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오랜만에 편지 쓰네.
오늘 문득 네가 보고 싶구나.
점심 먹기가 싫어 라면 하나 사 먹다가 네가 어렸을 때 동관이 배고프다고 하니까 라면을 끓여주던 기억이 나는구나.
아버지는 허리가 아파서 오랫동안 누워있었지 아마..
한 7개월 누워있었을 게야.
그때 아버지는 화장실도 가기 힘들어했고, 기침도 제대로 못했지.
넌 항상 아버지 허리 운동을 도와줬지 어린 손으로.. 네가 9살 때 일이야.
어느 날 형이 배가 고프다고 그러니까 네가 기다리라고 해 놓고 라면을 끓여 줬어.
그런데 헐~ 라면 하나를 가지고 두 개를 만드는 너의 신기를 봤다.
라면 굴기가 새끼손가락만한지 아버지는 그때 알았네. 그
래도 동관이는 너무 맛있게 먹었지.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때 그 모습을 보던 아버지는 너무너무 속상하고 힘들었단다.
그런 아픈 산들을 넘어 여기까지 왔구나.
아들
그렇다
넘지 못할 산이 없다.
가다 보면 길도 만나고 바다도 만날 게야.
그때마다 그 라면 끓이던 마음 잊지 말길 바란다.
아버지가 너희 곁에 있을 날 보다 동관이와 네가 같이 있을 날이 더 많을 게야.
그때는 라면을 끓이거라 마음에서.
사랑한다 아들... 밥 한 끼라도 아버지 손으로 차려주고 싶은 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