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잘 지내니?
오늘은 아버지 자랑 좀 해야겠다.
고질 병인 허리가 돋아 이 번 겨울에 고생을 좀 많이 했단다.
그 허리로 책 쓴다고 죽치고 앉아 있었더니 더 심해진 거야.
그러니 일상에서 허리를 부여잡고 낑낑 거리며 다니지 않았겠니.
그런 아버지를 보고 선생님들 두 분이 합쳐서 꺼꾸리라는 운동기구를 사 주셨어.
고맙지.. 고마워....
그런데 말이다.
아버지가 그걸 조립하는데 근 2시간을 걸렸단다. 밤 11시까지.
너도 알다시피 아버지 참 눈썰미도 없고, 손 재주도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지.
부품 하나하나한 번에 통과한 게 하나도 없단다.
그러나 기어코 해냈다. 되더구나.
서류 하나 제대로 떼지 못해 항 상 다른 사람이 해 주던 아버지.
간단한 것 하나인데도 꼭 언성을 높이고 오던 아버지(실은 아버지가 잘 몰라서 문제 된 건데).
싱크대 선반 하나도 아버지는 잡고 있고, 네 엄마가 장착시키던.. 참 한심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도 되더구나. 남들 20-30분이면 될 일을 2시간에 한 거지만...
너무 아팠거든. 기어코 해야만 했어. 하루하루 너무 아팠거든.
아들아
되더구나. 급하니까 되더구나.
시간 차이가 있을 뿐.
물론 우리 아들 급하고 아픈 일 없도록
혹여 있어도 아버지가 그 짐 대신 져 주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