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야기 23] 팀을 옮겨주시오

때려치워야 하나

by 사각사각

S는 사람의 성향에 관해 연구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MBTI를 찾아보고 하는 건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해보고 싶어서이다. 살다 보면 생각이 너무 다르고 아무리 화합해보고자 해도 쉽지 않은 사람이 있다. S에게는 o장이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

o장은 S와 MBTI 상으로 상극이 나온 자로 말을 꺼낼 때마다 서로 기분이 상하게 되는 때가 가끔 있었다. 그냥 싫다. 이유는 없는 거다. 예전에 한 심리학과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사람 사이에는 chemistry가 있다. 안 맞는 사람과는 가능한 한 마주치지 않는 게 정답이다.”


S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전적으로 동감했다. 왜냐면 살다 보면 이유 없이 싫은 사람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그 사람과는 사소한 일로도 의견이 맞지 않고 부딪치게 될 수밖에 없으므로 서로 슬슬 피하게 된다.


조심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치면 전쟁이 일어난다. 그러니 사람들은 끼리끼리 장단이 잘 맞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무리를 짓는 것이다.


서론이 길었는데 그래서 S는 oo장에게 문자를 보냈다.


’ 저는 팀을 좀 바꿔주셨으면 합니다. o장과 저는 맞지 않는 성향이어서 함께 일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oo장은 득달같이 전화 통화를 하며 노발대발했다. 하지만 이미 몇 달 전에 본인이 먼저 팀을 바꾸는 게 어떠냐는 이야기를 꺼내서 회식 자리에서 S가 두 번도 생각하지 않고 그러고 싶다고 했다. 이 웃지 못할 사건으로 오히려 이 둘의 관계를 악화시켜놓았다.


‘그건 그렇고 참, 괜찮은 제안이었는데.‘


다른 팀의 o장은 S는 멀리서 봐도 왠지 잘 맞을 것 같은 스타일이었다. 영어과 특유의 아메리칸 스타일의 시원시원한 의사소통 방식이 있다. Yes, No가 분명하다.


현 o장은 무언가 의뭉스럽고 본인이 불리하다 싶으면 누가 봐도 티가 나는 같잖은 거짓말을 하는 스타일이다.


서로 불만이 있으면 바로 꺼내놓고 대화로 잘 타협하면 되는 데 마음속에 깊이 분노를 쌓아놓는 사람이라 상대하기가 힘든다. S는 부지불식간에 ㅇ장에게 이미 손절 당한 것 같았다. 어색한 미소와 겉으로만 상냥한 척 하면서 더 부담스러운 관계가 됐다.

현재의 o장을 곰곰이 파악해 보자면 가족관계상 무남독녀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oo장의 사랑 내지는 총애(?)를 독차지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oo장이 S에게 지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자 S를 험담하여 몰아내고 싶어진 것 같다.


동성끼리 이 무슨 개소린가 싶겠지만 S는 그런 느낌을 여러 번 받았다. 함께 있을 때 o장이 자기에게 온전히 관심을 끌어놓고자 이상한 웃기지도 않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애쓰는 모습을.


'아, 너 다 가져라. 난 남자를 좋아한다.'


oo장과 S는 그냥 처음 봤을 때 궁합이 어느 정도 맞는 사이였다. 가끔 무식한 발언에 기분이 나빠져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잊히고 사적으로 만나면 웃고 떠들며 잘 지낼 수 있으리라 예상되는 사람.

o장의 최근의 행태는 참으로 기가 막혔다. ‘S가 공적인 자기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라고 이간질을 하고 싶었나 보다. 전화를 한 두 번 못 받은 경우가 있었는데 그 이후에는 신호가 두어 번 간 후 뚝 끊어버리거나 심지어 실수였는지(나 참!) 전화를 받았는데 끊어버렸다.


무슨 경우인가? 누가 봐도 뻔히 알 수 있는 의도적인 행동이지 않나?


목요일에는 oo본부에 교육을 받으러 가야 했다. 운전하고 있었고 어쩌다가 고속도로를 탔는데 o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지 못했다. S는 늘 oo본부에 갈 때마다 이들이 그녀의 참석 여부를 묻는 확인 문자를 보내는 걸 알고 있다.


대부분 ’도착하시면 문자로 연락해주세요. 라고 남긴다. ‘그런데 굳이 전화를 해서 또 받지 않는 자로 만드는 것이다. 상황은 유치찬란하지만 S는 심증이 점점 굳어졌다.


사무실에 가서 oo장과 이 모든 소소한 어려움에 관해서 이야기한 후 o장과도 화해를 시도했으나 o장은 S가 회사를 나가든지 자기가 그만두든지 둘 중 하나를 하겠다고 했다. 기가 찬다.


이 노무 거지 같은 잡음이 끊이지 않는 회사라니. 일만 하기도 벅찬데 조용히 팀을 옮겨주면 될 것을.

”왜 내가 o장님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죠? “


S는 악어의 눈물을 쏟는 O장을 쏘아보며 이성을 되찾고 냉랭하게 한 마디를 남기고 홀연히 사무실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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