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단다... 조금 더 기다리련다.

by 아나키스트


드디어 너희 입에서 공부 소리가 나오더구나.

그러나 아직은 결단까지 못 갔더구나.

기다렸단다... 공부로 방향을 틀기를...


너 떠나는 날 네 손에 560불(당시 64만 원) 쥐어주고 공항을 빠져나올 때 앞에 침침했다.

수도꼭지인 아버지 눈에 세상을 보는 랜즈가 생긴 거지.

그 나이에.

네 동생 독립시킬 때 월세 보증금을 만들지 못해 전전긍긍했지.

가까스로 준비는 했지만.

그렇게 아버지는 너희를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돕지 못했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공부해 주기를 바랐지.


기다렸단다... 공부로 방향 틀기를...

조금 더 기다리면 공부하는 너희를 볼 것 같아 기쁘기 그지없다.


아들아

네가 대견하다.

사실 단 한 번도 너희에게 대견하다고 말해 본 적은 없다.

사랑한다, 귀한 아이다라고는 말했지만... 너희에게 대견하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제 조금씩 대견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말을 하기 위해 기다렸단다.


사업을 하겠다고?

그래 하거라

작은 곳이나마 직장도 다녀 봤으니 이제 사업해야지.

특히 어릴 때 해 봐야 한다.

그래야 혹시 망해도 다시 일어서기 쉽다.

아버지도 네 나이보다 조금 더 어릴 때 작은 사업을 해 봤단다.

다만

1) 물질적인 투자가 필요한 사업은 아직 때가 아니다.

사업은 빈손부터 배워야 한다.

다행히도 너희는 빈손으로 여기까지 자리 잡았으니 빈손 법칙에 익숙할 게야.


2) 사업은 계획을 세우고 시작하지 말거라 일단 저질러 보고 그 현장에서 일어나는 상황 상황 대처해 가며 다음 행보만 집중하거라.

그게 바로 사업가로 가는 지름길이다.


3) 공부하거라 무엇을 해도 그쪽 분야에 공부를 해야 한다.

아이디어로만 하는 게 사업이 아니다. 열심으로만 하는 게 사업이 아니다.

공부는 평생 해야 한다.


4) 아이디어가 있으면 누설하지 말고 상상, 또 상상하며 오랜동안 굴리고 또 굴려 보거라 그러다 보면 언젠가 갑자기 확 들어올 때가 있단다.

그때 저지르거라.

그리고 참 괴로운 말이지만 사람은 믿을 존재가 아니다.

단순하게 사랑할 존재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부탁하자.

부자 되거라. 문화 부자 건강 부자, 배품 부자.......

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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