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험

by 아나키스트


인생은 예습 없이 찾아왔습니다.

태어남도 배움도 그랬으며, 사랑과 책임의 무게 또한 늘 처음 마주하는 과제였습니다.

첫 경험. 더 적확하게 말하면 처음을 열어 본 경험이지요. 인생사 모든 것은 ‘처음’이란 관문을 ‘받아들이며’ 살아낸 것들입니다.

우리 중년은 무수히 많은 ‘처음’을 뚫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주어진 것을 뚫은 것이지 선택한 것을 이룬 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하여, 중년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진정한 가치는 바로 그 막막했던 처음 들을 하나하나 삶의 길로 만들어온 강인 함이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오늘이라는 처음을 뚫고 있을 뿐인데, 누군가가 중년이란 이름이 ‘붙여’ 주고 개념 지어 놓고, 행동양식을 알게 모르게 압박합니다.

중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처음을 뚫어본 무수한 경험이 축적된 세대란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중년은 다른 어느 나라에는 거의 없는 세대구조를 살아가고 있는 특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절대적 빈곤에서 선진국까지.

경공업에서 AI 3대 강국까지.

독재에서 민주화까지.

모더니즘 문화에서 포스트모더니즘 문화까지.

각각의 사회마다 특정한 가치와 의미와 목적성이 있을진대 이 전체를 모두 경험한 세대는 전 세계에 거의 없습니다.

요즘 세대가 ‘디지털 네이티브(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을 접한 세대)’라면 우리나라의 중년은 ‘변화 네이티브(세대의 모든 변화를 온몸으로 겪은 세대)’입니다.


이제 인류 역사상 가장 생소한 'AI의 시대'가 열립니다.

AI시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생소하고 도전적이며 불확실한 미래가 펼쳐질 것입니다.

이 생소한 시대에 길을 열고, 뚫어낼 중추가 우리 중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AI는 데이터를 먹고 자랍니다.

우리 중년이 가진 삶의 궤적과 통찰력은 AI 시대에 가장 가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이미 ‘수많은 처음’을 살아낸 당신이라면 이번에도 길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