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야기의 특성--
인류의 가장 큰 과업은 '생존'이었습니다.
문화인류학자들에 의하면 공동체의 유지,
문화와 관습의 전수 같은 행위들은 결국 생존을 위해 발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생존의 중심에는 늘 '중년'이 있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생애주기 발달이론에 따르면 모든 단계에는 고유한 과업과 위기가 있습니다.
유아기, 청소년기, 청년기를 거쳐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성장과 쇠퇴라는 커다란 흐름 속에 놓입니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다른 생명체에게서 보기 힘든 독특한 시기가 있습니다.
바로 어느 생애주기보다 길고 견고한 '중년'입니다.
다른 생명체가 뾰족한 삼각형(˄)의 생을 산다면,
인간은( '/ ̄ ̄\') 모양의 개마고원 같은 생을 삽니다.
청년까지 45도 곡선으로 가파르게 오르다
중년에 접어들면 아주 오랜 기간 평형을 유지하고,
다시 노년기에 이르러 서서히 내려옵니다.
이토록 중년의 기간이 고원의 평지처럼 길게 유지되는 것에는 분명 '섭리'가 있습니다.
진화 인류학자들은 사나운 짐승과 싸울 때 날렵한 청년보다,
그 뒤에서 노하우를 전수하는 중년의 '관록'이 생존에 더 결정적이었다고 말합니다.
양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처럼 긴 학습 성숙기가 필요한 존재에게는
출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지속적인 양육과 보호'입니다.
결국 중년은 청년의 생산력과 노년의 지혜를 동시에 갖춘 유일한 세대입니다.
양육과 봉양이라는 두 영역을 무난하게 짊어질 수 있는 '두툼한 어깨'를 가진 시기이기도 합니다.
비록 세상은 따라가기 벅찰 만큼 빠르게 변하지만,
우리 중년은 언제나 낯선 환경을 뚫고 길을 내왔던 이들입니다.
우리의 어깨는 자녀에게는 디딤돌이 되고, 부모님께는 평안한 귀천의 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