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잘 지내?
하는 일은 어때? 네 동생과도 이야기 좀 많이 해.
너희는 유독 형제우애가 깊었어.
언젠가 이런 일이 있었어.
네 동생이 잘 못을 해서 아버지가 매를 들었지.
그랬더니 네가 눈을 꼽고 벌벌 떨면서 네 동생을 껴안고 있는 거야.
아버지가 못 때리게 하려고 말이다.
이런 일도 있었어.
네 동생이 화장실 가서 형~~ 하고 부르면 너는 코를 쥐고 네 동생 밑을 닦아 주었지.
그 어린것이 더 어린 네 동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 그리 신통하고 보기 좋았단다.
그것만이 아니야 유치원 때 일이야.
남자 애들이 여자 애들을 괴롭히니까 네가 그 아이들을 막고 서서
"그러면 못써"
라고 호통을 쳐서 유치원 선생님도, 아버지도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
아들아
사람은 노릇을 할 줄 알아야 해.
아들 노릇.. 이노~~ 놈아. 부모 노릇, 교장 노릇, 선생 노릇, 어른 노릇.
자기가 해야 할 그 노릇을 하지 못하면 자신의 인생만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를 망가뜨리지.
할머님이 할머님 아버지(아버지 외할아버지) 말씀을 해 주시더구나.
집안 일로 젊은 일꾼을 부리실 때면 네 증조외할아버짐은 점심 식사 때 진지를 폭풍흡입하시고 다른 집 마실을 다녀오신다며 나가신단다.
그래야 젊은 일꾼들이 마음 놓고 담배도 피우고, 술도 한잔한다는 게지. 즉 편하라고 자리를 피해 주시는 것이지.
생각해 봐라.
거기 계시면 함부로 된 젊은 이가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면 어른 꼴이 뭐가 되겠니? 이것이 어른 노릇이란다.
아버지가 동내를 걷다 보면 중고등학생이 담배를 피우고 있어.
그럼 아버지가 그냥 가자니 부끄럽고, 한 마디 거들자니 문제가 될지도 모르지.
그래서 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얘들아 너희들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고 그냥 가잔니 어른 체면이 아니고, 말하면 너희가 덤비면 이 또한 낭패가 아니겠니?" 그
렇게 하니 단 한 명도 아버지에게 함부로 하는 녀석들이 없더구나.
아들아
노릇을 하거라.
주님의 자녀로
대한의 아들로
네 여자 친구의 남자 친구로
아버지의 아들로
할머님의 손자로....
멀리서 노릇하고자 노력하는 아버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