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어떤 모임에 참석하고 있었다. 거의 다섯 시간 가까이 대화하고 밥 먹고 차 마시고 했다. 한 분이 나의 첫인상에 대해 평을 하기 시작했다. 본인이 계속 보고 있었는 데 내가 그 시간 내내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바른 자세로 앉아 있었다고 하며 감탄을 했다. 이건 칭찬인가 욕인가 헷갈리는 발언이었지만.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음, 사실 그 분이 좁은 자리에서 옆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게 살짝 불편했다. 그 분도 눈치가 보이고 의식을 했는 지 가끔씩 다리를 내렸다 올렸다 하고.
그렇다고 항상 바른 자세로만 앉아 있는 건 아니다. 집에 있을 때는 누워 있을 때가 많다. 다만 밖에 나와 있을 때의 자세는 바른 편인 것 같다. 수업 중에 학생들이 어깨나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있으면 바로 펴라고 지적을 한다. 보기에도 안 좋을 뿐더러 자세가 굳어버릴까 걱정이어서. 특히 공부 하기 싫어하는학생들이 자세도 바르지 않다.
또 다른 한 분은 동갑이라고 바로 말을 놓자고 제안했다. "저는 처음 만나는 분께 말을 놓지 못해요. 친한 분들에게도 습관이 되어서 늘 쌤이라고 부르고 존대말을 하는 게 편해요." 라고 설명을 했다. 물론 절친한 샘들과 시종일관 존대말만 하지는 않고 대화하다 보면 반말 비슷하게 섞는다. 하지만 십년을 넘게 알고 지내도 기본적으로늘 존대를 하는 편이다.
식사를 할 때 특히 조신하게 먹는다. 집에서야 배가 고프면 입을 크게 벌리고 와구와구 쓸어 넣기도 하지만 누구와 함께 먹을 때는 늘 조심한다. 그래서 주변인들에게 내숭을 떠네 하는 소리를 종종 들었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억울한 마음이 든다. 사회 생활을 하는 인간이 개인 시간과 단체 생활에서의 태도가 다른 게 당연한 게 아닌가. 어떻게 집에서 하는 것처럼 마음대로만 행동할 수 있나.
그리고 또 하나 약속시간을 잘 지키는 편이다. 그렇다고 살면서 단 한번도 늦은 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늦지 않는다. 하, 이 대목에서 예전에 꼭두새벽에 등교지도라고 해서 밖에 서서 추위에 벌벌 떨며 지각지도 하던 추억이 떠오르네.
하지만 스스로가 그다지 전형적인 교사상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공, 사립학교의 정교사라면 우리나라에서는 공무원에 속한다. 왠지 공무원 상이라기에는 사고가 훨씬 유연하고 자유분방함을 지향하는 편이다. 학교에서 근무할 때는 무언가 틀에 박혀 있거나 변하지 않는 고정관념을 힘들어했다. 늘 다른 샘들만큼 규칙에 엄격하지 못하고 동떨어지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또 어떤 영역에서는 상당히 보수적인 부분도 있으니 극단을 오가는 것 같다. 한 마디로 제멋대로.
공무원은 아니라도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인생의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그러니 직업병처럼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교사의 태도를 가지게 된 것일수도 있다. 어쨌거나 교사로 살게 된 건 성향에도 잘 맞고 참 감사한 일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