의 그 너머 세계를 넘보고, 편견의 벽을 넘보거라.

실패를 만지작 거리며 도전의 기회를 넘보거라.


단,

입신양명을 위해, 성공을 위해 뭔가를 항상 넘보는 그런 바보의 삶이 되지 말거라.

성공을 위해 뛰느니 그 시간에 놀아라.

물론 성공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서 한다면 모를까...

사람은 뭘 이루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신이 주신 이 땅에서 잘 즐기며 사는 것이란다.

못난 인간이 뭘 이루겠다고 타인을 밟고, 다른 자리를 넘보며 살지.

어쭙잖은 인간이 남극을 파괴하고, 히말라야를 파괴했지.

자연을 넘보기 위해.


사실 아버지도 지난 학기 끝나면 방학 동안 히말라야 안나프루나를 다녀오려고 했단다.

그거 조금 올라갔다 와서 자연을 어쩌고 저쩌고 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단순히 아버지를 넘보기 위함이야.

목을 타고 넘는 숨의 할딱거림을 누르며 무념의 세계에 아버지를 던지고파서 계획 한 거지.

뭔가 아버지의 삶에 또 한 매듭이 필요한 것 같아서 말이다.

그런데 삶이란 게 그렇게 원하는 대로 되지 않더구나.

그래서 너에게 더욱 오늘을 즐기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아들아

너와 내가 넘봐야 할 것은 “나” 자신이란다.

타인의 경계를 넘보지도 말고, 타인과 키재기를 넘보지도 말거라.

자랑스러운 아들아 항상 뭔가를 넘보거라. 너를 넘보거라.


소의 멍에도 아들이라면 기꺼울 수 있는 내 아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