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과외 인생

과외 하러 가기 싫은 날

있습니다.

by 사각사각

저는 성실하고 근면한 자입니다. 하하. 눈이 오나(폭설오면 취소)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과외를 빼 먹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왜냐면 몇 달 전 '과외로 먹고 살만 한가?'에서도 밝혔다시피 과외의 수입이란 참으로 안정적이지 않아요. 공휴일, 시험기간. 학생의 개인 사정 등등으로 취소되면 횟수로 계산을 하기 때문에 수입이 계속 뒤로 밀리게 됩니다.


그래서 왠만해서는 제 편에서 과외를 건너뛰는 일 같은 건 없죠. 공휴일에도 굳이 신나게 과외하러 가기도 합니다. 이젠 한계를 느껴서 그만뒀지만 주7일을 하기도 했어요. 오죽이나 약속이 없어서 그랬을까요? 문득 이 대목에서 서글퍼지네요.


오늘도 3.1절 공휴일인데 수업 하나가 취소되지 않았어요. 저는 길고양이 회(색) 으르신의 식사를 수발해 드리고 집에 와서 방바닥에 보일러를 올리고 졸기 시작했습니다. 저녁 때 과외가 하나 있는 데 문득 살짝 제치고 싶어지네요. 학생의 어머니에게 문자를 조심스레 보내 봅니다.


'오늘 ㅇㅇ이 수업 해도 괜찮으신가요?(전 안하셔도 괜찮은데요)


어머님, 답이 없으시네요. 학생에게 살포시 카톡을 보내도 무응답. 혹시나 공휴일이라 수업을 하는지 예상을 못하고 있나 하여 냅다 전화를 걸어봅니다. 학생이 자다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네요.


'오늘 수업해도 될까?" 하하호호. 괜스레 호탕하게 웃어 봤죠.

"뭐, 해도 돼죠." 학생이 남 얘기 하듯 심드렁하게 대답하네요. 근데 딱히 안 할 생각은 없어보입니다.

(왜, 왜? 공휴일인데 쉬는 게 어때? 내일 개학인데 쉬고 싶지 않아? 어째 그리 눈치가 없니.)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결국은 과외를 하러 왔다는 시시껄렁한 스토리입니다. 오늘만 세 번째 글을 올리네요. 많이 심심했나봅니다. 과외라도 하러 오길 참 잘했어요. 학생이 꾸벅꾸벅 졸면서도 열심히 문제를 풉니다. 기특한지고.


간식까지 준비해 주시는 이 센스가 참 좋습니다. 훈제 삼겹살을 잔뜩 먹고 왔지만, 참을 수 없는 꾸이맨을 오독오독 씹으며 즐겁게 수업을 해요.


글을 두번을 올리든 세번을 올리든, 많이 외로운가 보다 하고 넘어가 주세요. 하고 싶은 말을 글로 다 풀어내는 자이니까요. 오늘 인간을 별로 대하지 않아서 몇 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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