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한 마디 하자꾸나.
우리 아들이 그렇게 편협했는지 몰랐어.
아니 심하게 말하면 냉혈인과 말하는 것 같았어.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렇게 강하고 매몰찬 말들을 아버지 아들이 쏟아내는 너를 보면서 많이 속상했어.
그래서 오늘은 좀 나무라고 싶구나.
다른 것은 다른 것일 뿐인데 인간사에서는 항상 차별로 이어지는 게 다반사야.
무엇을 먹느냐, 입느냐, 쓰느냐 취향이고 조건일 뿐인데 그 취향과 조건으로 인간의 계급이 구분되는 세상이고 구분선을 만들지.
좋아! 그럴 수도 있어.
그렇게 해서 우월 의식에서 살아가는 것도 인간사이고 잘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해는 해 줄 수 있어.
혐오할 수도 있어.
그 사람들-네 말대로- '설쳐 대는 것 싫을 수도 있어.
그러나 너의 차별적 생각으로 차별을 받는 그 사람을 욕할 권리는 없어.
그래!
네 나름대로 의견을 가질 수는 있어.
그런데 그 의견을 아무 곳에서나 들어내지도 말고 입에 담지도 말아.
그냥 아버지나 네 동생 정도하고만 말하고 말아.
밖으로 들어내지는 말아.
소외된 사람을 '위해' 살고, 함께 하라고까지 하기 싫어.
그 길이 몹시 힘들 수 있어.
물론 네가 좋아서 하면 모를까?
그렇지만 이 번처럼 너와 다르다고 해서 모질게 말하지 마
나빠! 그것이 비록 네 종교적 신념일지라도, 신념은 신념일 뿐이야.
인류는 신념이란 이름으로 무수히 많은 죄를 저질렀어.
십자군 횡포, 제국주의의 도전이란 이름의 타문화 파괴, 새 세상을 만든다는 미명하에 무수히 많은 사람을 괴롭혔지.
이 세상에 잘 못 된 것은 그리 많지가 않아, 그렇다고 해서 잘하고 있는 것도 그리 많지도 않아.
우리 모두는 누군가를 밟고 살고, 누군가를 밀어내며 살아.
다만 그 우리 자신이 그 주류, 지배집단, 일반적이란 이름으로 살고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야.
물론 여기까지는 어쩔 수 없어. 인간의 한계야. 화성에서 살 수는 없잖아.
대부분의 차별은 결국 그 사회의 주류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인데 우리는 그 차이를 가지고 사람을 소외시키고, 못되게 굴어.
네가 이 번에 아버지와 대화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 줬어.
그러지 마 너의 모습은 거부를 넘어 일반적이란 이름의 독제이고 정서적 폭력일 뿐이야.
네 말대로 그들이 설쳐대는 것, 과격하게 구는 것....
그거 오랜동안 받아온 유무형적 폭력을 견디다 못해 터져 나오는 몸부림이란 것임을 기억하거라.
마치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견뎌내다 분출된 것처럼 말이야.
알아. 아버지도 논리적으로는 인정하면서도 정서적으로 못 받아들여.
조심시럽지만 이 사회에 확장될까 봐 걱정도 하는 사람이야.
그렇다고 해서 너처럼 그분들을 향해 막말하지는 않아.
들어내지도 않고 다만 기회 있을 때마다 왜? 어떻게?라는 질문을 가지고 끊임없이 나름 공부해 본단다.
역지사지야 너도- 그것과는 다른 차별이지만- 캐나다에서 살 때 보이게 안 보이게 인종차별을 겪어야 했어.
아무 이유 없이.
동양인이란 것 하나 때문에.
그 어린 너를 함부로 말한 그 학교 교장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
사랑해.
최소한 사람에 관한 한 아버지 아들 다 왔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