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의 가치?

-내러티브 투자의 정석-

by 아나키스트

가치투자의 선진들과 문하생들은 무엇을 가치라고 합니까?

제가 알기로는 단순하게 보면 계량화입니다.

즉, 숫자로 정량화된 것이지요.


자산현황과 수익,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성장가치)을 기준으로 내재적인 것과 실제 가격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투자방식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수치화된 것과 수치화 가능한 것을 ‘가치’로 규정하는 것이지요.

제 이해가 맞습니까?


그렇다면 인류에 투자 행위가 나타날 때부터, 가깝게는 초기 주식회사 이후 투자 행위에서 현대에서 말하는 가치투자가 실천되었을까요?


가치투자가 주창되기 이전시대의 투자자들은 투자의 성과가 없었을까요?

투자 성과가 미미했을까요?

저는 그리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곳이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가치투자의 선진들은 무엇에 영향을 받았고, 어떤 근거로 가치투자를 주창했을까요?

저는 추측하기를 과학적 사고가 ‘주류’를 이루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회문화현상에 과학주의가 광범위하게 확산되었죠.

과학주의는 20세기를 관통하는 ‘힘’이었고 ‘권력’이며 ‘주류’였죠. 주류란 그 시대의 교과서이자 잣대이고 지향점입니다.


그중 하나가 행동주의(behaviorism) 경제학이죠.

이 과학주의를 한마디로 말하면 ‘숫자’입니다.

실험을 ‘몇 번’ 했고, 결과‘치’가 얼마이냐? 계량화가 중요하고, 통계가 강조됩니다.

이 모든 것이 숫자입니다.


즉 가치란 수치화될 수 있다는- 역사적으로는 근거 없는-믿음이 모든 영역에 퍼져 있었던 것입니다.

이 시대의 인식론은 흔히 우리가 들었던 모더니즘-이야기치료의 원리와 실제, 학지사, 김번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입니다.

이 모더니스트 ‘믿음’을 주식투자에 적용한 것이 가치투자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믿음’이라고 표현한 이유인즉슨, 이들의 전제에 대한 의구심입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모더니즘은 과학적 세계관과 실천을 통해 온전한 진리, 빼도 박도 못할 사실, 완벽한 체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세계관이 인간의 전 영역에 걸쳐있었습니다.

이 대단한 일을 누가 합니까?

인문과학이든, 자연과학이든 누가 과학을 합니까?

네, 그렇습니다. 과학자, 다른 말로 하면 ‘전문가’입니다.


그렇기에 모더니즘 시대의 주류는 전문가이자 지식인이 모든 영역의 좌표를 정하는 것이지요.

가치투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가치투자 역시 모더니즘의 총아 중 하나이고 투자계의 주류였던 것입니다.


이들 역시 과학적 세계관으로 투자함에 있어 온전한 가치, 고유한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지요.

즉 결국 숫자로 온전한 가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이 밑 마음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가치투자는 일반인이 하기에는 너무 높은 경지입니다.

왜냐하면 일반인은 전문가가 아니니까요.

특히 저같이 숫자 문맹인은 오르기 힘든 산입니다.


그럼에도 따라가 보려고 가치투자 동아리에 들어가고 포털 카페에 가입해서 활동하면서 항상 드는 마음이 참 나는 무식하구나.

저들은 정말 대단하다.

숫자도 숫자려니와 왜 영어식 표현, 그것도 축약된 영어는 더욱 못 알아들었습니다.


한편으론 왜 저렇게만 분석하고, 회사를 골라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감히 말하지 못했습니다.

가끔 떨리는 입술로 제 생각을 이야기하거나, 질문을 하면-모두 그렇지는 않겠습니다만-시쳇말로 ‘쫑코’ 먹는 것이 다반사이었습니다.


돈을 벌자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으니, 얼마나 발버둥을 쳤겠습니까?

소위 말하는 고수란 분을 보거나 글을 보면 어떻게 해서라도 찾아도 가보고 동아리도 들어가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어느 가치투자 동아리에 참여하고자 면접을 보는데 그 수장이 인생관, 미래관도 묻더군요.

전문가와 일반인의 차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