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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미숙 Oct 31. 2018

보기보다...

프레임 벗어나기

어릴적 학교에서 학예회 같은 것에서

콩쥐팥쥐 연극을 한 적이 있다.


같은반 아이들 중에 각자 하나씩 배역을 맡아서 하는데 난 그닥 마음이 가지 않아 선택을 바로하지 않다보니 아마도 아이들이 가장하기 싫어서 남았을 팥쥐엄마가 되었다


대본이 어떻게 나오고 무얼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난 진짜 팥쥐엄마처럼 보이기 위한 연기를

최선을 다했다


연극이 끝나고나서 사람들이 나보고

진짜 팥쥐엄마 같았다고 했다

난 그럼 됐다라고 생각했는데 이어서 사람들이 하는말이 너무 똑같아서

원래 너 아니냐고 했다

난 왜 그렇게 생각할까 하고 말았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는 엄마가 살짝 아쉬워하며 왜 하필 팥쥐엄마를 해서

원래도 못된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냐는 말을 듣고 서운함이 들어 혼자 훌쩍했던 기억이 난다


난 자고로 연기란 진짜 그 캐릭터와 비슷하게 라도 해야된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로 팥쥐엄마가 되기위해 최선을 다한거 뿐인데....

그 이후로도 난 매사 사람들의 의아한 질문을 많이 받으며 사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넌 왜그렇게 걷니? 넌 왜 책만 읽니? 도대체 넌 왜캐 바쁘니? 그리고 함께 듣는 또다른 말은 보기보다 다르네 이다


내가 보기에 어떻기에 늘 그 말들이 내주변을 떠나지 않았고 난 그 말들이 이제 상처따윈 될 수없는 견고한 딱지가 된것을 느낀다


굳이 건드려서 터트리고 싶지도 않고 타인이 그리 생각한다고 내가 어찌할 수 있겠나는 마인드로 초월한 상태다


심지어는 가끔은 살짝 즐기는 수준까지 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즘 나이가 들고 이제 앞자리수가 바뀌기까지 두 달 정도 남은 이 시점에서 난 정말 보기보다 잘 우는

늙어가는 그 누가 되어가고 있나보다


사실 난 보기보다 마음이 무척 약하고

또 측은지심도 많은 편인데 그걸 정말 이상해하는 사람들도 많더라 ㅎㅎ

보기보다!!!

어릴때 난 누가 나를 어찌보든 많이 개의치 않았고 누가 얘기해도 그냥 묵묵하게 내 생각과 내 마음이 흐른대로 갔었는데 이즈음은 나도 모르게 귀기울이고 나를 돌아보려하고 조금은 바꾸어보려 애쓰고 있다


한동안 그러다 효율적이지 않거나 별 소득이 없다면 또다른 결정을 하겠지만


이 열린상태는 조금은 더 시간을 두고 느껴봐야겠다 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왜 본인들이 아는만큼 보이는대로 나를 판단하고 비난하고 나에 대한 고정관념들을 강요할까 속상해 하다가 문득 놀란다


나도

어쩜

그리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앞으로 나도 누군가에 틀과 고정관념을 씌우기보다 열린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도록 예단하지 않도록 더 노력해보련다.

국악소녀 송소희의 말하는대로를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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