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언어에 갇혀 삽니다.
좀 더 펼쳐서 말하면 이야기는 행동양식을 지시한다는 겁니다.
좀 어려운 말로 하면 존재론적으로 ‘나’는 이야기로 된 존재라는 겁니다. 인간의 근원을 추적하다 보니 결국 창조이야기든 빅뱅이야기든 이야기만 존재하더라는 거죠.
어렵게 보지 마시고, 단순하게 내가 어떤 이야기의 소유자인가에 따라 지금의 ‘나’를 알 수 있고, 지금 여기서 보는 나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될 듯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사회문화적 이야기든 개인사든 그런 이야기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그 범위 안에서 움직이는 겁니다.
복잡한 말 빼고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어떤 단어로 사느냐에 따라 그 단어처럼(as words)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용(=언어)은 형식(=행동양식)을 규정하고, 형식은 내용을 발현합니다.
만약 내러티브 이론에 동의하신다거나 말이 된다고 인정되신다면,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투자 세계에 들어와 보니 여러 거슬리는 단어가 있더군요.
수시로 무시로 쓰는 영어는 이해가 갑니다.
금융투자와 기법이 외국에서 들어왔고, 거기서 공부하신 분들 위주로 돌아가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우리끼리 ‘고수’ ‘하수’로 구분하고 심지어 겸손을 가장하여 하수란 단어로 자신을 옭아매는 경우도 있더군요.
어떤 경우에는 제가 도박장에서 사는 것 같습니다.
땄다, 먹었다, 잃었다. 저는 투자자로서 자긍심이 있는데 같이 공부하는 동료들이 그리 말할 때를 많이 듣습니다.
하기야 전문가들이 모인 곳이라고 하는 기관 분들이 방송에 나와서 자신들이 속한 곳을 하우스라고 칭하더군요.
비단 이런 것만이 아니라 가치주, 성장주, 재료주, 경기 방어주 같은 구분도 저는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구분하고 분류하는 것은 연구 영역 혹은 강의 시에는 설명을 위해 필요하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투자의 영역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이런 분류를 할수록 우리는 갇히게 됩니다. 뇌는 체계가 필요한 곳이지요.
그 체계는 언어로 구성됩니다.
어떤 구성을 했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동양식은 그 구성에 따라 움직이게 되어 있는 거죠.
즉 언어는 행동양식을 규정하는 거죠.
뇌는 체계를 만드는 곳이기 때문에 구분과 분류의 용어는 자칫 유연성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큰 틀 하나만 가지고 가셨으면 합니다. 우
리는 경제의 두 축 중의 하나인 금융시장의 주체들이라는 것.
그 금용시장엔 여러 형태의 투자영역이 있다는 것.
좀 더 세밀하게 말하면, 언어는 내용과 느낌이 있습니다.
같은 언어(문자)라도 상황과 현상에 따라 느낌은 다른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것이지요.
즉 문자적 표현과 전하는 뜻은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매운탕 국물을 떠먹으면서 우리는 “아~ 시원하다”라고 합니다.
문자적 뜻은 차다 혹은 적어도 따뜻하지 않다는 겁니다. 그
린데 정말로 단어 그대로 뜻을 받아들이는 분이 있다면 그분은 상당한 상담이 필요하겠지요?
매운탕이란 상태, 현상을 놓고 ‘시원하다’란 단어를 접하면 개운하다, 좋다 등등으로 받아들여지겠지요?
언어는 보고 듣는 것이고, 느낌은 그 보고 들음이 내면적으로 들어오는 것이며 해석된 것이지요.
그러므로 이 언어에는 개개인 혹은 각각의 문화들은 어떤 일정한 패턴이 존재합니다.
투자 세계에도 이 언어의 특성이 일맥을 가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사업보고서, 뉴스, 기사, 기업 공시 발표문 등등은 문자적 표현과 언어적 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느낌은 직관적이고 동물적 감각의 영역이기도 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영역이 각자의 삶에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투자자들이 어느 매체를 접하면 거의 동시에 나름의 느낌을 받게 되어 있겠죠.
그럼 자동으로 이제까지 살아온 패턴, 행동양식들이 발동을 하는 거죠.
그 결과물로 투자를 결정하거나 철회하겠지요.
그러므로 저는 강조합니다.
일단 시간을 두고, 자신이 선호/거부하는 언어, 발동하는 패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후 뭔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겁니다.
혹시 여러분 중 매체를 접하는 순간, 일단 한 템포 쉬는 것과 들여다보기가 잘 안 되시고 즉시 결정하는 경향성이 있으십니까?
혹여 그러시다면, 이런 분들의 대부분은 주가가 나 두고 떠날까 봐, 혹은 누군가의 추천을 받았는데, 그에 대한 의존성이 강하시던가, 아니면 자신의 패턴 자체도 ‘알아 치리기’ 과정을 거치지 않으셨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매체를 접하고도 늘보원숭이 같은 패턴을 가지신 분이 있다면, 자신의 일상생활도 늘보원숭이과 일지?
아니면 매체로 인해 피해망상증 같은 경험의 산물이거나 혹은 즉자적 대응을 하는 자신의 패턴을 인지하기에 도리어 너무 심한 조심성에 기인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