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잘 맞아 종종 함께 여행도 다니고 서울투어도 함께 하는 선생님들이 있다. 나는 나돌아다니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누가 어디를 가자고 하면 시간과 비용이 허락되는 한 무조건 '예스'다.
하지만 내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가깝고도 먼 두 나라가 있으니 바로 일본과 중국이다.
주된 이유는 두 나라 모두 나에게 별로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점과 영어를 사용한 소통이 어렵다는 점이다.
그러나 나는 한가한 여름방학에 놀러가자는 제안에 두말없이(원래 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성격?대출은?)바로 응하였다. 장소는 실크로드의 시작점인 서안, 진시황의 무덤과 수만(수천?)개의 병마용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그러나 다른 패키지 여행이 그렇듯 여기 저기 많이 다녔으나 딱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없다.(앞으로 패키지 여행은 보류해야겠다)
서안은 사막지역에 있어서 날씨가 상당히 더웠다. 가장 유명한 곳은 진시황릉과 병마용(사실 이곳 말고는 딱히 볼만한 것도 없다)이다.
진시황릉은 아직도 수은 때문에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고 카메라를 넣어서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만든 모형만 있었다.
거의 하나의 마을 만한 크기이고 시중을 들던 시녀들도 수은을 먹여 함께 매장했다고 한다.(나쁜놈 일세). 그리고 천년동안 커지지 않는 불이 있다고 한다.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이 무덤을 지키도록 만들었다는 수천개의 병마용들이 서 있는 곳이다. 수천개가 각각 얼굴이나 머리모양들이 다 다르다고 한다. 실제로 보니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표정이 생생하여 상당히 신비로왔다. 우연히 발견되었다는 발굴현장은 규모가 엄청나게 크다.
그 옛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동원하여 이런 무덤과 그곳을 지키는 병마용들을 만들었을까? 실제 이 무덤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곳에 관계되었던 사람들은 모두 살해되었다고 한다.
진시황...얼마나 현세의 삶에 만족했으면 불로장생하려고 했을까? 그러나 유한한 삶의 길이를 깨닫고 자기의 무덤을 만드는 것보다 어렵고 힘든 백성들의 삶을 돌보았다면 더 의미있는 삶으로 기록되지 않았을까? 죽음 이후의 삶에 무에 그리 연연하여 자신이 환생하여 살 곳으로 그리 화려한 무덤을 만들었는지? 겸허하게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지나친 삶에 대한 집착이 왠지 쓸씁하다.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했던만. 삶이 소중한 것처럼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도 순리대로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는 것이므로. 그러므로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른 이의 죽음 앞에서 다시 고백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